영화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
오는 12월 6일 개봉
영화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 /사진=조준원 기자
최근 극장가에서 마음을 울릴만한 따스한 이야기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피가 낭자한 액션과 현실과 포개진 범죄 사이에서 육상효 감독의 '3일의 휴가'는 그중에서 보편적이고 평범한 모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누군가의 딸이자 지금은 누군가의 엄마"라는 배우 김해숙의 말처럼 부모 자식 간의 서사를 통해 마음에 위로를 전달할 예정이다. '3일의 휴가'는 12월의 차가운 날씨를 포근함으로 뒤바꿀 수 있을까.

13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의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감독 육상효,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참석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
육상효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육상효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연출을 맡은 육상효 감독은 '나의 특별한 형제'(2019)로 유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3일의 휴가' 시나리오는 영화 '7번방의 선물', '82년생 김지영' 등의 히트작으로 주목받은 유영아 작가의 작품이다. 육상효 감독은 시나리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다. 처음에는 너무 많이 울어서 한 번에 못 읽었다. 아내에게 이 시나리오를 보고 많이 울었다는 말을 건네며, 이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비혈연 관계인 형제의 이야기, '3일의 휴가'는 모녀인 혈연관계를 다루고 있다. 두 작품의 차별점에 관해 묻자 "혈연관계라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서로 사랑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너무나 가까워서 엇나가는 것들이 많고 그런 것이 상처가 되는 것 같다.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하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모녀 관계로 열연하는 김해숙, 신민아의 캐스팅에 관해 육상효 감독은 "김해숙 선배 역은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 아닌 역도 많이 하셨지 않나. 소매치기, 도둑 역도 하셨다(웃음) 보편적이지 않은 엄마를 연기할 것 같았다. 신민아 배우는 목소리가 메마른 듯하면서 감성적인 부분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해숙.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김해숙.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김해숙은 죽은 지 3년이 되던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휴가를 받고 지상으로 내려온 엄마 복자 역을 맡았다.

'3일의 휴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해숙은 "많은 영화를 해봤지만, 하늘에서 3일간 휴가를 가지고 내려온 엄마는 처음이었다. 처음에 떠올렸던 것은 하늘나라에 계신 나의 어머니였다. 혹시라도 나의 어머니에게도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내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나리오 읽으면서 동화되었기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대체 불가 배우라는 수식어를 지닌 김해숙은 드라마 '악귀'에서는 욕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힘쎈여자 강남순'에서는 통쾌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해숙은 '3일의 휴가'에서 복자 역을 맡으며 "새로운 역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한테나 있지 않나. 제일 행복하고 편안한 것은 역시 엄마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자 지금은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있지 않나. 부모는 그냥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극장가에서 따스한 감성을 지닌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3일의 휴가'는 가장 보편적이지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다룬 만큼 관전 포인트에 대해 "언제부턴가 가족들이 함께 본 작품들이 사라진 것 같다. 12월이지 않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보내야 할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마주해야 할 달인 것 같다. 항상 옆에 있고 소중했기에 잃어버린 것들. 바쁘게 살아온 1년간의 삶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손잡고 같이 힐링의 타임을 가지면 좋겠다. 뭐가 소중한지 깨닫는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신민아.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민아.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민아는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 역을 연기한다.

'3일의 휴가'를 선택한 매력 포인트에 대해 신민아는 "엄마와 딸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솔직하지만, 판타지적으로 풀어서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이후에 후회하기도 하고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는 영화 같기도 하다. 진주라는 캐릭터에 많이 공감됐다. 가장 잘 아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답했다.

모녀의 담백하고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만큼 평상시 딸로서는 어떠냐는 질문에 신민아는 "(엄마에게) 잘하려고 노력한다. 엄마와는 친구처럼 잘 지내는 편이다. 예전에는 엄마니까 딸로서 투정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는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생기더라. 그 이후부터 엄마를 편하게 생각하게 됐다. 무슨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잘한다기보다는 서로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녀 관계에 대해 신민아는 "엄마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관계가 나의 감정 표현을 가장 솔직하게 하는 것 같다. 가족을 대할 때, 너무 솔직하게 대해서 마음 한편으로는 미안하지만 가장 기대는 것이 엄마이기도 하다. 모녀의 관계를 지금은 정의할 수는 없지만, 항상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기댈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배우 강기영.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강기영.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강기영은 복자의 특별한 휴가를 돕는 가이드 역으로 유쾌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따스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였기에 '3일의 휴가'를 선택했다는 강기영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모든 세대가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3일의 휴가'로서 가족들과 소통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들었던 것 같다. 참여하면서 가족을 되새기는 기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복자를 이끄는 역할인 신입 가이드로써 강기영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중점을 둔 포인트를 언급했다. 강기영은 "원래 제목은 '휴가'였다. 시나리오를 회사를 통해 전달 들었는데, 저승사자 역이라고 하더라. 막상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저승과 이승의 전혀 이질감이 없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주신 디렉션 자체도 여행사 신입 직원처럼 생각하라고 하셨다. 소통이 잘 안되는 어르신을 데리고 투어를 다니는 신입 가이드로 생각했다. 현장에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답했다.

최근 극장가에서 따스한 감성을 지닌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3일의 휴가'가 다루고 있는 가슴 따듯해지는 모녀 서사에 대해 강기영은 "12월은 구세군의 종소리와 캐럴이 들릴만한 시즌인데, 많은 분이 오셔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 좋을 것 같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언급했다.
배우 황보라.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황보라.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황보라는 진주의 단짝 친구 ‘미진’ 역으로 미국 교수직을 내려놓고 돌연 시골집으로 돌아온 진주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 곁을 지켜주는 인물로 등장한다.

'3일의 휴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황보라는 "그간 수많은 친구 역할을 해봤다. 친구 전문 배우다(웃음) '3일의 휴가'는 보는 내내 많이 울었다. 사랑 이야기 중에 천륜을 다룬 소재를 가장 좋아한다. 훌륭한 배우와 스태프가 있어서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던 작품이었다"라고 작품을 함께 한 이유를 언급했다.

드라마 '아랑사또전'(2012)에 이어 11년 만에 다시 만난 신민아에 대해 "이렇게 안 친해질 수 있나. 원래 대부분 친해진다. 다음번에 만나면, 더 친해질 수 있다"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신민아는 "낯가림이 좀 심한 편이다. 친밀감이 있었다. 10년 전에 같이 한 '아랑사또전'에서도 긴말은 안 하지만 편안함이 있었다. 친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3일의 휴가'는 12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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