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거짓 기자회견' 박유천과 달라야 한다 [TEN스타필드]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대중의 니즈는 무엇인지,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저는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습니다."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지 이틀 만에 전한 첫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지드래곤을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는 지드래곤이 피의자로 공식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뜻일 뿐 혐의가 인정된 것은 아니다. 지드래곤이 나서 혐의를 부정한 만큼, 무분별한 비판보다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드래곤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의 김수현 변호사는 27일 "최근 언론에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뉴스에 대해 아래와 같이 권지용 씨의 입장을 전달해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선 저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며 "최근에 언론에 공개된 '마약류 관리 법률 위반'에 관한 뉴스 보도 내용과도 무관함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배우 이선균의 마약 스캔들이 시작이었다. 이후 경찰이 지드래곤에 대한 마약 혐의를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자, 모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그에게로 향했다. 올해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을 기대하던 팬들은 큰 충격과 실망감에 휩싸여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앞서 2011년 지드래곤은 일본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전적이 있다. 이 탓에 대중은 지드래곤의 마약 혐의 입건에 대해 쉽게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본인이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 부인에 나선 만큼 지드래곤을 향한 범죄자 낙인은 경계해야 한다.
지드래곤, '거짓 기자회견' 박유천과 달라야 한다 [TEN스타필드]
마약 혐의를 받은 연예인이 선제적으로 대중에게 '혐의 부인'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동방신기와 JYJ 출신의 박유천을 예로 들 수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의 전 남자친구였던 그는 황하나가 마약 혐의로 체포되자 동반 투약 혐의를 받았다. 2019년 4월 박유천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 앞에서 직접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모든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그는 구속됐다. 박유천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국내 방송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박유천 마약 사건' 예시는 지드래곤의 주장이 거짓일 때를 가정한 상황이다. 지드래곤의 주장이 진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심은 지드래곤에게 마약을 제공했다 알려진 의사 A씨다. A씨가 지드래곤에게 준 마약의 종류, 투약 횟수와 더불어 사용 목적, 지드래곤의 정신-신체 질병 등에 따라 범죄 인정 여부가 갈린다. 특히, 치료 목적이었다면 지드래곤의 혐의 부인도 일리 있는 주장이 된다.

지드래곤이 억울한 누명을 썼을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약 범죄는 가담자의 증언으로부터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지드래곤의 혐의 인지는 이선균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아 구속조사를 받고 있는 강남 유흥업소의 실장 B씨의 입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이른바 '던지기'에서 수사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던지기'란 마약사범이 선처받으려는 목적으로 죄 없는 이들을 수사기관에 허위 신고하는 수법이다.

물론, 경찰이 지드래곤을 입건한 배경에는 의사 A씨의 제공 정황, B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높고, 객관적 근거가 있었겠지만, 조사 결과 혐의 인정 여부가 나오기 전부터 덮어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는 없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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