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언년이 역 이호정 인터뷰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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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모델로 데뷔한 이호정이 어느덧 배우로서 10년 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언년이'라는 이름은 2010년 최고 시청률 34%를 기록한 드라마 '추노'를 통해 너도나도 부르게 돼 화제를 모았다. 그런 언년이는 13년이 지나 이호정이 연기한 캐릭터 이름이 됐다. 이름은 같지만, 성격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이호정의 바람은 남달랐다.

이호정은 '추노' 속 언년이를 뛰어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유명해서 뛰어넘는다는 게 쉽지 않지만, 제 바람으로는 뛰어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넘을 수 있을까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호정은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가 자신에게 기름을 부어준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운 좋게 좋은 캐릭터와 작품 그리고 좋은 감독, 작가, 배우들, 스태프들을 만나 시너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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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2일 공개된 '도적: 칼의 소리'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盜賊)이 아닌 '칼의 소리'를 뜻하는 도적(刀嚁)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호정은 언년이를 연기했다. 언년이는 이윤(김남길 역)을 죽이라는 의뢰받고 간도로 향하는 총잡이다. 언년이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누구든지 죽인다.

이호정은 "공개 첫날에 9부까지 다 봤다. 어떻게 나올지 예상이 안 됐던 부분이 있어서 궁금했던 순간이 많았다. 시청자 입장으로서 '도적: 칼의 소리'는 재밌게 나왔다. 공개되기 전에 4부까지 보고 난 뒤 전체 공개되는 날 5부부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호정은 "오디션을 2차까지 봤다. 2차 오디션에서 저는 1부부터 8부까지 언년이 대사를 다 외워서 갔다. 대본을 보면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그려지지 않나. 언년이는 정말 짱돌 같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친구라고 느껴졌다. 제가 생각한 언년이의 느낌을 말씀드리고 표현해봤다. 물론 오디션 때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제가 그린 언년이의 모습을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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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은 360억 원의 제작비가 든 대작 '도적: 칼의 소리'를 위해 1년 6개월 동안 액션 스쿨에서 훈련받았다고 했다. 그는 "액션이 중요한 작품이기도 했고, 제가 연기한 언년이가 액션을 잘했어야 하는 캐릭터였다. 훈련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 촬영 현장을 가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계속 수정하면서 열심히 했다. 저는 액션과 관련해 아무것도 없어서 촬영 전 6개월 정도 기초 훈련을 했다. 본격적으로 합을 맞추고 다듬은 건 1년에 포함이 돼 있다"라고 했다.

사실 이호정은 예전부터 액션을 하고 싶어 했고 원했던 장르였다고. 그는 "저는 복싱이랑 킥복싱을 오래 했다. 액션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언년이의 액션이 이윤과 동등해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했다. '열심히 해야 해'라는 마인드가 생기긴 했다. 김남길 선배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남길 선배님과 현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특히 액션 연기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제가 큰 역할을 맡지 않았나. 저를 아시는 분들도 많이 없으시니, 어떻게 할지 현장에서도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배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제가 생각하고 그리는 언년이가 있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언년이도 있다. 찾아가는 과정이 헷갈리더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배님과 상의도 해보고 논의도 많이 했다. 이렇게 스케일이 큰 액션 현장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놀란 부분이 많았다. 어떻게 촬영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저는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합을 맞춰놨는데, 현장에서 감도 안 오더라. 우왕좌왕할 뻔했는데 선배님이 베테랑이시지 않나. 선배님이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시고 이끌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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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남길은 "'도적: 칼의 소리' 주인공은 김남길이 아니라 이호정이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했다"라고 말하기도. 이호정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년이 캐릭터가 시대극에서 못 봤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 액션도, 성격도 서사도 그렇고 모든 인물과 설킨 친구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쑥스러워했다.

김남길은 이호정과 소주 한잔을 하면서 이야기했다고. 이에 대해 이호정은 "남길 선배님과 소주 한 잔이 아니라 맨정신에 이야기 한 거 같은데, 촬영이 거의 다 끝났을 때쯤에 식사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남길 선배님 촬영이 거의 다 끝났었다. 앞으로 저에 대한 장래, 배우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배우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길게 이야기한 건 아니고, 2시간 정도 이야기했다. 저한테 뼈와 살이 되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경청했었다. 아무래도 현욱 선배님과 남길 선배님은 조금 더 편한 사이라서 농담도 많이 한 것 같다. 저는 주로 많이 들었다. 작품 선택을 할 때 '너한테 어떠한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 '잘해 나갔으면 좋겠다' 등과 같이 걱정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해준 말들이 많았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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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은 "김남길 선배님의 이름 자체가 크게 다가왔다. '도적: 칼의 소리' 촬영을 좀 오래 해야 했고, 계속 마주치는 인물인데 제가 불편하게 다가가면 선배님도 싫어하실 거 같기도 했다. 선배님이랑 편하게 잘 지내고 싶어서 일부러 생각나는 주접 멘트를 했다. 스스럼없이, 일부러 더 그랬다. 선배님과 많이 편해져야 촬영이 조금 더 수월해질 것 같았다. 선배님도 워낙 장난기도 많으시고 활발하신 분이라서 받아주셨다"라고 했다.

이호정에게 '도적: 칼의 소리'는 어떤 작품이 될까. 그는 "저에게 기름을 부어준, 연료를 채워준 작품인 것 같다. 운 좋게도 좋은 작품, 캐릭터,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들, 배우들을 만나 시너지를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게 연료 같은 작품이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에 '도적: 칼의 소리'를 볼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마다 사연들이 흥미로워서 시청자 입장으로서 재밌었다. 각 캐릭터 스토리마다 짜임새 있게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보다 보면 집중하다 보면 얽히고설키고 그들의 감정이 생각이 잘 표현된 느낌이 든다. 중간중간 액션도 많이 있으니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호정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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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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