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란' 연규 役 홍사빈 인터뷰
'화란' 10월11일 개봉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작
'화란' 10월11일 개봉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작
배우 홍사빈(26)은 절실했다. 사실 배우에 대한 꿈은 구체적이지 않았다. 마음 속에 있는 단1%의 가능성이었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홍사빈은 주변 친구들의 기에 눌려 열등감을 느꼈지만, 결국 그 열등감은 열정의 씨앗이 됐다.
홍사빈은 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갈색 재킷에 멋스러운 워커를 신은 홍사빈은 차분하게 영화와 자신에 대한이야기를 전했다.
홍사빈은 "사실 배우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학교(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을 때는 연기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열등감 때문에 연기에 더 몰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열등감 때문이었어요. 주변 친구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데 저는 한 마디도 못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영화 스태프 일을 시작했어요. 조감독도 하고 무대 연출부도 하고. 그러면서 연기로 입 떼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의 연기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와서 방구석에서 혼자 연습했어요."
학교 수업이 있었지만, 연극 중심으로 이뤄졌고 여러 면에서 홍사빈이 따라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기를 곁에 뒀고,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졌다. 그러다 우연히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들었던 칭찬이 홍사빈을 달리게 했다. "'사빈아, 너 되게 자연스럽다'는 말을 들었어요. 첫 칭찬이었고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 좋게 본 연기를 제가 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안 쉬고 연기를 계속 했습니다. 22살부터 지금까지 80편 정도의 단편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한번 세어봤는데, 지금까지 2000개의 오디션에 응시했더라고요. 물론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요."
홍사빈은 자신의 오디션 열정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홍대에서 조감독 일을 하고 있었는데 5시 30분에 끝나고 강남에서 오디션이 6시에 있었다. 그런데 오디션에 너무 가고 싶어서 퀵서비스에 전화해서 '나를 퀵배달 해달라'고 요청드렸다"며 웃었다.
"조감독이나 오디션이나 저에게는 둘 다 중요한 약속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방법까지 생각했죠. 꼭 보고 싶었던 오디션이었어요. 그렇게 연기에 절실했고, 그 땐 정말 열심히 했어요."
홍사빈은 절실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통해 '화란'에 캐스팅됐다. 대선배 배우 송중기보다 우선되는 롤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두렵기도 했다는 그는 '화란' 현장의 송중기, 김종수, 정만식 선배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홍사빈은 "저같은 신인에게 그렇게 많은 테이크를 주시고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 주신 그 현장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화란'은 누구나 비슷비슷하게 산다는 화란(네덜란드)로 떠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사빈은 '화란'에서 의붓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며 희망 없는 삶을 살아가는 고등학생 연규 역을 다채로운 얼굴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홍사빈은 연규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크게 표현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어요. 엄청 화를 낸다거나, 울어버린다거나 하는 직설적인 표현을 했을 때 관객들에게 여지가 좁아져 캐릭터가 단순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보여야 한다는 게 감독님과 저의 생각이었어요. 답답할지언정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화란'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 가게 될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은 일이었다. "칸에 간다는 건 상상도 생각도 안 해봤다. 그런 생각은 굉장히 오만하고 해선 안 되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는 홍사빈이다.
"전날 촬영이 있어서 늦게 일어난 날이었어요. 새벽에 사나이 픽쳐스 한재덕 대표님 전화가 와 있었는데 뭔가 잘못됐나 싶었죠. 상상도 못한 칸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20분을 울었습니다."
칸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더니 고개를 저었다. 홍사빈은 "칸에서 기억은 완벽하게 삭제됐다. 멘탈이 박살 난 상태라고 봐도 될 정도"라며 웃었다.
"칸에 갔는데 어디서 사진을 찍는지도 모르겠고, 손을 들어달라는 건지 치워달라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칸에 갔다는 사실이 중요했던 것으로 기억을 붙잡는 수 밖에요. 조금 아쉽긴 합니다. 칸에는 또 한번 가고 싶어요. 그 때는 재미있게 즐겨보고 싶습니다."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홍사빈은 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갈색 재킷에 멋스러운 워커를 신은 홍사빈은 차분하게 영화와 자신에 대한이야기를 전했다.
홍사빈은 "사실 배우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학교(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을 때는 연기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열등감 때문에 연기에 더 몰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열등감 때문이었어요. 주변 친구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데 저는 한 마디도 못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영화 스태프 일을 시작했어요. 조감독도 하고 무대 연출부도 하고. 그러면서 연기로 입 떼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의 연기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와서 방구석에서 혼자 연습했어요."
학교 수업이 있었지만, 연극 중심으로 이뤄졌고 여러 면에서 홍사빈이 따라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기를 곁에 뒀고,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졌다. 그러다 우연히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들었던 칭찬이 홍사빈을 달리게 했다. "'사빈아, 너 되게 자연스럽다'는 말을 들었어요. 첫 칭찬이었고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 좋게 본 연기를 제가 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안 쉬고 연기를 계속 했습니다. 22살부터 지금까지 80편 정도의 단편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한번 세어봤는데, 지금까지 2000개의 오디션에 응시했더라고요. 물론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요."
홍사빈은 자신의 오디션 열정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홍대에서 조감독 일을 하고 있었는데 5시 30분에 끝나고 강남에서 오디션이 6시에 있었다. 그런데 오디션에 너무 가고 싶어서 퀵서비스에 전화해서 '나를 퀵배달 해달라'고 요청드렸다"며 웃었다.
"조감독이나 오디션이나 저에게는 둘 다 중요한 약속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방법까지 생각했죠. 꼭 보고 싶었던 오디션이었어요. 그렇게 연기에 절실했고, 그 땐 정말 열심히 했어요."
홍사빈은 절실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통해 '화란'에 캐스팅됐다. 대선배 배우 송중기보다 우선되는 롤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두렵기도 했다는 그는 '화란' 현장의 송중기, 김종수, 정만식 선배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홍사빈은 "저같은 신인에게 그렇게 많은 테이크를 주시고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 주신 그 현장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화란'은 누구나 비슷비슷하게 산다는 화란(네덜란드)로 떠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사빈은 '화란'에서 의붓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며 희망 없는 삶을 살아가는 고등학생 연규 역을 다채로운 얼굴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홍사빈은 연규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크게 표현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어요. 엄청 화를 낸다거나, 울어버린다거나 하는 직설적인 표현을 했을 때 관객들에게 여지가 좁아져 캐릭터가 단순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보여야 한다는 게 감독님과 저의 생각이었어요. 답답할지언정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화란'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 가게 될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은 일이었다. "칸에 간다는 건 상상도 생각도 안 해봤다. 그런 생각은 굉장히 오만하고 해선 안 되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는 홍사빈이다.
"전날 촬영이 있어서 늦게 일어난 날이었어요. 새벽에 사나이 픽쳐스 한재덕 대표님 전화가 와 있었는데 뭔가 잘못됐나 싶었죠. 상상도 못한 칸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20분을 울었습니다."
칸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더니 고개를 저었다. 홍사빈은 "칸에서 기억은 완벽하게 삭제됐다. 멘탈이 박살 난 상태라고 봐도 될 정도"라며 웃었다.
"칸에 갔는데 어디서 사진을 찍는지도 모르겠고, 손을 들어달라는 건지 치워달라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칸에 갔다는 사실이 중요했던 것으로 기억을 붙잡는 수 밖에요. 조금 아쉽긴 합니다. 칸에는 또 한번 가고 싶어요. 그 때는 재미있게 즐겨보고 싶습니다."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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