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완결
용두용미, 과연 시즌2는?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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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넷플릭스에 뒤처졌던 디즈니+가 '무빙'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500억 원대 제작비가 아깝지 않은 이야기였다. 이에 디즈니 미국 본사에서도 '무빙'의 성적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최근 20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OTT를 통해 공개되는 시리즈일 경우 대개 6편, 9편, 12편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무빙'은 강풀 작가의 "인물이 사건을 만나 결말로 가는 거다. 사건은 누구나 다 쓸 수 있기에 인물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라는 뜻에 따라 20부작으로 이루어졌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 가족애를 바탕으로 한 '무빙'.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주변의 소중한 사람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강풀 작가는 자신의 웹툰인 '타이밍', '무빙', '브릿지'까지 방대한 세계관을 20편으로 압축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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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의 장르는 여러 가지다.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 소개된 것만 해도 10개다. '무빙' 안에는 액션, 스릴러, 누아르, 슈퍼 히어로, 첩보, 로맨스, 휴먼, 초능력, 고어, 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다. 강풀 작가가 처음으로 직접 대본에 참여해서일까. 처음이라 부족할 수 있지만, 각 인물의 서사가 이야기를 집중하게 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김소연 대표는 "'무빙'은 공개 첫 주부터 국내외에서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본사에서도 '무빙'의 성적을 알고 있다. 밥 아이거 CEO가 축하의 메시지도 보내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빙'의 인기는 스토리의 힘인 것 같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우리나라 작품 중에서 보기 힘들었던 잘 짜인 스토리가 잘 발휘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20부작 그리고 슈퍼 히어로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일단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된다. 한국에서 마블 작품이 아닌 이상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슈퍼 히어로와 긴 호흡의 드라마가 만났다. 시청자들의 고개를 절레절레 짓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건 사실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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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공개 전부터 많은 이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디즈니+는 '무빙'을 1화부터 7화까지 한 번에 공개한 뒤 주 2회 에피소드, 마지막 주에는 3회 에피소드를 오픈했다. 이 같은 공개 방법도 디즈니+의 전략이었다. 디즈니+의 전략은 먹혔다. 그동안 넷플릭스의 전체 공개에 익숙했던 글로벌 시청자들이 소위 말하는 드라마 속 장면 하나하나를 앓는, '떡밥'을 던져 다음 편을 위한 일주일을 버티게 했다. 여기에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이정하 등 출연 배우들도 SNS에 사진을 올리며 과몰입을 유발했다.

20부작을 다 시청한 시청자들이라면 자연스레 '무빙' 시즌 2를 생각하게 된다. '무빙' 16회에 등장하는 영탁 캐릭터 때문. 영탁은 타임 스토퍼라 불리는 시간 능력자다. 목소리와 손가락만 등장했지만, 시청자들은 기대감에 부풀고 있는 상황. 김영탁은 강풀 작가의 '타이밍', '어게인', '브릿지' 등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강풀 작가의 방대한 세계관 전체를 아우르는 주인공이기도. 이에 신체 능력자들이 주인공인 드라마 '무빙'과 웹툰 속 영탁이 세계관을 크로스오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다.

시즌 2를 기대하는 또 다른 인물은 바로 신혜원(심달기 역)이다. 신혜원 역시 강풀 작가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인물로 과거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서 자신을 도와준 장희수(고윤정 역)와 정원 고등학교에서 또 한 번 마주했다. 신혜원의 정체는 늙지 않는 국정원 고위 간부로 충격을 자아내기도. 이 외에도 쿠키 영상에서 실종으로 문서에 표기된 살아 돌아온 프랭크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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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내일의 일도 나는 모른다. '무빙' 20회까지 공개 이후 내 행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은 "알 수가 없다. 하면 하겠지만, 모른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소연 대표는 "강풀 작가님의 세계관이 넓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포텐셜이 크다. 검토할 때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서 검토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무빙'이 성공할 줄 알아서 그런 부분을 열어두고 논의했다. 물론 디테일하게 하지는 않았다. 시즌 2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강풀 작가님도 쉬셔야 한다. 돌아오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 2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게 있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일단 '무빙'은 20부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던 '용두용미'로 마쳤다. 시즌2의 여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 글로벌 시청자의 성원과 성적이 말해주듯 시즌2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무빙'을 본 시청자들은 20회까지 다 본 뒤 다시 1화로 돌아가 인물, 사건 등에 의미를 하나씩 부여하며 재주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기다리는 방법 뿐이다. 무빙앓이가 시작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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