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넷추리》
오정세, 김태리·홍경과 공조 케미
시청률 10%대 '악귀'서 민속학 교수로 활약
안면인식장애 고백부터 전라 노출까지 불사
지질남·자폐 스펙트럼·구단주까지 한계 없는 변신
오정세 /사진=텐아시아 DB
오정세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넷추리》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배우 오정세가 한계 없는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안면인식장애를 고백하며 아들도 못 알아봤다던 그는 전라 노출부터 지질남, 자폐 스펙트럼, 구단주 등 여러 캐릭터를 본인만의 색깔로 창조했다.

오정제는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악귀'에 출연 중이다. 한국형 미스테리 오컬트 장르라는 생소한 장르로 1년 만에 돌아왔다. 전작에서 루저 '엉클'의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민속학 교수가 됐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산영(김태리 역)와 그 악귀를 볼 줄 아는 남자 해상(오정세 역)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

오정세는 '악귀'에서 자기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쫓으며 오직 귀신에만 몰두한다. 그러던 중 김태리를 알게 됐고, 그와 함께 공조에 나선다. 오정세가 만든 캐릭터 해상은 복잡한 감정을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허망해하는 것처럼 보였다가도 무력한 것 같기도 한 모습을 표현했다. 또 눈물을 참지 못하기도 하고 어둑시니에게 잠식당하는 모습, 김태리의 도움을 받아 끝까지 악귀를 쫓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오정세 /사진=텐아시아 DB
오정세 /사진=텐아시아 DB
9.9%의 시청률로 시작한 '악귀'는 10회까지 방송됐다. 10회 시청률은 10.9%를 기록, 큰 그래프 변화 없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12부작으로 이루어진 '악귀'는 이제 2회만을 남겨둔 상태. 그는 김태리 그리고 홍경과 함께 악귀를 없앨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정세는 2013년 개봉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이름이 아닌 얼굴을 알렸다. 극 중 톱스타 이승재 역을 맡아 지질함의 극치를 보여줬기 때문. 지질하지만, 대중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기억된 건 오롯이 오정세의 힘이었다. 그는 '남자사용설명서'를 시작으로 영화 '타짜: 신의 손', '스윙키즈', '극한직업', '스위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 '사이코지만 괜찮아', '모범형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다.

2014년 예능 '해피투게더'에서 안면인식장애를 고백했던 오정세. 그는 사진 속 자기의 아들을 못 알아봤다고 털어놓기도. 오정세는 7월 25일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작품이 주는 울림, 사랑스러운 캐릭터, 해보고 싶은 캐릭터,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믿음으로 선택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오정세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바로 '남자사용설명서'라고. 그는 "주변의 걱정도 가장 컸고, 제 스스로 두려움도 컸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다"라고 했다. 지질한 톱스타부터 전라 노출, 자폐 스펙트럼, 구단주 등 다양한 직업군 및 매력을 선보인 작품들을 살펴봤다.
'남자사용설명서' (2013)┃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사진=영화 '남자사용설명서' 포스터
/사진=영화 '남자사용설명서' 포스터
'남자사용설명서'는 남자에게 인기없는 조감독 최보나(이시영 역)가 부산의 한 변두리 허름한 트럭에서 남자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동영상을 구입한 뒤 메뉴얼대로 따라하며 톱스타 이승재(오정세 역)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개봉 당시 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오정세, 이시영이 다른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자 뒤늦게 입소문을 탔다. 또한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글이 등장했다. 오정세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남자사용설명서'를 꼽았다. 이 인연으로 '남자사용설명서'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9년 만의 신작 '킬링 로맨스'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극한직업'(2019)│넷플릭스, 티빙, 왓챠
/사진=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사진=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9년 개봉해 1620만 명을 동원해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정세는 극 중 테드 창 역을 맡았다. 오정세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신하균과 함께 주고 받는 케미스트리가 배꼽을 잡게 한다.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웃긴 사람으로 오정세를 꼽기도 했다.
'동백꽃 필 무렵'(2019)│넷플릭스, 웨이브
/사진=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사진=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역)을 깨우는 황용식(강하늘 역)의 폭격형 및 생활밀착형 치정 로맨스를 그린 작품. 6.9%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23.8%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극 중 오정세는 노규태 역을 맡았다. 노규태는 잘나가는 이혼전문 변호사 자영(염혜란 역)을 아내로 둔 안경사이자 군수를 꿈꾸는 옹산의 자산가다. 그는 변호사인 아내에게 늘 무시당하고 밖에서는 땅콩 한 접시에 격노해 유치한 인물이 된다. 지질하면서도 유치한 매력을 오정세는 잘 살렸다.

특히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제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세상에는 참 많은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을 보면 세상은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하다 보면 평소에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에게 찾아오게 될 것이다. 저한테는 '동백꽃 필 무렵'이 그랬다. 여러분들도 모두 곧 반드시 여러분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뭉클한 소감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토브리그'(2019~2020)│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
/사진=드라마 '스토브리그' 포스터
/사진=드라마 '스토브리그' 포스터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오피스 드라마. 화려한 그라운드 뒤편에서 선수만큼 격렬한 전략과 노력, 눈물과 땀이 뒤섞인 일상을 사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정세는 '스토브리그'에서 구단주 권경민 역을 맡았다. 단장 백승수 역을 맡은 남궁민과 최후까지 대립했다. 오정세의 "우리는 야구를 못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야구를 '드럽게' 못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몇 년째' 야구를 드럽게 못해요" 등의 명대사를 남겼다. 오정세의 명대사는 KBO 프로야구 팬들도 많이 사용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넷플릭스, 티빙
/사진=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포스터
/사진=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포스터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현실로 인해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역)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역)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오정세는 극 중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순수 청년 문상태 역을 맡았다. 호 불호가 확실한 상태는 소음, 터치, 불결, 폭력, 거짓말을 싫어하는 반면 그림, 공룡, 고길동, 줄무늬 셔츠, 그리고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에게 열광하는 자타공인 문영 바라기다. 오정세는 문상태의 옷차림 그대로 지적 장애를 가진 한 팬과 놀이공원에서 팬미팅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안기기도.

또한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조연상을 2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백상예술대상에서 2연속 수상한 건 해당 부문 신설 이후 최초였다. 오정세는 "조연은 주연을 돕는 역할이라 도울 조(助)자를 쓴다. 그런데 반대로 조연은 주연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많은 도움을 받은 작품이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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