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4세대 여전히 활발한데 5세대 아이돌의 등장
제로베이스원, '5세대 시작' 타이틀 선점
일종의 '마케팅 작전' 비판
4세대 여전히 활발한데 5세대 아이돌의 등장
제로베이스원, '5세대 시작' 타이틀 선점
일종의 '마케팅 작전' 비판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K팝 시장에 '5세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단 그룹이 등장했다. CJ ENM의 자회사 웨이크원이 매니징하는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이야기다. 이들은 Mnet 오디션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선발된 다국적 9인조 보이그룹이다. 4세대 아이돌이라 지칭되는 그룹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가운데, 5세대의 등장은 이전 세대 교체 주기에 비하면 유난히 짧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국내 가요계에 '아이돌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며 대중음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면서부터다. 트로트, 포크음악 위주의 대중가요도 댄스 음악 위주로 재편됐고, 타깃층도 10~20대로 바뀌었다.
!['제멋대로' 아이돌 세대 구분…제베원, '5세대 타이틀' 선점도 마케팅 작전[TEN스타필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4054486.1.jpg)
1998년 데뷔한 신화, 1999년 데뷔한 god까지를 1세대 아이돌로 꼽는다. 젝스키스는 2000년 5월 해체, H.O.T는 2001년 5월 해체하면서 1세대 아이돌의 전성기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후 한참 뒤 젝스키스는 2016년 재결합, H.O.T는 2018년 MBC '무한도전'에 완전체로 나서며 활동하기도 했다.
2세대 아이돌로는 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을 꼽는다. 이들은 '한류 가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기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까지 엔터업계는 '3강구도'를 보였다. 엔터업계 대표 3사는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3세대 아이돌의 특징은 한국 가요를 해외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것이다. 이때 K팝이라는 용어도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3세대 아이돌로는 엑소,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이 있다. 멤버 수가 많고 국적도 다양해졌다는 것도 특징.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다양한 멤버와 여러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멤버를 구성해 더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Mnet 오디션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역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글로벌화를 가속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라는 세계적인 그룹도 만들어졌다. 엔터업계는 기존 '삼강'에 하이브가 더해지며 '4강구도'로 바뀌었다.

4세대가 등장한 지 이제 겨우 2~3년. 하지만 올해 갓 데뷔한 제로베이스원, 루네이트, 키스오브라이프 등이 5세대로 묶이고 있다. 이전 세대들의 아이돌 그룹들은 각 시기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5세대라 자칭하는 이들은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특징이 없다.
게다가 5세대 아이돌이라는 말은 제로베이스원이 먼저 시작하며 등장하게 됐다. '세대 구별'은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일을 후일에 누군가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묶으면서 발생한다. 5세대라 자칭하는 일이 일종의 마케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신들이 5세대라는 용어를 선점해 이 세대의 선두주자처럼 대중을 착각하게 만들려는 작전이다.
최근 신인 그룹을 내놓은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신인일 때는 대형 기획사가 아니면 주목받기 힘든데, 실질적으로는 대형 기획사가 아닌 그룹들은 4.5세대로 끼여 난감한 상황"이라며 "4세대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5세대라 자칭하는 일은 어불성설인데다 함께 5세대로 묶이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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