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캡, 틴탑 탈퇴 후 일당 5만원 막노동 중 "아이돌이 오히려 막노동"
"수면제 복용 중…아이돌, 성추행 당하기도" 폭로
건강 문제 호소하는 수많은 아이돌
'찍어내려는' K-아이돌 제작 시스템에 경종
캡, 틴탑 탈퇴 후 일당 5만원 막노동 중 "아이돌이 오히려 막노동"
"수면제 복용 중…아이돌, 성추행 당하기도" 폭로
건강 문제 호소하는 수많은 아이돌
'찍어내려는' K-아이돌 제작 시스템에 경종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아이돌의 건강 문제는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다. 그룹 틴탑 출신 캡(본명 방민수)은 아이돌을 관두고 막노동으로 돈을 벌고 있다. 앞서 K팝 문화의 어두운 면에 대해 폭로한 그에 대해 비판과 지지의 목소리가 엇갈린 가운데, 아이돌 육성 과정에 대한 그의 지적을 마냥 흘려듣기도 어렵다.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K팝 발전을 위해 바꿔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캡은 최근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을 통해 '하루 일당 7만원 받지만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는 아이돌 가수'라는 영상으로 근황을 전했다. 집 한편에 있는 약에 대해 캡은 "수면제 복용을 5년 정도 하고 있다. 아이돌로 일하며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와서 잠을 2~3일에 한 번씩 잤다. 술을 마셔도 잠을 못 잤다. 술을 줄이는 대신 수면제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울증보다 공허함이 컸다. 다른 자아를 생성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공적인 자리에서 캡이 아닌 방민수로 있어야 한다. 캡으로 박수를 받다가 집에 와서 방민수로 있으면 갭 차이가 크다. 그 사이가 메워지지 않고 공허했다. 연예계 쪽에 안 좋은 일이 많지 않나. 나도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겠다 싶더라"고 아이돌 활동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캡은 현재 예초 일로 돈을 벌고 있었다. 트렁크에는 예초 장비와 작업복으로 먼지, 흙이 가득했다. 캡은 "저는 연예인보다 이게 적성에 더 잘 맞다"며 "예초만으로는 한 달 100만원 이상은 번다. 건당으로 받는데 100평당 5만원에서, 작업하기 힘든 곳은 7만원까지 받는다. 100평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작업을 마친 캡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사소한 기술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다. 예초가 도시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필요한 부분이 많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별 기술은 아니지만 일반 막노동보다는 돈을 훨씬 많이 준다. 건설 현장만 막노동이 아니라 몸을 쓰는 직업은 거의 다 막노동 분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캡은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자신이 커리어라고 생각하는 거다. 예초하고 손님들이 리뷰를 좋게 남겨주는 게 저에겐 커리어다. 저에게는 오히려 아이돌이 막노동이었다. 커리어가 남는다는 기분이 아니라 감정노동, 육체노동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이 훨씬 보람있냐는 물음에는 지체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버는 것보다 한 달에 아이돌하면서 몇백을 더 벌었을 텐데 그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더라. '너네 돈 많이 벌지 않냐, 감수해라. 나는 포기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거다.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캡은 혹독했던 아이돌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습생 때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몇 달간 한 곡을 두고 연습해야 했단다. 나중에는 눈을 가리고도 출 정도였다고 한다. '칼군무'를 만들기 위해 손끝 각도, 체공 시간, 발소리까지 맞춰야했다. 회사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카메라를 두고 같은 안무를 100번씩 하며 찍어야했단다. 휴대폰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다. 캡은 "데뷔하는 순간부터 육체노동에서 감정노동으로 바뀐다. 그때부터 진짜 아이돌 생활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최근 캡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아이돌 생활의 이면을 폭로한 바 있다. 그는 "아이돌 문화가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지금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회사에서 계속 세뇌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애하면 안 된다', '담배 피우면 안 된다', '술 마시면 안 된다' 등 계속 세뇌를 당한다"며 염려했다. 또한 "XXX들이 성추행도 한다"며 "남자 아이돌도 성추행 당한다. 엉덩이 막 이렇게 하고 자기 가슴 이렇게 하는 분도 있다. 멘탈이 나가기 시작한다. 이상한 얘들이 별 애 별거 다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캡의 폭로가 한때 몸담았던 팀에게 무례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한 노동으로 성실하게 돈을 벌고 있는 모습,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다른 일을 찾은 모습 등이 잘못됐다고 하긴 어렵다. 아이돌이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레드벨벳 조이는 스케줄에 참여하지 않고 컨디션 회복에 힘쓰고 있다. 아이브 레이는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등의 이상 증세로 검진을 받고 의료진에게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NCT 천러는 감기 몸살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부득이하게 마닐라, 싱가포르 콘서트에 불참했다. 샤이니 온유는 데뷔 15주년 기념 컴백을 앞두고 건강 문제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블랙핑크 제니는 컨디션 난조로 호주 멜버른 공연을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세븐틴 승관도 컨디션 난조로 의료진에게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활동을 쉬어가기로 했다.
불규칙한 패턴, 버거운 스케줄, 적은 식사량, 근거 없는 소문, 과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아이돌이 건강 문제를 겪는 이유다. 캡처럼 신화 김동완, H.U.B 루이, 다이아 솜이 등이 수면제를 복용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약에 의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캡은 아이돌 팀 활동이 자신과는 맞지 않다며 최근 탈퇴를 선언했다. 캡이 폭로한 시기와 틴탑의 컴백 시기와 맞물리면서 캡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여전히 틴탑으로 활동하는 멤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캡의 폭로는 아이돌을 '상품 가치'로만 평가하고 스타를 '찍어내려는' 기존 아이돌 제작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다. 캡을 무분별하게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길지만은 않은 아이돌의 생명, 그로 인해 몸도 마음도 갈리는 아이돌. K팝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높아졌으니, 육성 시스템도 그에 걸맞는 수준인지 점검할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아이돌의 건강 문제는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다. 그룹 틴탑 출신 캡(본명 방민수)은 아이돌을 관두고 막노동으로 돈을 벌고 있다. 앞서 K팝 문화의 어두운 면에 대해 폭로한 그에 대해 비판과 지지의 목소리가 엇갈린 가운데, 아이돌 육성 과정에 대한 그의 지적을 마냥 흘려듣기도 어렵다.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K팝 발전을 위해 바꿔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캡은 최근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을 통해 '하루 일당 7만원 받지만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는 아이돌 가수'라는 영상으로 근황을 전했다. 집 한편에 있는 약에 대해 캡은 "수면제 복용을 5년 정도 하고 있다. 아이돌로 일하며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와서 잠을 2~3일에 한 번씩 잤다. 술을 마셔도 잠을 못 잤다. 술을 줄이는 대신 수면제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울증보다 공허함이 컸다. 다른 자아를 생성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공적인 자리에서 캡이 아닌 방민수로 있어야 한다. 캡으로 박수를 받다가 집에 와서 방민수로 있으면 갭 차이가 크다. 그 사이가 메워지지 않고 공허했다. 연예계 쪽에 안 좋은 일이 많지 않나. 나도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겠다 싶더라"고 아이돌 활동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캡은 현재 예초 일로 돈을 벌고 있었다. 트렁크에는 예초 장비와 작업복으로 먼지, 흙이 가득했다. 캡은 "저는 연예인보다 이게 적성에 더 잘 맞다"며 "예초만으로는 한 달 100만원 이상은 번다. 건당으로 받는데 100평당 5만원에서, 작업하기 힘든 곳은 7만원까지 받는다. 100평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작업을 마친 캡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사소한 기술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다. 예초가 도시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필요한 부분이 많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별 기술은 아니지만 일반 막노동보다는 돈을 훨씬 많이 준다. 건설 현장만 막노동이 아니라 몸을 쓰는 직업은 거의 다 막노동 분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캡은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자신이 커리어라고 생각하는 거다. 예초하고 손님들이 리뷰를 좋게 남겨주는 게 저에겐 커리어다. 저에게는 오히려 아이돌이 막노동이었다. 커리어가 남는다는 기분이 아니라 감정노동, 육체노동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이 훨씬 보람있냐는 물음에는 지체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버는 것보다 한 달에 아이돌하면서 몇백을 더 벌었을 텐데 그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더라. '너네 돈 많이 벌지 않냐, 감수해라. 나는 포기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거다.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캡은 혹독했던 아이돌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습생 때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몇 달간 한 곡을 두고 연습해야 했단다. 나중에는 눈을 가리고도 출 정도였다고 한다. '칼군무'를 만들기 위해 손끝 각도, 체공 시간, 발소리까지 맞춰야했다. 회사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카메라를 두고 같은 안무를 100번씩 하며 찍어야했단다. 휴대폰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다. 캡은 "데뷔하는 순간부터 육체노동에서 감정노동으로 바뀐다. 그때부터 진짜 아이돌 생활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최근 캡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아이돌 생활의 이면을 폭로한 바 있다. 그는 "아이돌 문화가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지금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회사에서 계속 세뇌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애하면 안 된다', '담배 피우면 안 된다', '술 마시면 안 된다' 등 계속 세뇌를 당한다"며 염려했다. 또한 "XXX들이 성추행도 한다"며 "남자 아이돌도 성추행 당한다. 엉덩이 막 이렇게 하고 자기 가슴 이렇게 하는 분도 있다. 멘탈이 나가기 시작한다. 이상한 얘들이 별 애 별거 다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캡의 폭로가 한때 몸담았던 팀에게 무례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한 노동으로 성실하게 돈을 벌고 있는 모습,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다른 일을 찾은 모습 등이 잘못됐다고 하긴 어렵다. 아이돌이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레드벨벳 조이는 스케줄에 참여하지 않고 컨디션 회복에 힘쓰고 있다. 아이브 레이는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등의 이상 증세로 검진을 받고 의료진에게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NCT 천러는 감기 몸살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부득이하게 마닐라, 싱가포르 콘서트에 불참했다. 샤이니 온유는 데뷔 15주년 기념 컴백을 앞두고 건강 문제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블랙핑크 제니는 컨디션 난조로 호주 멜버른 공연을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세븐틴 승관도 컨디션 난조로 의료진에게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활동을 쉬어가기로 했다.
불규칙한 패턴, 버거운 스케줄, 적은 식사량, 근거 없는 소문, 과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아이돌이 건강 문제를 겪는 이유다. 캡처럼 신화 김동완, H.U.B 루이, 다이아 솜이 등이 수면제를 복용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약에 의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캡은 아이돌 팀 활동이 자신과는 맞지 않다며 최근 탈퇴를 선언했다. 캡이 폭로한 시기와 틴탑의 컴백 시기와 맞물리면서 캡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여전히 틴탑으로 활동하는 멤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캡의 폭로는 아이돌을 '상품 가치'로만 평가하고 스타를 '찍어내려는' 기존 아이돌 제작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다. 캡을 무분별하게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길지만은 않은 아이돌의 생명, 그로 인해 몸도 마음도 갈리는 아이돌. K팝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높아졌으니, 육성 시스템도 그에 걸맞는 수준인지 점검할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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