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이장 부인 역 박보경 종영 인터뷰
박보경 /사진제공=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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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경이 경력 단절 후 연달아 작품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박보경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위워크 여의도역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3.6%의 시청률로 시작해 12%로 유종의 미를 거둔 '나쁜 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 역)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역)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보경 /사진제공=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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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경은 극 중 마스크 팩 너머로 촌철살인을 날리며 마을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드는 이장 부인, 반려견 호랑이 엄마, 야쿠자의 딸이라는 루머와 스커트 밑으로 숨긴 심상치 않아 보이는 문신을 지닌 여인을 연기했다. 특히 K-콘텐츠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4주차 드라마 출연자 검색 이슈 키워드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보경은 2011년 배우 진선규와 결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앞서 진선규는 "나를 통한 기사가 아닌 단독 기사로 나오니까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 와이프가 현장 나가는 게 좋다. 현장 나갔다 들어와서 표정이라는 게 있지 않나. 와이프가 집에 오면 피곤해 있는 게 아니라 생기가 돌더라. 현장에서 오늘 이랬었다, 저랬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즐거워하고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보경은 "제가 10년 동안 슬퍼한다거나 (연기) 하고 싶은 티를 안 냈다. (진선규가) 늘 미안해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아이를 낳자고 한 건 우리 결정이었고,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지도 않고, 그럴 처지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키우고 있을게', '마음껏 잘하고 와'라고 했다. 한 번도 운다거나 우울증이 온다든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렇지만 현장 가는 걸 많이 바랐다. 혼자 운 적도 있고, 나는 배우라는 꿈을 꾸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날 필요로 하니까. 엄마와 같이 지내면서 당장 일이 생겨서 나가는 게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 또 '나쁜엄마'는 스트레스받는 현장이 아니라 정말 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박보경 /사진제공=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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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경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싶었다. 작품을 만났다는 것과 오늘 선배님에게 어떤 일이 있었다라면서 현장에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재잘재잘, 조잘거렸다. 남편이 '좋아 보인다 여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좋아 보여?'라고 했더니 '되게 좋네'라고 하더라. 그제야 '좋아하고 있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다 커서 연극 무대에서 할머니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매체는 생각도 못 했다. 빨리 기회가 좋게 온 거 같다. 엄마 역할도 하고 있었고, '작은 아씨들'에서 이사도 해보고 '나쁜엄마'에서는 마스크 팩 이장도 부인도 해봤다. 실은 엄마 역할만 하게 될 줄 알았다. 회사에는 미안하지만, 엄마 역할은 안 하고 싶다고 했다. 두세 작품 하고 나니까 엄마 역할 빼고 기다려볼게요라고 했다. (엄마 역할을 계속하면) 그 이미지로 굳혀지게 될까 봐. 그런데 뭘 믿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니 (다른 역할들이) 들어오더라"고 했다.

현실적인 스타일이라고 밝힌 박보경은 경력 단절 후 재개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게 진짜 어려운데, 희망 고문이다. 저도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저는 지금도 누구한테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언젠가 될 거야. 나 봐. 나봐'라고 하는데, 이 바닥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 그래서 저는 아예 그런 말들을 하지 않는다. 만나면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애 키우는 이야기만 한다"라고 말했다.

박보경은 "작품 활동해서 좋다고 이야기해 주면 '고마워, 이러다 내 삶으로 돌아오는 거지. 내 삶은 가정이니까'라고 한다. 10년 동안 갇혀 있었던 마음, 끝이 없다는 걸 아니까 그런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저도 어느 날 작품이 안 들어오면 쭉 쉬는 거지 않나. 얼마 전에 (오)만석 오빠를 만났다. 오빠가 해준 말 중에 '배우는 평생 무직'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일할 때만 배우, 배우가 아닐 때는 네 삶을 살라고 한 말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일할 때만 배우라고 생각하고, 내 삶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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