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PD·김용범CP, CJENM 재입사
안철수 의원, '방송법 개정안' 발의
신뢰 잃은 방송사…자체 회복 시기 지나
안준영 PD /  사진=텐아시아DB
안준영 PD / 사진=텐아시아DB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MZ세대의 시각으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니즈는 무엇인지, 대중에게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공정성 논란으로 불거진 가운데 국회에서 순위 조작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은 최근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방송프로그램의 시청자 투표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와 투표 결과를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왜곡·변조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에는 방송사업자 등의 불공정한 경쟁행위 또는 시청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제3자에게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의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2019년 하태경,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매번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막혔다. 또한 과거의 개정안들은 방송사 자체 규제 형식이란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해당 개정안에서는 '시청자 투표 조작' 항목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위반할 경우 매출액의 2%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CJ ENM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4조8000억원을 생각한다면 최대 9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의 취지는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가능성을 방지다. 앞서 수 차례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고 실제로 사건에 관련된 이들의 불법적 행위가 드러나기도 했다.
사진=엠넷
사진=엠넷
엠넷(Mnet) 안준영 PD는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에서 순위 조작을 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실질적인 주동자 안 PD를 재입사시켰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 이후 CJ ENM 측은 "공정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여전히 비판은 나오고 있다.

'프로듀스X 101'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도 순위 조작 혐의로 2021년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CP는 지난해 만기 출소 이후 CJ ENM의 글로벌 프로젝트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조작 행위자의 방송사 재입사를 막는 안도 검토됐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안이 만들어지지는 못했다.

좋지 못한 선례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깊어진 상황이다. '프로듀스 101 조작 사건' 이후 타 방송사들의 방향성 역시 한 몫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2'는 방송 3회 만에 출연진 중 한명이 심사위원과 같은 소속사의 직속 후배라는 것이 밝혀져 '밀어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같은 방송사 프로그램 '국민가수'는 일부 팬들의 불법 계정을 이용한 부정 투표가 발각되기도 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은 특정 출연자의 팬클럽에 결승전 참여 입장권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여기에 '우승자 내정설'까지 흘러나오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공정과 투명성이다. 이미 대규모 조작이 일어난 만큼, 방송사 자체적으로 신뢰 회복을 할 시기는 놓쳤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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