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자기애'만 외치던 아이브가 '공감'을 노래한다. 기존 아이브의 색깔은 지키되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브는 3일 세 번째 미니 앨범 '아이브 엠파시'(IVE EMPATHY)를 발매했다. 이들은 더블 타이틀곡 '애티튜드'(ATTITUDE)로 활동에 나선다.
아이브는 앞서 선공개곡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달 13일 공개된 더블 타이틀곡 '레블 하트'(REBEL HEART)는 이날 기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 TOP 100 차트에서 2위에 올랐다. 이들은 '레블 하트'로 음악방송 6관왕을 달성했다. 아이브가 컴백을 앞두고 공개한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2위에 올랐다.
아이브/ 사진 제공=스타쉽
아이브 장원영/ 사진 제공=스타쉽
이들은 이번에도 '초통령'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다. 그룹 초기부터 사랑받아 온 당당한 모습을 유지했다. '내가 정할게 나의 무드', '그 누가 아무리 뭐라 해도 솔직히 내가 난 맘에 들어' 등의 가사에서 자기애가 느껴진다. 비주얼적으로도 아이브 특유의 스타일을 극대화했다. 콘셉트 포토 속 멤버들은 모두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은 채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전작 '아센디오'에서 느껴졌던 마법소녀적 분위기도 풍긴다. 장원영은 눈 밑에 눈물을 연상케 하는 보석을 붙이고 왕관을 쓰기도 했다.
이번 타이틀곡 작사에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의미하는 '럭키비키'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장원영이 참여했다. '행운은 늘 내 편인걸' 등의 가사에서 '원영적 사고'가 묻어나온다. 지난해를 휩쓸었던 유행어이자 장원영이란 멤버 자체를 나타내는 '럭키비키'를 곡에 녹여내며 아이브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아이브/ 사진 제공=스타쉽
아이브/ 사진 제공=스타쉽
주목할 점은 아이브가 더블 타이틀곡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이번 앨범에서 아이브는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멤버들은 이날 컴백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곡에 담긴 메시지를 고려했을 때, '애티튜드'만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면 아쉬움이 남았을 테다. 앨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애티튜드'만 봤을 때는 여전히 나르시시즘적 면모만 돋보여서다. 그러나 아이브는 '레블 하트'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며 공감을 자아내는 곡 역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이브는 데뷔 이후 꾸준히 자기애 관련 노래를 발매했다. 새 앨범에서는 노래의 주체가 '나'에서 '우리'로 확장됐다. 자기애가 아이브의 정체성이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같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팬을 제외한 대중의 입장에서는 매번 똑같은 이야기만 전한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브의 새 앨범은 그룹의 정체성과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도였다. 아이브의 변주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