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시청률 낮은데 화제성 높은 '홍김동전'
한때 '폐지설' 있기도
유튜브 조회수는 787만↑
TV시청자 줄어든 만큼 평가 지표도 다양해져야
아무도 안 보는 '홍김동전'의 딜레마…1%대 시청률 높은 화제성[TEN스타필드]
아무도 안 보는 '홍김동전'의 딜레마…1%대 시청률 높은 화제성[TEN스타필드]
'홍김동전' 스틸. / 사진제공=KBS
'홍김동전' 스틸. / 사진제공=KBS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KBS2 예능 '홍김동전'은 시청률은 낮은데 화제성은 높은 '이상한' 프로그램이다. 이런 '기현상'이 발생한 건 TV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 수는 줄었는데 여전히 시청률이 프로그램 평가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TV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프로그램을 보는 이들이 늘어난 시대인 만큼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을 평가하다 보면 이러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홍김동전'은 선택한 동전에 따라 각자의 운명이 결정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명은 홍길동전의 패러디이자 MC 홍진경과 김숙의 성에서 따왔다. 최근 관찰 예능과 연애 예능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거 주류를 이뤘던 리얼 버라이어티의 형식을 따왔다.

지난해 7월 22일 방송된 '홍김동전' 1회는 시청률 1.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최신 회차인 이달 15일 방송된 40회는 1.4%를 나타냈다. 그간 방송 중 최고 시청률은 3.0%다. 방송 1년이 다 돼가도록 1%대를 고만고만하게 오가고 있는 것. TV 시청률 지표만 보면 '홍김동전'은 아무도 안 본다는 얘기다.
사진=KBS2 '홍김동전' 방송 캡처
사진=KBS2 '홍김동전' 방송 캡처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홍김동전'은 OTT 플랫폼 웨이브 KBS 비드라마 10주 연속 1위(6월 6일 기준)을 달성했다. 또한 웨이브 신규유료가입 견인 콘텐츠 예능 부문 4위(4월 3일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 기준 예능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조세호, 주우재, 홍진경, 김숙이 매주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홍김동전' 본방송 시간에 보는 시청자는 적지만, 보고 싶을 때 보는 시청자가 있고 온라인에서 꾸준히 언급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몰래 카메라, 토크 버스킹 등 과거 예능에서 사용되던 '홍김동전'의 '고전 아이템'은 오히려 젊은 시청층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버라이어티의 대명사로 꼽히는 '무한도전', '런닝맨' 등을 즐겨봤던 세대에게는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지난해 첫 공개됐던 '수저게임'은 프로그램 마니아를 탄생시키며 여전히 사랑받는 회차.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무수저의 5개의 방에서 펼쳐지는 신분 상승 게임은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과 다섯 멤버들의 티격태격 케미, 예측불가 전개 등도 온라인에서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다.

유튜브에서는 '우영이 닉쿤에게 돈을 빌리는 영상'은 144만뷰, '멤버들의 수면 내시경'은 260만뷰, 이수지가 출연한 '린쟈오밍' 에피소드 쇼츠는 787만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클립 영상, 쇼츠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짧은 재미'를 선사하는 구성도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홍김동전'은 지난해 말 'KBS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인상(김숙), 베스트 커플상(조세호·주우재)을 받았다. 올해의 예능인상은 대상 후보들에게 주어지는 상이고, 베스트 커플상은 시청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그 만큼 '실제 시청자들'에게 인정 받았다는 방증이다.

'홍김동전'의 시청률만 보면 한때 폐지설이 돌았던 것도 납득된다. 하지만 온라인 화제성을 고려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프로그램을 보는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가치를 평가하다가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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