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개봉 '엘리멘탈' 리뷰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최지예의 별몇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엘리멘탈' 별몇개? = ★★★☆☆

불이 사람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물은? 공기는? 흙은? 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에 그려봤을 상상의 캐릭터가 실제로 나타났다. 불, 물, 공기, 흙 등 4종류의 원소가 사는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의 세계에서.

'엘리멘탈'은 불 원소 앰버(레아 루이스)와 물 원소 웨이드(마무두 우티)의 로맨스를 다룸과 동시에 이민자들의 차별과 화합, 그리고 그들 가족의 특수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본래의 터전을 떠나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선택한 사람들, 이민자의 이야기다.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엘리멘탈'의 불 원소는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물, 공기, 흙 원소와 동떨어져 게토를 형성해 살아간다. 물, 공기, 흙은 거대 도시를 이뤄 상생하며 서로를 배척하지 않지만, 어쩐지 불 원소를 바라보는 눈은 조금 다른 듯하다. 불 역시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다. 앰버의 할머니가 남긴 '반드시 불을 만나 결혼해라'는 유언에서 역시 원주민에 대한 이민자들의 반감이 비친다.

영화는 앰버와 웨이드의 우정과 로맨스를 통해 이들이 벽을 허물고 화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반대의 성질로 상생할 수 없을 것 같은 불과 물이 친구가 되고, 나아가 로맨스로 향하는 과정은 유쾌하고 기발하게 전개된다.

폭발할 때 밝게 빛나는 불 원소 앰버의 매력과 속마음을 숨기려 해도 투명하게 보이는 물 원소 웨이드의 성질이 대비돼 재미를 더한다. 이들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고 손을 맞잡으며, 꿈을 찾아 또 다른 세계로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이 영화의 큰 주제다.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동시에 영화는 이민자 가족의 특수성을 들여다본다. 아버지 일생의 산물인 파이어타운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스스로를 가두는 앰버는 이민자 2세의 흔한 전형이다. 부모의 희생을 보고 자란 이민자 자녀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책임을 강요받곤 한다. 부모와 자녀가 형체 없는 부채로 엮일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도 엿볼 수 있다.

앰버가 아버지의 꿈이라고 여겼던 파이어 타운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고백하자, '내 꿈은 너야'라고 대답하는 아버지는 단 한마디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또 다른 주제를 완성한다. 이민자뿐 아니라 비뚤어진 사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의 부모와 자녀가 어떤 구도 속에서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엘리멘탈' 스틸/사진 = 월트디즈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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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있다. '엘리멘탈'은 '4원소의 의인화'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다. 불 원소 앰버와 물 원소 웨이드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고, 공기와 흙의 이야기는 상당 부분 생략된 탓이다. 공기와 흙의 서사가 좀 더 생동했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을 의인화했다는 점에서 다섯 가지 감정을 캐릭터로 만들었던 '인사이드 아웃'(2015)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사람으로 변한 불과 물이 또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최근 잇달아 부진한 평가를 받고 있는 디즈니-픽사의 '엘리멘탈'이 웰메이드로 꼽히는 '인사이드 아웃'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6월 14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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