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연쇄 살인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최악의 혹평을 받으며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곰돌이 푸를 살인마 만든 이 영화는 '저작권 만료'라는 사라진 규제 앞에 창작자의 저급한 잇속을 차린 최악의 사례가 될 듯 싶다.
지난 5일 국내 개봉한 '곰돌이 푸: 피와 꿀'(감독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는 24일 기준 고작 771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최근 일주일 일별 관객수를 살펴 보면 가장 많게는 28명, 가장 적게는 5명의 관객이 봤다. 관람객들의 실제 평점을 알 수 있는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는 3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작품에 대한 평론가의 점수 중에는 0점도 있는데, 이는 13년 만에 처음 나온 평점 포기다.
이 같이 처참한 스코어는 작품 자체의 수준 미달에 기인한다. 연출과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등 영화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요소에서 '형편 없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영화 관람객들은 이 영화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며 "삼류 수준도 안 된다", "이 영화 만든 감독은 영구 퇴출 시켜야 한다", "이런 영화 국내 소개하지 말라", "이런 허접 공포 영화가 양산된다는 게 놀랍다"는 등의 악평을 쏟아냈다. '곰돌이 푸: 피와 꿀'은 푸근하고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를 살인마로 비틀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곰돌이 푸가 살인마로 전락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작권 만료'로 인해 저작권자인 디즈니의 보호를 받지 못한 탓이다. 1926년 출간된 영국의 작가 AA 밀른의 동화 '곰돌이 푸' 저작권은 2022년 1월 만료됐고, 미국 저작권 보호 기간인 95년이 지난 캐릭터의 경우 저작권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누구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무리 상황이 이렇더라도 '곰돌이 푸: 피와 꿀'에 대한 글로벌 논쟁은 뜨겁다.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와 캐릭터의 확장을 위한 변주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선다.
다만,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전자에 가깝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곰돌이 푸를 살인마로 만드는 설정 자체는 창작의 범위 내에서 인정할 수 있고, 오히려 참신하다는 인상도 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원작에 대한 일말의 존중 없이 곰돌이 푸를 그저 살인마로 만든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곰돌이 푸가 사람을 죽인다'는 소재로 노이즈 마케팅에만 집중하며 사람들을 자극한다. 곰돌이 푸에게 살인마라는 설정을 입힐 때에는 서사적인 설득이 있어야 했는데, 영화 속 곰돌이 푸는 '복수'라는 흐릿한 살인 이유에 대한 서사가 생략된 채 여성만을 타겟해 죽인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기만 한 연출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영화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디즈니 등의 캐릭터들이 저작권 만료 이슈를 앞두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며 "캐릭터를 비틀어 변주를 꾀한 경우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원작에 준하는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하면 관객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전했다.
곰돌이 푸에 이어 1928년 탄생한 아기 사슴 밤비 캐릭터가 저작권 만료를 앞둔 가운데, 광견병에 걸린 밤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구상 중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순수한 동심을 선사한 캐릭터들이 다양한 설정을 입어 이미지를 확장하는 것은 반갑지만, 저급한 상업 논리에 기반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는 창작자들의 만행은 규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권의 단속이 절실하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지난 5일 국내 개봉한 '곰돌이 푸: 피와 꿀'(감독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는 24일 기준 고작 771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최근 일주일 일별 관객수를 살펴 보면 가장 많게는 28명, 가장 적게는 5명의 관객이 봤다. 관람객들의 실제 평점을 알 수 있는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는 3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작품에 대한 평론가의 점수 중에는 0점도 있는데, 이는 13년 만에 처음 나온 평점 포기다.
이 같이 처참한 스코어는 작품 자체의 수준 미달에 기인한다. 연출과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등 영화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요소에서 '형편 없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영화 관람객들은 이 영화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며 "삼류 수준도 안 된다", "이 영화 만든 감독은 영구 퇴출 시켜야 한다", "이런 영화 국내 소개하지 말라", "이런 허접 공포 영화가 양산된다는 게 놀랍다"는 등의 악평을 쏟아냈다. '곰돌이 푸: 피와 꿀'은 푸근하고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를 살인마로 비틀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곰돌이 푸가 살인마로 전락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작권 만료'로 인해 저작권자인 디즈니의 보호를 받지 못한 탓이다. 1926년 출간된 영국의 작가 AA 밀른의 동화 '곰돌이 푸' 저작권은 2022년 1월 만료됐고, 미국 저작권 보호 기간인 95년이 지난 캐릭터의 경우 저작권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누구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무리 상황이 이렇더라도 '곰돌이 푸: 피와 꿀'에 대한 글로벌 논쟁은 뜨겁다.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와 캐릭터의 확장을 위한 변주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선다.
다만,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전자에 가깝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곰돌이 푸를 살인마로 만드는 설정 자체는 창작의 범위 내에서 인정할 수 있고, 오히려 참신하다는 인상도 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원작에 대한 일말의 존중 없이 곰돌이 푸를 그저 살인마로 만든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곰돌이 푸가 사람을 죽인다'는 소재로 노이즈 마케팅에만 집중하며 사람들을 자극한다. 곰돌이 푸에게 살인마라는 설정을 입힐 때에는 서사적인 설득이 있어야 했는데, 영화 속 곰돌이 푸는 '복수'라는 흐릿한 살인 이유에 대한 서사가 생략된 채 여성만을 타겟해 죽인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기만 한 연출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영화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디즈니 등의 캐릭터들이 저작권 만료 이슈를 앞두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며 "캐릭터를 비틀어 변주를 꾀한 경우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원작에 준하는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하면 관객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전했다.
곰돌이 푸에 이어 1928년 탄생한 아기 사슴 밤비 캐릭터가 저작권 만료를 앞둔 가운데, 광견병에 걸린 밤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구상 중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순수한 동심을 선사한 캐릭터들이 다양한 설정을 입어 이미지를 확장하는 것은 반갑지만, 저급한 상업 논리에 기반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는 창작자들의 만행은 규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권의 단속이 절실하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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