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김태호 PD '지구마블', 첫 공개부터 약속 안 지켰다
유재석, 김태호, 이효리./사진=텐아시아DB
유재석, 김태호, 이효리./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유재석과 이효리 등의 후광이 사라지자 부족했던 역량이 드러난 걸까, 아직 유튜브에 적응하지 못한 걸까. 김태호 PD의 첫 웹예능 '지구마블 세계여행'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계속되는 지각 사태 등으로 구독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 여기에 유튜브만의 매력을 잃은 콘텐츠 역시 실망감을 안겼다.

'지구마블 세계여행'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떠나 콘텐츠 제작사를 차린 김태호 PD의 '서울체크인'에 이은 새 프로젝트이자 세 명의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와 함께 현실판 '부루마불'을 진행하는 여행 예능. 지난해 10월 공개된 미팅 영상에서 누적 조회수 1위의 주인공에게 '우주여행'의 기회를 준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워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 명의 여행 유튜버 모두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인 만큼 '지구마블' 공개만을 기다리는 팬들 역시 많았다. 그러나 '지구마블'을 공개 전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바로 시간 문제다.
사진=TEO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TEO 유튜브 영상 캡처
애초 '지구마블'은 지난해 12월 공개 예정이었으나 내부사정으로 2023년 2월 공개로 연기됐다. TV에서의 방송은 3월로 편성됐다. 앞서 '지구마블' 라이브도 원래 공지 시각보다 늦게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본편의 첫 공개일이라고 대대적으로 알렸던 지난 23일 마저 '목요일 저녁'이라는 애매한 시간대로만 알린 채 감감무소식으로 업로드하지 않다가 24일 자정이 되어서야 게재, "늦었습니다ㅠㅠ" 라는 성의 없는 짤막한 사과만을 올려 대중의 분노를 샀다.

영상 역시 본편이 아니었다. 4개월 전 공개한 티저영상과 별 다를 게 없는 15분 분량의 재탕 영상이었다. 오랜 시간을 끌며 기대감은 올릴 대로 올려놓고, 고작 티저영상에 몇분 더 추가한 영상으로 조회수나 올리는 행태는 괘씸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유튜브 특유의 재치있는 편집과 자막 등이 아닌 너무나 친절하고 루즈한 영상에 재미마저 실종된 상태.

공중파가 아닌 유튜브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대중과의 약속을 우습게 여기는 김태호 PD를 향한 쓴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지구마블 세계여행' /사진제공=ENA
'지구마블 세계여행' /사진제공=ENA
이에 결국 TEO 측은 지난 25일 공식 SNS를 통해 "'지구마불 세계여행' 비긴즈 공개 과정에서 정확한 공지 없이 구독자분들의 귀한 시간을 기다림으로 지치게 해드린 점 마음 다해 사과드린다"라는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더불어 저희를 믿고 함께해 주신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 세 분께도 다시 한번 죄송한 말씀 전한다"라고 출연진에게도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구마불 세계여행' 공개 일정을 상세히 알렸다.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의 개별 여행 영상은 3월 2일부터 3월 30일까지 3편씩 TEO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공개된다. ENA 채널에서는 3월 4일부터 3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50분 3인 여행기와 MC 코멘터리가 담긴 종합판이 방송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구독자분들의 반응에 귀 기울이며 세심하게 소통하는 채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김태호 PD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24일 나영석 PD의 새 예능 '서진이네'가 베일을 벗었다. 나영석 PD는 유튜브 채널 '출장 십오야' 등을 이용해 '서진이네'를 홍보하는 등 유튜브와 케이블을 오가며 콘텐츠 역량을 강화했다. 시청률 역시 첫회부터 8%대를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유재석의 '무한도전', 이효리의 '서울체크인' 등 톱스타들의 그늘에서 벗어나니 부족했던 역량이 드러난 것인지, 아직 유튜브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서 생긴 실수인지, 김태호 PD의 이름값에 대한 평가는 '지구마블' 결과에 달려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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