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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화요일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한 작품에서 인물들 간 시너지는 매우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눈, 코, 입을 모아 놓은 얼굴이 가장 매력적인 외모는 아니듯, 어울림이라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것이다.
가장 잘 나가는 남녀 배우를 묶어 놔도, 초호화 스타 배우들을 대거 불러 모아도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흥행 참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히려 서로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조합을 만들면 시너지가 난다. 이 시너지가 작품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기에 캐스팅 디렉터는 머리를 싸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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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문동은과 주여정의 관계를 보면, 두 사람 사이엔 긴장감이 없다. 주여정은 응급실 베드에서 문동은과 처음 마주친 이후, 그에게 홀딱 빠졌다. 문동은의 학교까지 찾아가 "빈혈약 꼭 챙겨 먹으라"고 하고 바둑 과외 선생도 자처한다. 답장 없는 문자를 계속해서 남기고, 답장 한 통에 부리나케 달려 나가 "나와 연애하자"고 한다.
주여정은 문동은에게 완전히 무장해제되는데, 이 지점에서 '더 글로리'의 개연성도 무너졌다. 주여정은 문동은의 온몸 전체에 난 화상 자국을 보고 나서 "칼춤추는 망나니 하겠다"며 그녀의 복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던진다. 문동은을 향한 주여정 감정의 서사는 시청자를 설득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헐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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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동은과 하도영은 긴장감이 팽팽하다. 처음 기원에서 상대를 인식하고, 두 번째 만남에서 한 수, 한 수 바둑을 두는 장면은 숨 막힐 정도다. 바둑광인 하도영이 문동근에게 보기 좋게 패하고 "판당 5만원, 한 판 더 어때요?"라고 붙잡으며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 동은과 도영의 이 장면은 안길호 감독의 연출력에 힘입어 흡사 홍콩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문동은에게 하도영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 놓은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이자, 재평건설의 대표. 이뤄질 수도 없고 이뤄져서도 안 되는 상대에 목적을 가진 채 접근하는 동은과 그런 동은에 묘한 유혹을 느끼는 도영의 치명적인 관계는 '더 글로리'의 별미다. 이후에도 문동은과 하도영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아찔한 느낌을 주며 몰입도를 높이는 덕에 '사약 커플'이란 별칭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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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속 송혜교의 남자로 많은 시청자의 주목을 받고있는 이도현과 정성일. 다가오는 3월 파트2에서 송혜교와 어떤 시너지를 내며 시청자의 호응과 지지를 얻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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