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꼰대 연구소장役
"출근할 때 기대되는 연상호 감독 촬영 현장"
"결과보다 과정의 힘 믿어"
"내 준비해간 간식 좋아해줬던 故 강수연"
"출근할 때 기대되는 연상호 감독 촬영 현장"
"결과보다 과정의 힘 믿어"
"내 준비해간 간식 좋아해줬던 故 강수연"
"넷플릭스에 엄청 고맙죠. 관계자들과도 가까워지고. 집에 넷플릭스 존도 따로 있어요. 와인잔, 위스키잔 같은 굿즈를 모아뒀죠. 넷플릭스 작품이 들어오면 반가운 손님이 온 것 같은 기분이에요. 하하."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돌아온 류경수는 '지옥', '안나라수마나라', '글리치' 등 넷플릭스와 크고 작은 인연을 돌아보며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정이'는 '지옥'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 류경수는 출연 이유도 연상호 감독이 컸다고 했다.
"연상호 감독님 현장은 편하고 재밌어요. 출근하기 싫다는 분들도 많잖아요. 이 현장은 매일 출근할 때 기대됐어요. 웃었고 행복했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죠." 류경수가 연기한 상훈은 전투 AI 개발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연구소장. 유난스럽고 과한 행동과 공감대를 찾기 어려운 유머 코드를 일삼는 상훈은 직장 동료들에겐 '꼰대 상사', '프로불편러'다.
"우리가 주변에서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특징이 뭘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분들은 회사에서 '부장님이 재미없는 개그를 해서 짜증나고 미치겠다'고도 하시잖아요. 상훈은 바로 그 상사와 같은 캐릭터죠. 모든 걸 과하게 받아들이고 과하게 표현하고 과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하죠. '얘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후반부에 갔을 때 상훈의 또 다른 면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도 궁금했죠." '정이'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서 시청 시간(1월 16일~22일) 1930만 시간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류경수에겐 이 작품이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강수연, 김현주 등 좋은 선배들과 함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는 "'정이'의 현장처럼 재밌게 웃으면서, 강요 없이 서로 배려하면서 하는 과정이 더 와닿는다. 이렇게 좋은 과정을 겪으면 결과가 아쉽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지 않나. 또 같이 작업할 수도 있다. 저는 과정의 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 강수연은 촬영장에서 후배들을 잘 챙겼다고 한다. 류경수는 "촬영장에서 저는 선배님 간식 담당이었다. 다 맛있다고 하셨다. 다 맛있는 것만 드렸다"며 추억했다.
"선배님은 전설 속에나 존재하던, 이야기로만 전해오던 대배우의 느낌이었죠. 연기 못 한다고 혼나면 어쩌나 했는데 처음 만났을 때 마치 알던 사이인 것처럼 밝게 인사해주셨어요. 감독님과 강수연 선배, 김현주 선배, 저까지 넷이 술을 먹게 됐는데요. 잠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서 나가는데 문이 슥 닫힐 때 '쟤 너무 괜찮다', '쟤 너무 매력있다'는 강수연 선배님의 말이 들리더라고요. 입꼬리가 올라갔죠. '어후 살았다' 싶으면서도 행복했어요. 하하." 류경수는 그간 탁월한 캐릭터 흡수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류경수의 연기는 작품에 마치 MSG를 넣은 것처럼 아쉬울 법한 틈을 메워준다. 류경수는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친구와 같은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을 '평범함'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다가 지금은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평범하게 생긴 얼굴'이다. 그냥 심심하게 생긴 얼굴"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작품의 맛을 살리는 연기를 보여주는 류경수는 어떤 작품에 매력을 느낄까.
"저는 리얼리티한 걸 좋아하는데 연상호 감독님과 계속 작업하게 된 건 제가 한편으론 만화적인 세계관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일상에서 접해보지 못하는 것들 말이죠. 평소 제가 좋아하고 자주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무언가를 특별히 하지 않고 절제돼 있다. 저도 이런 것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만화적인 캐릭터와 그런 세계관에도 흥미를 느껴요. 아직은 여러 가지를 다 해보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돌아온 류경수는 '지옥', '안나라수마나라', '글리치' 등 넷플릭스와 크고 작은 인연을 돌아보며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정이'는 '지옥'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 류경수는 출연 이유도 연상호 감독이 컸다고 했다.
"연상호 감독님 현장은 편하고 재밌어요. 출근하기 싫다는 분들도 많잖아요. 이 현장은 매일 출근할 때 기대됐어요. 웃었고 행복했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죠." 류경수가 연기한 상훈은 전투 AI 개발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연구소장. 유난스럽고 과한 행동과 공감대를 찾기 어려운 유머 코드를 일삼는 상훈은 직장 동료들에겐 '꼰대 상사', '프로불편러'다.
"우리가 주변에서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특징이 뭘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분들은 회사에서 '부장님이 재미없는 개그를 해서 짜증나고 미치겠다'고도 하시잖아요. 상훈은 바로 그 상사와 같은 캐릭터죠. 모든 걸 과하게 받아들이고 과하게 표현하고 과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하죠. '얘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후반부에 갔을 때 상훈의 또 다른 면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도 궁금했죠." '정이'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서 시청 시간(1월 16일~22일) 1930만 시간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류경수에겐 이 작품이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강수연, 김현주 등 좋은 선배들과 함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는 "'정이'의 현장처럼 재밌게 웃으면서, 강요 없이 서로 배려하면서 하는 과정이 더 와닿는다. 이렇게 좋은 과정을 겪으면 결과가 아쉽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지 않나. 또 같이 작업할 수도 있다. 저는 과정의 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 강수연은 촬영장에서 후배들을 잘 챙겼다고 한다. 류경수는 "촬영장에서 저는 선배님 간식 담당이었다. 다 맛있다고 하셨다. 다 맛있는 것만 드렸다"며 추억했다.
"선배님은 전설 속에나 존재하던, 이야기로만 전해오던 대배우의 느낌이었죠. 연기 못 한다고 혼나면 어쩌나 했는데 처음 만났을 때 마치 알던 사이인 것처럼 밝게 인사해주셨어요. 감독님과 강수연 선배, 김현주 선배, 저까지 넷이 술을 먹게 됐는데요. 잠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서 나가는데 문이 슥 닫힐 때 '쟤 너무 괜찮다', '쟤 너무 매력있다'는 강수연 선배님의 말이 들리더라고요. 입꼬리가 올라갔죠. '어후 살았다' 싶으면서도 행복했어요. 하하." 류경수는 그간 탁월한 캐릭터 흡수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류경수의 연기는 작품에 마치 MSG를 넣은 것처럼 아쉬울 법한 틈을 메워준다. 류경수는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친구와 같은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을 '평범함'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다가 지금은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평범하게 생긴 얼굴'이다. 그냥 심심하게 생긴 얼굴"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작품의 맛을 살리는 연기를 보여주는 류경수는 어떤 작품에 매력을 느낄까.
"저는 리얼리티한 걸 좋아하는데 연상호 감독님과 계속 작업하게 된 건 제가 한편으론 만화적인 세계관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일상에서 접해보지 못하는 것들 말이죠. 평소 제가 좋아하고 자주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무언가를 특별히 하지 않고 절제돼 있다. 저도 이런 것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만화적인 캐릭터와 그런 세계관에도 흥미를 느껴요. 아직은 여러 가지를 다 해보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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