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캘리포니아에 폭풍을 만든다. 불확실한 사건의 전개는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감정의 다툼이 수사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국면이다.
후크 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와 이승기의 싸움은 다툼의 영역을 벗어났다. '이승기 18년 간 음원 수익 0원'으로 시작된 갈등은 권진영 대표의 횡령·배임으로 넘어갔다.
권진영 대표는 이승기와 관련된 다툼을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말로 끝내려한다. 이승기의 계약 주체는 권진영 대표가 아니라 후크다. 논란의 대상이 권진영 대표 본인이라고 해서 이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 검찰이 후크를 압수수색한 이상 횡령과 배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권진영 대표와 경영진은 법인카드를 제 것처럼 썼다는 의혹이 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권진영 대표는 2016년부터 6년 동안 약 28억 원을 유용했다. 권진영 대표와 그의 측근이 법인카드를 남발한 곳은 명품 브랜드, 호텔, 스파, 식당 등 호사를 누리기 위해서였다.
이승기가 저녁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커피 값 2만 7000원엔 벌벌 떨면서 자신이 쓸 명품 수천 만원은 아무렇지 않았다. 법인 카드는 법인이 쓰는 경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소속 연예인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쓰는 경비는 법인카드로 결제함이 마땅하나 권진영 대표는 개인 카드를 쓰도록 매니저를 윽박질렀다.
디스패치가 전한 소식 속 권진영 대표는 법인 카드로 할 만한 건 다 했다. 사이버 머니도 결제했고 금도 샀다. 재단 기부도 법인카드로 했다. 자신의 남동생과 모친에게도 법인카드를 줘 멋대로 쓰게 했고 명품 매장에서 만난 여성 A씨에게도 카드를 줬다. A씨는 절반 이상을 명품 쇼핑에 사용했다고.
권 대표는 억울할 수 있다. 당시 후크는 권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 주주가 본인 하나 뿐인데 법인카드를 쓰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고 쉽게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다르다. 100% 지분을 가진 법인의 1인 주주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면 배임과 횡령에 해당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은 수많은 판결문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다.
의문은 꼬리를 자른다고 끝나지 않는다. 권진영 대표가 '개인 재산'이라고 못을 박는 바람에 잘린 꼬리보다 남아 있는 몸통과 머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대중은 수 억이든 수십억이든 이승기에게 줄 돈 역시 결국 이승기에게 주지 않은 돈으로 불린 재산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사기·횡령·배임이 됐다. 지난 일주일을 시끄럽게한 이승기의 음원 수익 0원 사건은 '공포탄'일 뿐이었다. 법인카드 의혹 이전엔 부동산 의혹 및 감사보고서 부실 작성 의혹도 있었다. 후크는 2011년 이승기에게 '투자' 명목으로 47억 2500만 원을 받고 청담동 건물을 샀다.
이승기가 후크에게 준 47억 2500만 원은 후크의 감사보고서에 '단기차입금'으로 처리됐다. 단기차입금은 변제기한이 1년 이내인 차입금. 이승기는 이 돈을 2021년에 돌려 받았다. 1년 이상인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으로 분류해야 하지만 보고서엔 제대로 적지 않았다.
이승기는 47억 2500만 원을 투자금이라고 생각했고, 후크와 이승기의 청담동 건물 관련 약정서엔 '이승기 지분 50%'라고 적었다. 하지만 돈을 돌려받을 때쯤 후크는 말을 바꿔 대여금으로 처리해 원금과 이자만 줬다. 이승기의 요구는 앨범의 유통으로 인한 수익 내역을 공개하고 이에 기초하여 미지급된 음원료를 정산해주는 것. 그래서 이달 15일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권진영 대표는 정산서 내역을 공개하는 대신 입장만 발표했다.
이승기와의 다툼은 개인 재산에서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결하면 된다. 이승기 측과 합의 또는 법정다툼 끝에 적정한 선에서 보상해줄테니. 이승기가 판에서 일어선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당국이 횡령·배임 등의 수사를 위해 자리를 대체할 뿐이다.
드러난 법인카드 내역만 보더라도 지금처럼 입장문 한 장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다. 권 대표도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최고 로펌의 경찰 출신 변호사들로 드림팀을 꾸린걸 보니.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캘리포니아에 폭풍을 만든다. 불확실한 사건의 전개는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감정의 다툼이 수사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국면이다.
후크 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와 이승기의 싸움은 다툼의 영역을 벗어났다. '이승기 18년 간 음원 수익 0원'으로 시작된 갈등은 권진영 대표의 횡령·배임으로 넘어갔다.
권진영 대표는 이승기와 관련된 다툼을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말로 끝내려한다. 이승기의 계약 주체는 권진영 대표가 아니라 후크다. 논란의 대상이 권진영 대표 본인이라고 해서 이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 검찰이 후크를 압수수색한 이상 횡령과 배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권진영 대표와 경영진은 법인카드를 제 것처럼 썼다는 의혹이 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권진영 대표는 2016년부터 6년 동안 약 28억 원을 유용했다. 권진영 대표와 그의 측근이 법인카드를 남발한 곳은 명품 브랜드, 호텔, 스파, 식당 등 호사를 누리기 위해서였다.
이승기가 저녁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커피 값 2만 7000원엔 벌벌 떨면서 자신이 쓸 명품 수천 만원은 아무렇지 않았다. 법인 카드는 법인이 쓰는 경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소속 연예인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쓰는 경비는 법인카드로 결제함이 마땅하나 권진영 대표는 개인 카드를 쓰도록 매니저를 윽박질렀다.
디스패치가 전한 소식 속 권진영 대표는 법인 카드로 할 만한 건 다 했다. 사이버 머니도 결제했고 금도 샀다. 재단 기부도 법인카드로 했다. 자신의 남동생과 모친에게도 법인카드를 줘 멋대로 쓰게 했고 명품 매장에서 만난 여성 A씨에게도 카드를 줬다. A씨는 절반 이상을 명품 쇼핑에 사용했다고.
권 대표는 억울할 수 있다. 당시 후크는 권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 주주가 본인 하나 뿐인데 법인카드를 쓰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고 쉽게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다르다. 100% 지분을 가진 법인의 1인 주주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면 배임과 횡령에 해당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은 수많은 판결문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다.
의문은 꼬리를 자른다고 끝나지 않는다. 권진영 대표가 '개인 재산'이라고 못을 박는 바람에 잘린 꼬리보다 남아 있는 몸통과 머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대중은 수 억이든 수십억이든 이승기에게 줄 돈 역시 결국 이승기에게 주지 않은 돈으로 불린 재산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사기·횡령·배임이 됐다. 지난 일주일을 시끄럽게한 이승기의 음원 수익 0원 사건은 '공포탄'일 뿐이었다. 법인카드 의혹 이전엔 부동산 의혹 및 감사보고서 부실 작성 의혹도 있었다. 후크는 2011년 이승기에게 '투자' 명목으로 47억 2500만 원을 받고 청담동 건물을 샀다.
이승기가 후크에게 준 47억 2500만 원은 후크의 감사보고서에 '단기차입금'으로 처리됐다. 단기차입금은 변제기한이 1년 이내인 차입금. 이승기는 이 돈을 2021년에 돌려 받았다. 1년 이상인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으로 분류해야 하지만 보고서엔 제대로 적지 않았다.
이승기는 47억 2500만 원을 투자금이라고 생각했고, 후크와 이승기의 청담동 건물 관련 약정서엔 '이승기 지분 50%'라고 적었다. 하지만 돈을 돌려받을 때쯤 후크는 말을 바꿔 대여금으로 처리해 원금과 이자만 줬다. 이승기의 요구는 앨범의 유통으로 인한 수익 내역을 공개하고 이에 기초하여 미지급된 음원료를 정산해주는 것. 그래서 이달 15일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권진영 대표는 정산서 내역을 공개하는 대신 입장만 발표했다.
이승기와의 다툼은 개인 재산에서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결하면 된다. 이승기 측과 합의 또는 법정다툼 끝에 적정한 선에서 보상해줄테니. 이승기가 판에서 일어선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당국이 횡령·배임 등의 수사를 위해 자리를 대체할 뿐이다.
드러난 법인카드 내역만 보더라도 지금처럼 입장문 한 장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다. 권 대표도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최고 로펌의 경찰 출신 변호사들로 드림팀을 꾸린걸 보니.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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