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할머니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66회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특집을 맞아 전 야구선수 이대호가 출연했다.
이대호는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일 은퇴했다. 은퇴 후 이대호는 "한 3일은 자다가 일어나서 울고, 자기 전에 울고 했는데 이제 좀 적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끝난 건가, 진짜 은퇴한 건가 생각하다가 좀 허전했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MC 유재석은 "은퇴식 출근길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며 소감을 물었다. 이대호는 "아버지 기일이라 술 한 잔 올리고 급하게 갔다. 은퇴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갔던 것 같다"며 "꿈이었던 투수를 해서 더 기억에 남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은퇴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2년 전에 결심했던 부분이라 번복하고 싶진 않았다"며 "야구계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이라 쉬고 싶기도 했고, 뛰려면 더 뛸 수 있는데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은퇴를 했는데 이런 이야기하기 좀 그렇지만 안타 2199개를 달성했다. 하나만 더 했으면 2200개인데"라는 질문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대호는 "KBO 리그에서만 2199개고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쳤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대호의 은퇴식 날, 영구 결번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7번째 영구 결번을 받은 선수가 됐다. 영구 결번은 아무도 쓸 수 없는 거냐는 물음에 이대호는 "그렇다"며 "쓸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있다. 만약 우리 아들이 야구를 해서 롯데에 입단하면 제 번호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야구를 시작한 계기로 친구이자 동료 선수인 추신수를 언급했다. 이대호는 "저도 부산사람이라 주말이 되면 항상 야구를 틀어놨다.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으로 추신수가 전학왔다. 그때 같이 야구를 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신수가 아니었다면 야구는 안 했을 것 같다. 그때 학급이 14반까지 있었는데 그 중에 우리 반에 전학 온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운명적으로 만난 것 같다"며 추신수와 인연이 시작됐던 때를 떠올렸다.
유재석은 "두 선수가 다 야구 스타로 성장했다는 것,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가는 게 1년 1명도 안 나오잖나. 저도 신기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와 밥 먹으며 너무 신기하다고 얘기한 적 있다"고 공감했다. 이대호는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은퇴식을 준비해준다는 것 자체가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감사했다. 고생했던 장면이 떠올라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대호는 가난했던 유년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야구도 힘들었지만 집이 가난해서 방망이 하나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지고 뭘 먹고 싶어도 잘 못 먹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진학 때는 회비를 면제 받기 위해 가까운 학교가 아닌 버스로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먼 학교로 갔다고 한다. 이대호는 "똑같은 돈도 못 내니까 눈치가 보였다. 실력이라도 안 되면 난 시합을 못 뛴다 생각했다. 이 친구들보다 못하면 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은퇴식 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자랐다. 그는 "아버지는 제가 3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재가하셨다. 할머니가 저를 뒷바라지 해주셨다. 고생만 하시다가 성공하는 걸 못 보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대호는 "할머니가 금가락지 예물이 있었는데 그걸 전당포에 맡기면 몇 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돈으로 스파이크 사서 며칠 장사해서 다시 받고, 돈이 필요하면 다시 맡기고, 열 몇 번 했다"며 할머니를 떠올렸다. 이어 "할머니가 시장에서 새벽 3시에 콩잎을 파셨다. 한 뭉치에 500원인데 내가 학교 갔다 오면 5만 원 정도 파셨다. 시장에서 할머니는 된장 할머니였고 나는 된장 손자였다"며 "성공해서 좋은 집, 좋은 음식을 할머니께 해드리고 싶었던 게 제 목표였다"고 전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이대호는 야구를 그만두려는 고민도 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성공해서 보답하고 싶은 분이 사라져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아내는 아직도 제 은퇴 영상을 못 보고 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새벽에 와도 4시까지 안 자고 기다렸다가 같이 잤다. 20년 동안 한 번도 먼저 자고 있던 적이 없다. 아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저를 위해 많이 희생했다. 야구선수 뒷바라지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지난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66회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특집을 맞아 전 야구선수 이대호가 출연했다.
이대호는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일 은퇴했다. 은퇴 후 이대호는 "한 3일은 자다가 일어나서 울고, 자기 전에 울고 했는데 이제 좀 적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끝난 건가, 진짜 은퇴한 건가 생각하다가 좀 허전했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MC 유재석은 "은퇴식 출근길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며 소감을 물었다. 이대호는 "아버지 기일이라 술 한 잔 올리고 급하게 갔다. 은퇴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갔던 것 같다"며 "꿈이었던 투수를 해서 더 기억에 남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은퇴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2년 전에 결심했던 부분이라 번복하고 싶진 않았다"며 "야구계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이라 쉬고 싶기도 했고, 뛰려면 더 뛸 수 있는데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은퇴를 했는데 이런 이야기하기 좀 그렇지만 안타 2199개를 달성했다. 하나만 더 했으면 2200개인데"라는 질문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대호는 "KBO 리그에서만 2199개고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쳤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대호의 은퇴식 날, 영구 결번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7번째 영구 결번을 받은 선수가 됐다. 영구 결번은 아무도 쓸 수 없는 거냐는 물음에 이대호는 "그렇다"며 "쓸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있다. 만약 우리 아들이 야구를 해서 롯데에 입단하면 제 번호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야구를 시작한 계기로 친구이자 동료 선수인 추신수를 언급했다. 이대호는 "저도 부산사람이라 주말이 되면 항상 야구를 틀어놨다.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으로 추신수가 전학왔다. 그때 같이 야구를 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신수가 아니었다면 야구는 안 했을 것 같다. 그때 학급이 14반까지 있었는데 그 중에 우리 반에 전학 온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운명적으로 만난 것 같다"며 추신수와 인연이 시작됐던 때를 떠올렸다.
유재석은 "두 선수가 다 야구 스타로 성장했다는 것,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가는 게 1년 1명도 안 나오잖나. 저도 신기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와 밥 먹으며 너무 신기하다고 얘기한 적 있다"고 공감했다. 이대호는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은퇴식을 준비해준다는 것 자체가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감사했다. 고생했던 장면이 떠올라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대호는 가난했던 유년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야구도 힘들었지만 집이 가난해서 방망이 하나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지고 뭘 먹고 싶어도 잘 못 먹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진학 때는 회비를 면제 받기 위해 가까운 학교가 아닌 버스로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먼 학교로 갔다고 한다. 이대호는 "똑같은 돈도 못 내니까 눈치가 보였다. 실력이라도 안 되면 난 시합을 못 뛴다 생각했다. 이 친구들보다 못하면 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은퇴식 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자랐다. 그는 "아버지는 제가 3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재가하셨다. 할머니가 저를 뒷바라지 해주셨다. 고생만 하시다가 성공하는 걸 못 보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대호는 "할머니가 금가락지 예물이 있었는데 그걸 전당포에 맡기면 몇 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돈으로 스파이크 사서 며칠 장사해서 다시 받고, 돈이 필요하면 다시 맡기고, 열 몇 번 했다"며 할머니를 떠올렸다. 이어 "할머니가 시장에서 새벽 3시에 콩잎을 파셨다. 한 뭉치에 500원인데 내가 학교 갔다 오면 5만 원 정도 파셨다. 시장에서 할머니는 된장 할머니였고 나는 된장 손자였다"며 "성공해서 좋은 집, 좋은 음식을 할머니께 해드리고 싶었던 게 제 목표였다"고 전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이대호는 야구를 그만두려는 고민도 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성공해서 보답하고 싶은 분이 사라져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아내는 아직도 제 은퇴 영상을 못 보고 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새벽에 와도 4시까지 안 자고 기다렸다가 같이 잤다. 20년 동안 한 번도 먼저 자고 있던 적이 없다. 아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저를 위해 많이 희생했다. 야구선수 뒷바라지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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