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빅마우스' 용두사미 결말, 이종석 살해·임윤아 사망이 최선인가
'빅마우스' 용두사미 결말, 이종석 살해·임윤아 사망이 최선인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법의 심판'을 외치던 이종석은 살인을 저지르고, 진실을 찾아 분투하던 임윤아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간 '빅마우스'가 누군지 추측하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던 '빅마우스'는 결말에서 가장 큰 반전을 선사했다. 그간 벌여놓은 판들을 전혀 수습하지 못하고 떡밥들조차 방치한 채 나 몰라라 끝맺음을 지어버렸기 때문.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빅마우스'의 인기 요인은 빅마우스 정체에 관한 추리 게임이었다. 시청자들은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속 누가 진짜 빅마우스인지 알아내고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빅마우스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에는 지금까지 벌여놓은 수많은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채 속 빈 강정 같은 개연성을 들키고 말았다.

고미호가 양어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추적하다 방사능에 피폭되어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 설정 역시 뜬금없다. 그간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병원과 교도소에 오가면서 발로 뛰었지만 물 벼락 한 번에 사망하는 결말은 박창호, 고미호의 해피엔딩을 바랐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셈이 됐다.

여기에 구천 대학병원에서 진행됐던 실험 프로젝트가 명확히 어떠한 것이었는지 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박창호가 죽은 최도하가 갈취한 1000억 원 여의 금괴를 어떻게 찾아냈는지도 해소되지 않아 찝찝함을 안겼다.

시청률로만 보면 '빅마우스'는 흥행을 거둔 셈이다.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13.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기 때문. 그러나 결말은 용두사미. 그간 '빅마우스'를 응원하던 시청자들마저 등 돌린 상황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던 기획 의도가 무색해지는 결말에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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