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미트' 연주 역 진서연 인터뷰

"아이를 잘 케어하는 스타일 아니야"
"전업주부, 한 달에 100억씩 준다고 해도 못 해"
"'리미트', 이정현·문정희 선배님 때문에 출연"
"촬영 위해 아들과 2~3일 떨어져 호텔에서 칩거하기도"
"센 캐릭터 '독전', 내게 독 아냐…치정 멜로 하고파"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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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를 잘 케어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운동, 연기, 친구, 사람들을 대할 때 제가 의도하면 의도한 만큼 효과가 나요. 하지만 아이는 제가 최선을 다해서 의도를 해도 그게 다 벗어나요. 제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미쳐버려요. 인내의 끝, 한계의 끝. '리미트'에요. 저는 전업주부를 한 달에 100억씩 준다고 해도 못 해요. 전업주부는 이 세상에서 고귀한 일을 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진서연은 육아 보다 차라리 촬영 100개를 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업주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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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연은 2014년 9살 연상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결혼했다. 그는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났고, 3개월 뒤 혼인신고를 했다. 2018년 출산해 올해로 다섯 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

출산은 진서연에게 큰 축복이었다. 진서연은 "아이가 없었을 때는 아기 엄마 역할을 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아니까 저렇게 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는 '척' 하는 걸 못 한다. 그렇게 테크니컬한 사람이 아니다.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연기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가 생기고 나서 엄마 역할을 해보니 사람들을 보는 내 시선이 달라지더라. 스태프들도 내 자식 같고, 한 명 한 명 스태프들이 사랑스럽게 보이더라. 제가 가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확장됐다. '그럴 수도 있어'라며 너그러워지고 관대해졌다. 더 착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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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서연은 '아는 형님'에 출연해 "결혼은 강력히 추천한다. 하지만 아이 낳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케어하는 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다. 아이 키우는 것보다 차라리 촬영 100개 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진서연은 "저는 아이를 잘 케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운동, 연기, 친구, 사람들을 대할 때 제가 의도하면 의도한 만큼 효과가 난다. 하지만 아이는 제가 최선을 다해서 의도를 해도 그게 다 벗어난다. 제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미쳐버린다. 인내의 끝, 한계의 끝. '리미트'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진서연은 "아이를 낳고 아이 엄마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엄마는 신이다. 전업주부는 이 세상에서 고귀한 일을 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전업주부를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전업주부를 한 달에 100억씩 준다고 해도 못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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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연은 오는 31일 영화 '리미트' 개봉을 앞두고 있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다.

극 중 진서연은 아동 연쇄 유괴범에게 아이를 납치당한 엄마 연주로 분했다. 연주는 전대미문의 아동 연쇄 유괴사건의 시작점이자 사건에 휘말린 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아이를 찾아내는 강인한 엄마다.

진서연은 "한국에서 여자들이 주도적으로 극을 끌어내는 누아르 영화가 없었다. 황정민, 설경구 선배님 등 남자 선배님들이 주류를 이뤘던 누아르밖에 없었다"며 "신인 때부터 제가 해온 필모그래피를 보면 남자를 받쳐주는 역할은 안 했다. 제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지만, 여성이 극을 주체적으로 이끄는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역을 했었다. '리미트'도 여성들이 독단적으로 하고 아이를 찾으려 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고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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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연은 "사실 '리미트'는 이정현, 문정희 선배님 때문에 출연했다. 저는 연주를 통해 끝까지 임팩트를 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었다. 그래서 캐스팅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제가 '리미트'에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다. 저희는 리허설도 거의 안 했고, NG고 거의 없었다. 호흡이 정말 좋았다. 다들 '여배우끼리 기 싸움 하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기 싸움은 전혀 없었다. 핑퐁 핑퐁이 잘 된 케이스고, 사이가 정말 좋다"고 했다.

진서연의 개인적인 성향은 무엇일까. 그는 "어렸을 때 영향이 컸나. 제가 딸 셋에 둘째로 태어났다. 굉장히 많은 가족, 친척들 사이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 남자 상, 여자 상 따로 있었다. 겸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에 대해 억눌림과 불평등에 대한 반항심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공평해야 한다는 마음이 차곡차곡 쌓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서연은 "그 어떤 것보다 '리미트'가 어려웠다. 차라리 내 아이가 죽거나 내 가족이 누군가 죽는다면 복수하지 않나. 내 아이가 살아서 납치당하는 게 어떤 감정일까 추론을 해봤을 때 말이 안 되는 고통이더라. 여태까지 한 것보다 더 어려웠다. 느끼는 만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진서연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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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항상 2~3일 정도는 아이랑 떨어져 있었다. 아이가 나한테 없어졌다는 에너지를 받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아이랑 재밌게 놀다가 '이 연기'를 못 하겠더라. 촬영 전에 호텔에서 3일 정도밖에 안 나가고, 음식도 못 먹고 있다가 현장으로 갔다. 아이가 없는데 어떻게 먹나. 저는 버퍼링이 오래 걸린다. 매 회차 그렇게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2~3일 칩거하고 있다가 촬영 때 연주가 돼서 들어갔다"고 했다.

진서연은 영화 '독전'을 통해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제55회 대종상 여우조연상, 제39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제10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조연상 등 당시 각종 시사회를 휩쓸며 흥행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진서연은 "사람들이 저를 '독전' 속 보령으로만 본다. 그런 캐릭터만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안 한 작품도 많다. 아니면 더 세고 자극적인 것만 들어온다. '독전'은 제게 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꾸준히 똑같이 연기 해왔다. 유독 '독전이 눈에 띄었던 거다. '독전'이나 '원더우먼'처럼 관객이 픽하는 캐릭터들이 잇지 않나. 단지 그거뿐이다. 그런데 저는 치정 멜로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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