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참아?' 아이돌 인질 삼아 팬 홀대 '아육대'…'날로 방송' 만든 MBC '갑질' [TEN피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더니 아이돌과 팬들의 애정과 기대 MBC만 이득을 취했다.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는 아이돌과 팬들이 완성하는 축제다. 하지만 MBC는 주최에만 혈안이 돼 주인공들을 모셔놓고 처우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팬들을 챙기는 건 아이돌과 이들의 회사에만 미뤄놓았다. 아이돌의 '역조공'이 화제가 되니 주최 측의 모자란 부분이 더 눈에 띄인다.

'아육대'는 시작한 지 10년도 더 넘은 MBC만의 명절 특집이다. 추석과 설날, 인기 아이돌과 팬덤을 초대해 양궁, 계주, 달리기 등 스포츠를 즐기고 승부를 통해 재미과 감동을 안긴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

무대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땀 흘리기 때문에 아이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팬들에게도 '아육대'는 새롭다. 응원하는 멤버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고, 색다른 모습도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
사진제공=MBC
사진제공=MBC
하지만 '아육대'는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큰 문제는 출연진과 관객에 대한 배려 부족, 미흡한 운영 방식 등이었다. 한두 번 하는 특집도 아닌데 진행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아육대'는 최소 15시간을 진행한다. 긴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는 팬들의 환경은 열악했다. 녹화에 참여한 관객은 마치 인질과 비슷한 처우였다. 출입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고 긴 시간을 자리에만 앉아있어야 했다.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인질 삼은 MBC의 갑질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아육대'가 현장을 찾은 팬덤에게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중도 퇴장을 금지한 것. 방역을 이유로 자리 이동 및 취식도 금지했다. 15시간 넘도록 자리에 앉아만 있으라는 이야기였다.

비난이 거세지자 '아육대'는 중도 입장을 가능하도록 수정했고, 취식 금지 역시 '식사는 각자 개인적으로 중도 퇴장해 진행'으로 변경했다. 초대한 손님에게 물과 간식, 밥 정도는 챙겨줄 수 있지 않나. '좋아서 왔으니 이정도는 참으라'는 걸까. 알아서 해결하라는 '아육대'의 태도는 이상하다.

'아육대'의 완성은 관객이다. 멤버들을 응원하고 분위기를 띄우며 진짜 '스포츠' 같은 느낌은 내게 한다. '아육대'가 유지될 수 있던 건 팬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컸다. 그럼에도 '아육대'는 여전히 관객에 대한 예의도 차리지 않는다. 날로 먹는다는 비난에도 꿋꿋하다.
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ITZY(있지) / 사진=텐아시아DB
ITZY(있지) / 사진=텐아시아DB
아이브 / 사진=텐아시아DB
아이브 / 사진=텐아시아DB
팬들의 마음을 달래는 건 아이돌과 회사다. '아육대'에 출연한 아이돌은 식권, 도시락 등을 챙겨 팬들에게 선물했다. 위아이는 버스까지 대절해 팬들의 이동을 책임졌다. 엔믹스는 직접 구운 쿠키 등으로 마음을 대신하기도 했다.

CIX와 이펙스는 중식당 식권과 함께 여러 간식을 준비했고 커플키스와 빌리는 식당을 빌려 팬들에게식사를 제공했다. 스케줄로 일찍 자리는 뜬 아이브와 NCT도 간식을 준비해 먼 길을 와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스테이씨, 스트레이 키즈, 더보이즈, 조유리, 권은비, 에이티즈, 브레이브걸스, 있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이 도시락과 간식을 가득 준비했다.

MBC가 앞으로도 '아육대'를 진행할 거라면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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