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뤘어요. 작품 테두리 안에서 그리고 박찬욱 감독님의 세계 안에서 연기를 하게 되면 나라는 배우도 성숙해지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며 감정을 드러내고 대사를 하다 보면 말이죠. 그리고 앞으로 작품을 해내감에 있어서 조금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 했어요. 이제는 용의자 이미지를 탈피할 것 같아요. 아직도 "'살인의 추억' 네가 범인이지? 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데뷔 22년 차 만에 처음으로 형사 역할로 찾아온 배우 박해일. 동시에 중국 배우 탕웨이와의 은밀한 로맨스까지 그려냈다. 박찬욱 감독과의 첫 호흡까지, 본인 스스로가 더 기대됐다고.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해일은 2000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았다. 늘 양복을 입으며 깔끔하면서도 잠이 오지 않아 잠복근무하는 형사. 그리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는 멜로 장인의 모습까지 돋보였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7월 개봉하는 '한산: 용의 출현'까지 두 작품 개봉을 앞둔 박해일은 "스크린에서 관객들 만나는 일인데 그걸 못하다가 만나게 되는 거니 너무 반갑고 다시 재기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무대인사를 할 때도 내가 만든 영화로 관객들에게 감정을 드리기 전에 나부터 무대인사를 하는 자체가 감동이더라. 내 기분은 들떠 있었다"며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 보시게 된 시기라 같은 일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기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지금 상황이 차이가 느껴지는 건 매년 정해진 라인업이 있는데 이번에는 찍어놓았던 작품들이 우르르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관객들과 즐기자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과 이번 작품으로 첫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박해일은 "한 시간 가까이 감독님께서 줄거리에 관해 얘기해 주시더라. 화장실도 안 가시고 얘기해 주시는데 진짜 집중해야 할 것 같은 느낌과 긴장감을 느꼈다"며 "'어른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형사 캐릭터인데 기존 형사와는 다를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호기심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수위에 관해서 물어보기엔 가벼워 보이더라. 이런 것도 호기심으로 같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감독의 전작 '박쥐', '올드보이', '아가씨' 등은 높은 수위로 명성을 크게 얻은 바 있다.
그러면서 "나라는 배우의 소재가 감독님에게 어떻게 쓰일까 걱정도 됐고, 매 순간의 결과물에서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또 신나게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을까,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을 하는 걱정 반 기대 반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내 연기를 많이 지지해 주셔서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외국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박해일은 "탕웨이 배우는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스타일. 초반에 질문을 많이 하는 걸 옆에서 보고 듣다 보니 첫 단추부터 얻게 되는 게 더 많았다"고 극찬했다.
이어 "촬영장에 통역사분이 계시지만 아무래도 감정 부분까지 소통을 다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내가 먼저 산책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다"며 "탕웨이 씨와 산책을 몇 번 하며 컨디션 체크도 하고 서로에게 파이팅 하고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탕웨이를 위해 한국어 대사를 녹음해 주는 스윗함도 보였다고. 그는 "탕웨이 씨가 외국 배우이지 않나. 박찬욱 감독님까지 셋이서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영어 버전, 중국어 버전, 한국어 버전 시나리오를 책상에 내려놓더라. 이런 과정을 통해서 준비하는구나 싶었다. 굉장히 어려운 방식이지 않나. 난 늘 하던 방식이지만. 더 밀도 있게 준비했겠구나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인 탕웨이와 만나는 신이 많았던 그는 "탕웨이 씨가 내 대사를 한국어로 혼자 좀 듣고 싶어 했다. 아마 한국어 톤에 익숙해지려 한 것 같다. 최대한 발음에 유의하면서 담백하게 녹음해 드렸다. 박 감독님도 녹음해 드렸더라. 도움이 되셨다고 하니 나도 고맙다"라며 " 극중 탕웨이 씨가 통역 앱을 통해 해준에게 중국어로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나도 중국어 좀 녹음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고 싶었다. 이런 건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부분이다. 다른 문화권 배우와 첫 경험인데도 차근차근 소통해나간 것같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촬영하며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두 가지를 뽑았다. 먼저 송서래 역의 탕웨이 배우에게 감정을 토로하는 장면. 박해일은 "당시 '붕괴되었다"라고 말하며 서래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지점이 있다. 해준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이자 극의 전환점이라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읽을 때부터 중요하다고 여겼다. 난이도가 높다고 느껴져 촬영 2-3일 전부터 미리 세트장에 찾아가 혼자 리허설도 해볼 정도. 긴장이 됐던 장면인데 촬영하고 나니 속 시원했다. 관객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난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다"라고 후련해했다.
이어 "바닷가 장면이 기억난다. 당시 만조, 파도 등 환경도 갖춰져야 했던 상황이었다. 추운 겨울 날 바닷물에 들어가고 고생 많이 했다. 돌부리가 많아서 넘어지기도 했는데 그런 것 조차 연기적 감정으로 풀어냈다. 스스로는 '잘 넘어갔다'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에게 토닥여주고싶다"고 덧붙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데뷔 22년 차 만에 처음으로 형사 역할로 찾아온 배우 박해일. 동시에 중국 배우 탕웨이와의 은밀한 로맨스까지 그려냈다. 박찬욱 감독과의 첫 호흡까지, 본인 스스로가 더 기대됐다고.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해일은 2000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았다. 늘 양복을 입으며 깔끔하면서도 잠이 오지 않아 잠복근무하는 형사. 그리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는 멜로 장인의 모습까지 돋보였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7월 개봉하는 '한산: 용의 출현'까지 두 작품 개봉을 앞둔 박해일은 "스크린에서 관객들 만나는 일인데 그걸 못하다가 만나게 되는 거니 너무 반갑고 다시 재기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무대인사를 할 때도 내가 만든 영화로 관객들에게 감정을 드리기 전에 나부터 무대인사를 하는 자체가 감동이더라. 내 기분은 들떠 있었다"며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 보시게 된 시기라 같은 일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기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지금 상황이 차이가 느껴지는 건 매년 정해진 라인업이 있는데 이번에는 찍어놓았던 작품들이 우르르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관객들과 즐기자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과 이번 작품으로 첫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박해일은 "한 시간 가까이 감독님께서 줄거리에 관해 얘기해 주시더라. 화장실도 안 가시고 얘기해 주시는데 진짜 집중해야 할 것 같은 느낌과 긴장감을 느꼈다"며 "'어른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형사 캐릭터인데 기존 형사와는 다를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호기심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수위에 관해서 물어보기엔 가벼워 보이더라. 이런 것도 호기심으로 같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감독의 전작 '박쥐', '올드보이', '아가씨' 등은 높은 수위로 명성을 크게 얻은 바 있다.
그러면서 "나라는 배우의 소재가 감독님에게 어떻게 쓰일까 걱정도 됐고, 매 순간의 결과물에서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또 신나게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을까,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을 하는 걱정 반 기대 반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내 연기를 많이 지지해 주셔서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외국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박해일은 "탕웨이 배우는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스타일. 초반에 질문을 많이 하는 걸 옆에서 보고 듣다 보니 첫 단추부터 얻게 되는 게 더 많았다"고 극찬했다.
이어 "촬영장에 통역사분이 계시지만 아무래도 감정 부분까지 소통을 다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내가 먼저 산책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다"며 "탕웨이 씨와 산책을 몇 번 하며 컨디션 체크도 하고 서로에게 파이팅 하고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탕웨이를 위해 한국어 대사를 녹음해 주는 스윗함도 보였다고. 그는 "탕웨이 씨가 외국 배우이지 않나. 박찬욱 감독님까지 셋이서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영어 버전, 중국어 버전, 한국어 버전 시나리오를 책상에 내려놓더라. 이런 과정을 통해서 준비하는구나 싶었다. 굉장히 어려운 방식이지 않나. 난 늘 하던 방식이지만. 더 밀도 있게 준비했겠구나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인 탕웨이와 만나는 신이 많았던 그는 "탕웨이 씨가 내 대사를 한국어로 혼자 좀 듣고 싶어 했다. 아마 한국어 톤에 익숙해지려 한 것 같다. 최대한 발음에 유의하면서 담백하게 녹음해 드렸다. 박 감독님도 녹음해 드렸더라. 도움이 되셨다고 하니 나도 고맙다"라며 " 극중 탕웨이 씨가 통역 앱을 통해 해준에게 중국어로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나도 중국어 좀 녹음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고 싶었다. 이런 건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부분이다. 다른 문화권 배우와 첫 경험인데도 차근차근 소통해나간 것같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촬영하며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두 가지를 뽑았다. 먼저 송서래 역의 탕웨이 배우에게 감정을 토로하는 장면. 박해일은 "당시 '붕괴되었다"라고 말하며 서래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지점이 있다. 해준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이자 극의 전환점이라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읽을 때부터 중요하다고 여겼다. 난이도가 높다고 느껴져 촬영 2-3일 전부터 미리 세트장에 찾아가 혼자 리허설도 해볼 정도. 긴장이 됐던 장면인데 촬영하고 나니 속 시원했다. 관객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난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다"라고 후련해했다.
이어 "바닷가 장면이 기억난다. 당시 만조, 파도 등 환경도 갖춰져야 했던 상황이었다. 추운 겨울 날 바닷물에 들어가고 고생 많이 했다. 돌부리가 많아서 넘어지기도 했는데 그런 것 조차 연기적 감정으로 풀어냈다. 스스로는 '잘 넘어갔다'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에게 토닥여주고싶다"고 덧붙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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