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 김하늘, 이혜영, 김성령의 구도가 전복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킬힐’ 5회에서는 칼자루를 손에 쥐기 위한 우현(김하늘 분), 모란(이혜영 분), 옥선(김성령 분)의 숨 가쁜 움직임이 그려졌다. 과거 이적에 실패했던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은 우현은 기세를 몰아 모란과의 거래에 나섰다. 한편, 마침내 찾아낸 아들을 향한 애틋함으로 눈물을 보인 모란. 그런 모란의 등 뒤로 숨겨온 칼날을 드러내는 옥선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판을 깨부수는 반전을 예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현이 해수(서은 분)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해수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은 물론 해수가 애용했던 향수까지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은 우현. 이를 뿌리고 현욱(김재철 분)이 기다리는 뒤풀이 자리로 향하는 우현의 모습은 반전을 안겼다. 그런 우현이 등장한 순간부터 현욱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모란 역시 이를 놓치지 않았다. 복잡한 시선들이 교차하는 고요한 혼란이 이들의 변화를 예감케 했다.
서울로 돌아온 우현은 옥선과 만났다. 그리고 누구도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났다. 현욱이 선물한 킬힐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옥선이 찾아와 해수의 존재를 알렸던 것. 향수를 선물한 이 역시 옥선이었다. 옥선은 출장에서 돌아온 우현에게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고, 우현은 계열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전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모란의 말을 믿지 않는 옥선은 “네 건 네가 챙겨, 현아”라고 당부했다.
옥선의 말은 우현의 욕망에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모란을 마주한 우현은 앞서 가온 홈쇼핑 상무 혜림(이혜은 분)으로부터 받은 파격적인 스카우트 제안과 맞먹는 내용을 모란에게 요구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장은 남편 도일(김진우 분)이 맡을 것. 헛웃음을 짓는 모란에게 우현은 “이왕 도구로 이용당할 거라면 헐값엔 움직이지 말자”라고 각오했다며 미소로 맞받아쳤다.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팽팽하게 밀고 당기는 두 사람의 싸움은 점점 거세졌다. 현욱에게 계열사와 관련된 모란의 꿍꿍이를 전하겠다며 대범하게 나오는 우현 앞에서 모란은 잠시 평정심을 잃었다. 그는 “칼자루, 네가 쥐고 있다고 생각하니?”라고 물었고, 우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누가 봐도 제가 잃을 게 더 없어 보여서요”라며 도발했다. 결국 우현의 조건을 받아들인 모란. 그러나 돌아선 모란의 얼굴에 스친 싸늘함은 끝나지 않은 게임을 짐작게 했다.
옥선의 반전도 이어졌다. 아들 정현(윤현수 분)과 함께 보육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옥선은 원장(오지혜 분)과 단둘이 남게 되자 낯선 얼굴을 꺼내 보였다. 원장에게 후원을 빌미로 한 “절대 여기 출신이라는 건 모르게 해야 돼요”라는 차가운 협박은 두 사람을 둘러싼 비밀에 호기심을 더했다.
필요와 상대에 따라 가면을 달리하는 옥선은 이제 우현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먼저 그에게 해수의 존재를 흘리고, 모란에 대항할 방법을 가르쳐준 옥선. 쉽사리 의심을 걷지 못한 우현에게 그가 “나도 너랑 똑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한 데에는 과연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여기에 모란과 제임스(김현욱 분)의 친자관계 성립 결과가 담긴 확인서를 손에 넣고 히스테릭한 웃음을 터뜨리는 옥선의 모습은,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눈물짓는 모란과 대비되며 그의 행보에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잃을 게 없다는 자신의 약점을 역이용해 적진으로 뛰어든 우현과 찰나의 빈틈을 허용한 모란, 상대가 가지고 있는 것을 속속 파헤치며 교란전에 들어간 옥선. 세 사람 중 마지막 순간에 칼자루를 쥐게 될 인물이 누구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킬힐’ 6회는 기존보다 20분 앞당겨진 24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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