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연중일기≫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한 제작진 실형
"피해자가 처벌불원서 썼지만, 방송사와 대등한 관계 아냐"
최대 피해자 이해인 근황은 계속 '신곡 준비 중'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한 제작진 실형
"피해자가 처벌불원서 썼지만, 방송사와 대등한 관계 아냐"
최대 피해자 이해인 근황은 계속 '신곡 준비 중'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가요·방송계 이슈를 전달합니다. 어제의 이야기를 객관적이고 까다롭게 분석해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아이돌 연습생 이해인은 꿈과 시간을 도둑 맞았다. 2017년 CJENM 소속 Mnet의 걸그룹 데뷔 기회가 있었다. 그의 꿈을 빼았은 건 '아이돌학교' 제작진, 이해인의 잃어버린 5년은 그렇게 흘러갔다.
2017년 9월 29일 '아이돌학교'의 마지막회. 걸그룹으로 최종 데뷔할 9명의 이름이 불렸다. 방송 전부터 화제였고 방송 내내 인기를 모았던 이해인은 불리지 않았다. 그는 최종 순위 11위로 탈락했다.
"진심으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간절히 임했으니 다시 재충전해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입학 전에 썼던 편지처럼 행복한 꿈이었습니다." (이해인 데뷔 탈락 소감) 이해인의 '진짜 순위'는 1위였다. 1위가 11위가 된 이유는 투표 조작. 이해인이 누렸야했을 영예로운 순간은 다른 사람의 몫이 됐다.
"데뷔할 것 같지만 하고 싶지 않아 하던 특정 참가자를 불러 달래는 모습에 '나는 떨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혹시 몰라 미리 탈락 소감을 정리하며 그다음날 무대 준비를 마쳤을 때 저는 그게 제 삶에 마지막 무대일 거라고 생각하고 올라갔습니다. 예상 그대로 저는 11등으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해인 심경 고백글 일부)
2년 뒤 '아이돌학교'의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을 그해 7월 '아이돌학교'의 김CP(책임 프로듀서)와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김 씨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김CP는 1심에서 투표를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CP의 변호인은 이날 순위를 매기고 집계하는 게 김CP 본인의 업무여서 업무방해라고 보기 어렵고 사기 혐의도 법리적인 문제가 있어 무죄라고 주장했다. "시청률 참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망할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생겨 온라인 투표 비중을 높이게 됐다"는 변명도 내놨다.
회사 손해를 막기 위해 1위를 탈락시켰다는 모순. 시청률이 낮으면 투표를 조작해도 되는 건가. 보통 시청률이 부진하면 편집의 방식을 바꾸고 제작진을 교체하는 등의 변화를 꾀한다. 오직 Mnet만이 '조작;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은 망했다. 투표를 조작해 꿈들을 짓밟은 결과는 0%대의 시청률. 결과를 조작했던 최종회도 0.4%의 시청률이었다. 김CP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김 제작국장은 사기 및 업무방해 공동정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방조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항소했고, 지난 26일 열린 항소심에서 김CP는 징역 8개월로 감형돼 선고받았고 김 제작국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일부 회차에서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업무방해가 성립되지 않고, 공지된 시간 외에 투표된 약 8000표에 대해선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감형의 이유다.
이해인 등 피해자는 가해자와 합의했고 처벌불원서도 썼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팬들이 보살(착하고 관대한 사람 비유)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로 보이는 출연자(이해인)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해당 출연자는 아직 충분한 유행을 얻지 못해 방송사나 PD들과 전혀 대등하지 않은 관계이기에 합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할 수 없다" 했다.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는 "대부분의 피해자가 보상은 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듣지 못하였다는 점부터 분명히 하고싶다. 공정성 논란, CJENM의 사건은폐 의혹등은 어느 것 하나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CJENM의 진실된 사과와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 및 실행을 촉구했다. 조작이 인정되고 관련자가 처벌을 받는 동안 이해인을 포함한 피해자들의 데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해인은 지난해 5월 웹예능 '개천에서 용나지G'에 출연해 "곧 노래를 발표하겠다"고 말하고 감감무소식이다. 하지만 조작으로 탄생한 걸그룹은 2018년 데뷔, 10장의 앨범을 내고 지난 17일 컴백했다. 걸그룹의 이름은 프로미스나인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가요·방송계 이슈를 전달합니다. 어제의 이야기를 객관적이고 까다롭게 분석해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아이돌 연습생 이해인은 꿈과 시간을 도둑 맞았다. 2017년 CJENM 소속 Mnet의 걸그룹 데뷔 기회가 있었다. 그의 꿈을 빼았은 건 '아이돌학교' 제작진, 이해인의 잃어버린 5년은 그렇게 흘러갔다.
2017년 9월 29일 '아이돌학교'의 마지막회. 걸그룹으로 최종 데뷔할 9명의 이름이 불렸다. 방송 전부터 화제였고 방송 내내 인기를 모았던 이해인은 불리지 않았다. 그는 최종 순위 11위로 탈락했다.
"진심으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간절히 임했으니 다시 재충전해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입학 전에 썼던 편지처럼 행복한 꿈이었습니다." (이해인 데뷔 탈락 소감) 이해인의 '진짜 순위'는 1위였다. 1위가 11위가 된 이유는 투표 조작. 이해인이 누렸야했을 영예로운 순간은 다른 사람의 몫이 됐다.
"데뷔할 것 같지만 하고 싶지 않아 하던 특정 참가자를 불러 달래는 모습에 '나는 떨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혹시 몰라 미리 탈락 소감을 정리하며 그다음날 무대 준비를 마쳤을 때 저는 그게 제 삶에 마지막 무대일 거라고 생각하고 올라갔습니다. 예상 그대로 저는 11등으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해인 심경 고백글 일부)
2년 뒤 '아이돌학교'의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을 그해 7월 '아이돌학교'의 김CP(책임 프로듀서)와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김 씨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김CP는 1심에서 투표를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CP의 변호인은 이날 순위를 매기고 집계하는 게 김CP 본인의 업무여서 업무방해라고 보기 어렵고 사기 혐의도 법리적인 문제가 있어 무죄라고 주장했다. "시청률 참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망할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생겨 온라인 투표 비중을 높이게 됐다"는 변명도 내놨다.
회사 손해를 막기 위해 1위를 탈락시켰다는 모순. 시청률이 낮으면 투표를 조작해도 되는 건가. 보통 시청률이 부진하면 편집의 방식을 바꾸고 제작진을 교체하는 등의 변화를 꾀한다. 오직 Mnet만이 '조작;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은 망했다. 투표를 조작해 꿈들을 짓밟은 결과는 0%대의 시청률. 결과를 조작했던 최종회도 0.4%의 시청률이었다. 김CP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김 제작국장은 사기 및 업무방해 공동정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방조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항소했고, 지난 26일 열린 항소심에서 김CP는 징역 8개월로 감형돼 선고받았고 김 제작국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일부 회차에서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업무방해가 성립되지 않고, 공지된 시간 외에 투표된 약 8000표에 대해선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감형의 이유다.
이해인 등 피해자는 가해자와 합의했고 처벌불원서도 썼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팬들이 보살(착하고 관대한 사람 비유)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로 보이는 출연자(이해인)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해당 출연자는 아직 충분한 유행을 얻지 못해 방송사나 PD들과 전혀 대등하지 않은 관계이기에 합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할 수 없다" 했다.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는 "대부분의 피해자가 보상은 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듣지 못하였다는 점부터 분명히 하고싶다. 공정성 논란, CJENM의 사건은폐 의혹등은 어느 것 하나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CJENM의 진실된 사과와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 및 실행을 촉구했다. 조작이 인정되고 관련자가 처벌을 받는 동안 이해인을 포함한 피해자들의 데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해인은 지난해 5월 웹예능 '개천에서 용나지G'에 출연해 "곧 노래를 발표하겠다"고 말하고 감감무소식이다. 하지만 조작으로 탄생한 걸그룹은 2018년 데뷔, 10장의 앨범을 내고 지난 17일 컴백했다. 걸그룹의 이름은 프로미스나인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