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왼쪽), 손담비 / 사진=텐아시아DB
정려원(왼쪽), 손담비 / 사진=텐아시아DB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이슈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연예계 이슈는 흥미롭다. 특히나 연예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이슈는 평범한 일도 특별한 일이 되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카더라'가 여러 갈래로 뻗어 나온다.

SNS와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루머 전파의 속도는 빨라 졌다. 이런 카더라 루머의 대부분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 또는 제보에만 의존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항변권이나 사실관계는 중요치 않다. 카더라의 근거해 악플도 생산되고 지나치게 조리돌림 당하기도 한다.

이성과의 문제거나 고가의 물건이 엮인 이슈라면 '카더라'는 한단계 진화한다. 성매매와 스폰서라는 가상의 공간에 진을 친다. 가상의 '스폰서'는 랜선을 타고 사실이 되버리곤 한다.
손담비(왼쪽), 정려원 / 사진=텐아시아DB
손담비(왼쪽), 정려원 / 사진=텐아시아DB
손담비와 정려원은 카더라 루머의 피해자로 떠올랐다. '오징어 게이트'의 중심에 서 있는 포항 가짜 수산업자 김 씨와 알고 지냈다가 루머의 대상이 됐다. 사기와 정관계 로비를 일삼았던 김씨의 죄와는 상관없이 둘은 도마위에 올랐다. 이유는 김 씨와 친하게 지낸 배우라는 이유면 충분했다.

지난 27일 김 씨가 손담비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명품 가방부터 옷, 액세서리 등 선물 공세를 펼쳤다며 선물 리스트와 사진이 공개됐다. 손담비의 소개로 정려원과 가까워진 김 씨는 정려원에게 차량을 선물했으며 손담비가 빌린 5000만 원도 대신 변제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정려원과 단 둘이 그의 자택에서 7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했다.

김 씨는 수 백억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 대중의 시선은 그의 사기 행각보다 손담비와 정려원이 받은 고가의 선물과 사생활로 쏠렸다. 검증은 물론 공백이 많은 한줄의 증언은 어느새 스폰서라는 마법의 단어로 포장됐다. 악플과 성희롱은 하루만에 오롯이 두 배우가 져야할 짐이 되버린 상황.

두 사람의 소속사 H&엔터테인먼트는 입장을 내고 루머를 일축했다. 김 씨가 손담비의 팬이라며 접근해 고가의 선물 공세를 펼친 건 사실이나 손담비는 그에게 선물과 현금 등 받은 모든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돌려줬다는 설명이었다.

정려원에 대한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정려원이 구입한 차는 김 씨에게 받은 '선물'이 아니라 직접 '구입'한 것. 평소 갖고 싶던 모델이 있던 정려원은 "친동생이 중고차 회사를 가지고 있다며 해당 모델을 구해줄 수 있다"는 김 씨의 소개로 차량을 구매했다. 소속사는 김 씨에게 중고찻값을 입금한 내역도 공개했다. 또 "김 씨는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약속을 잡아 정려원과 정려원의 절친 총 세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명했다.

손담비, 정려원뿐만 아니라 여러 가수와 배우들이 성매매 및 스폰서 루머의 피해자가 됐다. 피해자 대부분이 여배우이긴 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늘 존재하는 악성 루머다.
강다니엘, 김호중 / 사진= 각 소속사 제공
강다니엘, 김호중 / 사진= 각 소속사 제공
과거 강다니엘도 소속사와의 분쟁을 도와준 홍콩 출신 여성 재력가 설 씨와 스폰서 의혹에 몸살을 앓았고 지난해에는 가수 김호중이 재력가 여성으로부터 고급 양복 5벌과 현금 300만 원 등을 받았다며 스폰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양복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선물을 주시겠다는 전화가 소속사로 쇄도하고 있다. 따라서 선물했다고 스폰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합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 소문일 뿐이다. 물론 허위사실인 줄 알았던 사건이 진실이 되어 논란이 된 적도 물론 존재한다. 그에 대한 비판은 잘잘못이 밝혀진 뒤 해도 늦지 않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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