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지만' 동성애 코드
자극적인 연출 대신 섬세한 감정 묘사
논란 아닌 공감 이끌어냈다
자극적인 연출 대신 섬세한 감정 묘사
논란 아닌 공감 이끌어냈다

'윤솔♥서지완, 동성애 커플이 응원받는 이유'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지만, 자극적인 막장 요소는 지웠다. 젊은 청춘들의 풋풋한 설렘과 고뇌에 초점을 맞춰 성 정체성 혼란에 대한 현실적인 공감을 끌어냈다. JTBC 토요스페셜 '알고있지만' 속 윤솔(이호정 분)과 서지완(윤서아 분)의 이야기다.
지난 14일 방송된 '알고있지만' 9회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윤솔과 서지완의 모습이 담겼다. 윤솔의 진심 어린 고백을 받은 서지완은 그를 친구 이상으로 좋아하면서도, 관계가 어그러질까 두려움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직접 이야기를 해보라는 유나비(한소희 분)의 조언에 서지완은 놀이터에서 윤솔을 만나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하면 우리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는 거잖아. 그렇다고 이렇게만 지내는 것도 싫다"고 용기내 고백했다. 이에 윤솔은 서지완 앞에 쭈그려 앉아 손을 잡은 뒤 "내 마음은 절대 안 변해. 그러니까 걱정하지마"라며 포옹, 동성 연인으로 발전했다.

여기에 동성애 코드를 과한 스킨십이나 성적인 긴장감 등을 통해 연출하지 않고,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도 인상적이다. 마치 10대 시절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성 지향성의 혼란, 그 혼란 속에서 정체성을 깨닫는 모습처럼 말이다.
최근 방송되는 tvN '더 로드-1의 비극'이 동성애 코드를 차서영(김혜은 분)은 권여진(백지원 분)을 협박하는 자극적 도구로 사용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이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과거 금기시되던 동성애 코드가 녹아져있음에도 윤솔과 서지완의 로맨스에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는 동성애를 자극적인 설정들로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눈빛과 진실된 마음을 잘 녹였기 때문이다.
이제 드라마에서 동성애 코드는 과거처럼 논란의 소재가 아니다. 어떻게 극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준다. 그만큼 거부감은 낮아졌고 이해의 목소리는 높아졌다는 뜻이다.
'알고있지만'이 하이퍼리얼 로맨스를 내세우며 20대 초반 청춘들의 다양한 이성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마지막회를 한 회 앞둔 '알고있지만'이 막장 아닌 공감으로 끌어낸 윤솔, 서지완의 현실 결말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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