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찐커플' 양준모♥민솔유
'엔조이커플' 임라라, 동기들에게 유튜브 추천한 일등공신
민솔유, "강유미 보며 개그맨 꿈 키워"
양준모, "전재산 털어 밥사준 백승훈 선배" '감동'
유튜브 '웃커플'의 주인공. 코미디언 민솔유(왼쪽), 양준모./사진제공=샌드박스
유튜브 '웃커플'의 주인공. 코미디언 민솔유(왼쪽), 양준모./사진제공=샌드박스
하나로도 웃기는데 둘이 합치니 웃음이 배가 됐다. 개그계 '찐 커플'이 서로 속고 속이는 발칙한 장난으로 구독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구독자 12만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웃커플'의 이야기다.

'웃커플'은 개그맨 커플 양준모와 민솔유의 웃음이 담긴 채널이다. 이 채널에는 닭살 행위도, 애정 행각도 없지만 '웃음'과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다. 실제 커플이기에 가능한 리얼한 상황과 개그맨이라는 사실이 바탕이 되어 '리얼 꿀잼'이 보장된다.

민솔유 "'웃찾사'가 폐지된 이후 각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활동했다. 그러다가 동기인 '엔조이커플'의 임라라가 유튜브를 추천했다. 처음엔 듣고 넘겼는데 라라가 동기들을 만날 때마다 계속 추천했다. 그래서 준모에게 '우리도 한번 해볼까?' 얘기를 건넸더니 덥석 물더라."

양준모 "처음에는 저희가 재밌는 걸 하면 사람들도 재밌게 봐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봐줄 만한 콘텐츠를 찾다가 '몰카'를 기획했다. 몰카 콘텐츠 전향 후 첫 영상부터 조회 수가 '떡상'했다. 그때 깨달았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구나'"
8년차 인연, 양준모와 민솔유./사진제공=소속사
8년차 인연, 양준모와 민솔유./사진제공=소속사
양준모와 민솔유는 "징글징글한" 8년 차 커플이다. 두 사람은 개그맨 지망생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 누나가 먼저 꼬셨다"고 주장하는 양준모의 고백으로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됐다고. 서로를 의지하며 개그맨 시험을 준비하던 이들은 2015년 운명적이게도 같은 해 같은 개그맨 시험에 합격해 2017년까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무대에서 활동했다.

민솔유 "개그맨 지망생 시절, 1년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두 시에 만나 카페 문 닫을 때까지 함께했다. 주말에는 각자 돌잔치, 내레이터 알바 등을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다.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준모가 듬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랑 잘 계속 지내고 싶었다. 친구 사이로 영원히 함께 지내고 싶었는데 남녀다 보니까 감정이 생기더라."

2015년 SBS 15기 공채 개그맨에 합격한 두 사람. 하지만 이들은 "늘 무명이고 지금도 무명"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2017년 개그 무대가 사라졌으니 두 사람은 꿈에 그리던 개그맨 시험 합격의 기쁨도 겨우 2년밖에 누리지 못한 것.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2년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양준모는 깐풍기가 먹고 싶어도 2만 6천 원이라는 돈이 아까워서 망설이던 시절, 고마웠던 선배들을 떠올렸다.
'웃찾사' 막내 시절의 양준모, 민솔유./사진제공=소속사
'웃찾사' 막내 시절의 양준모, 민솔유./사진제공=소속사
양준모 "김진곤 선배가 개그맨시험 2차 때 '너 맘에 든다'며 붙여줬다. 그렇게 최종 시험까지 합격해 개그맨이 됐지만, 기도 못 펴고 심부름만 했다. 그런데 김진곤 선배가 카페로 나를 데리고 가서 같이 코너도 짜고 사우나도 데리고 갔다. 정말 감사했다. 또 '웃찾사' 폐지 후 솔유와 둘이서 비싼 감자탕 대신 뼈 해장국을 먹기로 했다. 그때 지나가던 백승훈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인사를 했더니 들어와서 밥값에 음료수까지 시켜서 계산해주셨다. 고맙게 잘 먹었는데 몇 년 뒤 알고 보니 당시 백승훈 선배 카드에 5만 원도 없었다더라. '웃찾사'가 없어지고 다들 밥벌이가 없을 때였다. 선배도 그때 일을 기억하고 계시더라."

민솔유는 꿈을 가진 계기에 대해 강유미를 언급했다. 강유미는 KBS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 'SNL 코리아' 등 코미디 무대에서 활약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을 통해 콩트와 ASMR을 결합한 신개념 콘텐츠로 제2의 전성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방송화면 캡처
민솔유 "강유미 선배를 보고 개그맨 꿈을 가졌다. '개콘'을 보면서 '강유미 선배 너무 잘하신다. 천재 같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했다. 강유미 선배는 저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모르실 것 같다. 만약에 강유미 선배와 함께하는 콘텐츠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제겐 너무 큰 영광일 것 같다."

양준모는 라이벌이 되고 싶은 유튜브 채널을 언급했다. 그가 말한 '라이벌'은 자신들처럼 커플이자 동료 개그맨인 '흔한남매' 한으뜸, 장다운과 '엔조이커플' 임라라, 손민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라이벌'이란 경계 대상의 의미가 아닌, 그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

양준모 "'흔한남매', '엔조이커플' 그 두 팀과 라이벌이 될 정도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아직 라이벌이 될 수준이 안되기 때문이다. 같이 생활했었던 동료들인데, 우리 기수 중에 세 커플이 있다. 그중 두 팀이 굉장히 잘 됐으니까 우리 커플이 잘 될 일만 남았다. 저희가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라이벌이 되고 싶은 팀이다."

민솔유 "저는 가치 있는 콘텐츠 만들고 싶다. 만드는 저희가 만족스러워야 다른 분들도 마음이 전해질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의 접점을 잘 만들어서 방향성 있게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튜브는 감독부터 배우까지 다 직접 하니까 훨씬 더 재미있고 좋다. 또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이나 음악 관련된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양준모 "개그 드라마, 개그 시트콤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조금씩 기획하는 단계다. 저희 콘텐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콘텐츠를 늘려가고 싶다. 저희가 원하는 방향과 구독자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시도는 해보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다양한 연령대의 구독자들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는 방향성을 논의 중에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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