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BS '파란만장' 방송 화면.
사진= EBS '파란만장' 방송 화면.
배우 이주실이 과거 유방암 4기로 시한부 8개월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EBS1 ‘인생이야기 파란만장’에서는 57년차 배우 이주실이 출연했다.

이날 이주실은 51세 때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종양 크기로 봐서 3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수술하려고 열어보니 침습된 게 많았다. 입원한 보름 동안 예후가 안 좋아서 의사 선생님이 절망하셨다”며 “떼어낸 부위 상처에서 흐르는 분비물을 담는 주머니가 있다. 그게 너무 무섭게 차서 의사 선생님이 얼마 못 가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실은 “내가 죽나 사나 보다 애들을 어떻게 하나 제일 먼저 걱정이었다”며 “제가 벌어서 아이들을 먹였는데 일을 할 수 없게 돼 암담했다”고 털어놨다.

이주실은 유방암 투병을 하면서도 연기 활동을 계속했고 두 아이는 외국으로 보냈다고. 이주실은 “아이들이 환자와 함께 생활하면 우울해질 거고. 가족 회의해서 아이들을 외국에 있는 동생에게 보냈다”며 “청소년기 두 아이를 떼어놨으니까 누가 내 아이들을 보호해준다면 나도 이 땅에서 그 나이대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해서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 EBS '파란만장' 방송 화면.
사진= EBS '파란만장' 방송 화면.
그렇게 연기를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이 암이 재발됐고, 이주실은 “여기저기 탈이 많이 났다. 13년 앓았다. 암이 뼈까지 가서 다리를 절었다”며 “아침 해가 떠서 아이들 가르치러 나오고, 촬영 있어서 현장에 갔다. ‘세상 참 좋아, 나 같은 암환자가 가발 분장으로 커버해 배우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살기 좋아’ 라고 생각했다. 그게 저를 살렸다. 8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는데 살다 보니 넘어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주실은 “일이 있어서 토할 지경인데 집어넣고 어떻게든 일어서야 하니까. 항암주사 맞으려면 건강해야 했다. 당시 몸무게가 33kg였다. 기어 다니고 손톱이 죽고 그랬는데, 일터가 날 기다린다는 생각에 계속 일했다”고 말했다.

이주실은 8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28년 이상 더 살았다며 “행복하다. 지금도 가끔은 누워서 잠자리에 들 때 오늘 하루 잘 지내 감사하다는 마음을 먹는다. 안 고마운 게 없다”고 말했다.

이주실은 “나는 암하고 싸우지 않고 놀았다. 시간의 흐름을 느낄 겨를도 없이 열심히 바쁘게 살았다. 열심히 살면 1년을 100년처럼 살 수 있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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