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낮과 밤', 지난 19일 종영
이청아,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役
섬세한 표현력으로 몰입도 'UP'
"남궁민, 내게 너무 멋진 파트너"
tvN 드라마 '낮과 밤'에서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청아. /사진제공=킹스랜드
tvN 드라마 '낮과 밤'에서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청아. /사진제공=킹스랜드
"작년 한 해를 완전히 '낮과 밤'이라는 작품에 쓴 것 같아요. 촬영 기간은 8개월 정도였지만 처음 대본을 받고 이 캐릭터를 준비하던 시기까지 합치면 10개월이 넘는 시간이었죠.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 드라마도 비슷하게 촬영을 시작한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모든 사람이 참 어려운 시기였는데,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작품을 마친 것 같아 아쉬움보다는 감사함과 후련한 마음이 더 큽니다."

배우 이청아에게 tvN 드라마 '낮과 밤'은 연기 열정을 한층 강화해준 작품이다. 극 중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으로 열연한 그는 절정에 달할수록 혼란과 고뇌를 겪는 캐릭터를 섬세한 표현력으로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한 이청아는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호박꽃 순정', '꽃미남 라면가게', '운빨로맨스', '단짠 오피스', '아름다운 세상', 'VIP' 등과 영화 '썬데이 서울',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더 파이브', '다시, 봄' 등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이청아는 극 중 사건을 해결한 후 미국으로 돌아간 제이미 레이튼에 관해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하고 부모님을 뵈러 갔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킹스랜드
이청아는 극 중 사건을 해결한 후 미국으로 돌아간 제이미 레이튼에 관해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하고 부모님을 뵈러 갔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킹스랜드
이청아가 연기한 제이미 레이튼은 어릴 적 기억을 잃은 채 미국으로 입양된 인물로, 한국의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28년 만에 돌아와 비극적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이후 도정우(남궁민 분)와 함께 하얀밤 마을에서 살아남은 인물이자, 그의 쌍둥이 동생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이청아는 "제이미 레이튼은 아주 이성적인 인물로, 감정을 표현할 줄 알지만 직접적이지 않다. 제이미 레이튼을 연기할 때, 오히려 가볍고 1차원적인 감정의 반응은 쉬웠다. 하지만 큰 사건이 닥치거나 감정적으로 크게 건드렸을 때 오히려 이성이 비상사태처럼 강하게 반응하게 되더라"라면서 "나는 제이미 레이튼이 심리학 박사가 된 이유를 본인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인간답게 섞여 살기 위해서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회성이나 인간의 감정을 학문으로써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찰'이라는 것이 제이미 레이튼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했어요. 제이미 레이튼은 늘 모든 곳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취합하죠. 처음 특수팀에 발령받아서 사람들 속에 섞였을 때도, 사소한 모든 것에 자극이 되더라고요. 이 사람들의 관계, 누가 더 우위인지 누가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말이죠. 그리고 그 안에서 이성적 판단을 내려요. 이 모든 상황과 도출되어야 하는 값을 생각했을 때 '범인은 도정우'라는 판단을 내리듯 말이죠."
'낮과 밤'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tvN
'낮과 밤'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tvN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청아는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현장에서 남궁민 선배가 '우리 배우들은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 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궁민 선배는 내게 너무 멋진 파트너였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장면을 맞추며 촬영을 해나갔다. 작품을 찍는 내내 크게 의지하고 배우며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마치고 나니 더 존경하게 된 선배"라면서 "김설현은 겸손하고 예의 바른 친구다. 현장에서 일부러 더 김설현에게는 실없는 장난을 많이 쳤다. 극 중 워낙 심각한 사건들을 다루고 분위기도 무거워서 웃을 일이 많지 않다. 김설현은 웃는 게 참 예쁜 친구인데 그게 좀 아쉬웠다. 김설현의 밝은 캐릭터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윤선우와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노력파에 현장에서 굉장히 집중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제이미 레이튼을 유일하게 웃게 해주는 배역이라 극 중 더 자주 만났으면 싶기도 했다"며 "인터뷰에서 내가 다정했다고 이야기했더라. 사실 마음의 반도 표현을 못 하고 맨날 촬영만 했던 것 같은데, 그 기사를 보고 내심 고마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청아는 '낮과 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16회 중 비밀 연구소 대치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킹스랜드
이청아는 '낮과 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16회 중 비밀 연구소 대치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킹스랜드
"매 작품을 마칠 때 제가 배운 것과 아쉬웠던 것을 정리하곤 해요. '낮과 밤'을 마치고는 작품과 상관없이 연기 트레이닝을 더 강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수업을 시작했죠. 쉬기보다는 이 작품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빨리 체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아쉬웠던 것은 '내가 이 캐릭터의 매력을 끝까지 잘 유지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때로는 극의 장르의 분위기나 사건의 심각성에 잠식되기도 했던 것 같아서요. '대중을 좀 더 이해하며 연기했어야 했다'는 반성도 있었죠. '낮과 밤'은 저에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더 강화해준 멋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청아는 "이번 드라마에서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뤄서 그런지, 다음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람으로 연기하고 싶다. 누구의 삶에나 있는 일상적인 사건과 감정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라면서 "요즘 집에서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와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다시 보고 있다.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런 톤을 가진 이야기 속에서 한번 호흡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현재 소속사와 예능 출연을 두고 논의 중이라는 이청아. 그는 "내가 대중에게 작품 이외의 노출이 많지 않아서 권하는 것 같다. 이제 SNS도 자주 하는데 그래도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인가 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전에 예능을 몇 번 출연했었는데 극과 극이었다. 너무 편안하고 좋았던 때도 있고 너무 불편하고 실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면서 "이번에 하게 된다면 좀 편안하게 해보고 싶다. 설정이 가미된 것이 아닌 일상에 가까운 모습 말이다. 가족들이나 나의 일반인 친구들이 놀러 와 준다면 참 좋겠다"고 전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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