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일집, 40여 년 만에 친구와 재회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
사진=KBS2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 화면.
사진=KBS2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 화면.
코미디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배일집과 그리웠던 친구의 재회가 담긴 KBS2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는 사랑을 싣고’ 시청률이 수도권 기준 4.7%, 전국 기준 4.5%(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코미디계의 1세대 트로이카인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과 함께 활동을 한 배일집은 힘들었던 신인 시절 자신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소중한 친구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고마운 친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옛날 다방 분위기의 카페에서 MC 김원희와 현주엽을 만난 배일집은 과거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선배 코미디언들과의 추억과 명콤비였던 배연정과 부부로 오해받았던 일화를 들려줬다.

이어 돈다발을 가지고 놀 정도로 잘 살았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던 일과 두 집 살림을 하셨던 아버지의 이야기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조금이라도 가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군대에 입대했다가 군예술단원이 됐고, 전쟁 중인 월남까지 갔다고 했다. 그는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길 만큼 위험한 환경에서 공연을 하며 번 돈이었지만 전부 집으로 보냈다고 했다.

배일집이 찾는 친구는 그가 입대를 할 즈음 부모님과 함께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살던 길영대 씨로, 배일집은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어머니 홀로 칠 남매를 돌보는 자신의 집과는 달리 화목하게 사는 것이 부러웠었다고 했다.

어려운 형편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에 대한 속상함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던 그는 결혼 날짜를 잡고 돈이 없어 고민하는 배일집에게 차용증도 없이 전세금을 포함한 거액의 결혼 자금을 선뜻 빌려주었다고.

배일집의 옛집이 있던 동네 등 추억의 장소들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눈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추적실장 서태훈은 길영대 씨가 과거 청계천 인근에서 털실 가게를 했다는 것을 실마리로 추적을 시작했다. 그는 청계천 인근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에게 길영대 씨의 이름을 대며 아는지를 물었고, 한참을 돌아다니고 나서야 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찾았다. 상인은 “가게 이름을 배일집 선생님께서 지어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배일집이 기억 못하는 사실을 알려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수소문 끝에 서태훈은 길영대 씨 집을 알아내 찾아갔지만, 거기서 만난 그의 아들은 배일집을 만나기 위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께서 만나고 싶다고는 하셨는데, 요즘 아버지가…”라며 말끝을 흐려 배일집을 불안하게 했다.

최종 장소인 청계천에 도착한 배일집은 “영대야”라며 거듭 불렀고 한참이 지난 뒤 환하게 웃으며 길영대 씨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40여 년 만의 재회에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했다.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고, 배일집과 길영대 씨는 마치 콩트를 하듯 능청스럽게 농담을 주고받는 등 40여 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찰떡 호흡을 보여줘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