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유재명 주연 '소리도 없이' 15일 개봉
유아인 "대사 없는 인물…과장된 표현 지양"
유재명 "행복감 크게 준 작품"
유아인 "대사 없는 인물…과장된 표현 지양"
유재명 "행복감 크게 준 작품"
배우 유아인과 유재명이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극 '소리도 없이'에서 강렬한 연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은 선악으로 구분 짓기 모호한 두 인물을 통해 '진정한 옳고 그름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 '소리도 없이' 언론시사회는 지난 9일 진행됐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자간담회는 12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홍의정 감독과 배우 유아인, 유재명이 참석했다.
유아인이 연기한 태인과 유재명이 연기한 창복은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성실한 청소부. 태인은 말이 없고, 창복은 말이 많으며 다리가 불편하다.
홍 감독은 "선택하지 못한 자신의 신체, 환경이 보이도록 설정하고 싶어서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를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태인 캐릭터를 썼을 때 이 인물이 아무리 말을 해도 세상이 들어주지 않는다면 이 인물은 말이 없는 캐릭터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대사가 없는 인물이었지만 더 과장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지양하고 경계하면서 대사가 없다는 게 연기에 부담되지 않도록 촬영 내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의정 감독님과 유재명 선배님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깊은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밟았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어떤 배우가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길 했더라. 저도 시나리오를 본 순간 그랬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 20년지기 친구가 극 중에 등장하는데 둘이 전화로도 '너무 좋은 시나리오'라고 얘기하며 흥분했다. 나에게 이런 시나리오가 온 게 행복했다. 연극, 영화 포함해 수많은 작품을 했는데 행복감을 가장 크게 준 작품 같다. 작품이 주는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재명과 유아인은 함께 작업한 데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재명은 "유아인과 이번에 처음 작업하게 됐다. 작품을 하는 배우라는 느낌보다 아이콘 같은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실제로 해보니 어떤 배우보다 열심히 분석하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연기해나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저는 20년 전부터 연극을 해서 작업을 너무 성스럽게 대하는 면이 있는데 유아인 씨는 즐기고 마음껏 표현하고 소통해서 부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유재명에 대해 "존재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고 의지됐고 감사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에 제가 딱히 드릴 것이 없어서 죄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로 인물로서 존재하며 가져갈 수밖에 없는 호흡에서도 상당히 편안함을 느꼈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은데 큰 느낌 없이 그 인물이 될 수 있었고, 감정적 불순물이 없었다"며 연기 케미를 자랑했다. 장편영화 데뷔작을 두 배우와 함께한 홍 감독은 "두 분에게 초보 연출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너그럽게 다 받아줘서 이상하고 어려운 부탁도 드릴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렇게 경력이 높으신 분들을 칭찬하거나 좋았다고 확실히 드러나는 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어서 시원하게 긍정적인 표현을 못해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아인은 "우리는 실수라고 느낀 적 없는데 감독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실수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아역배우 문승아가 납치된 초희 역으로 섬세한 감정 열연을 선보인다. 극 중 태인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아역배우 역시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유아인은 아역들과의 호흡에 대해 "전혀 어렵지 않고 편했다. 그 친구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친구들이 카메라에 담긴 모습을 보면서 나를 반성하기도 했다. 깨끗하고 순수한 친구들이라 많이 배우고 도움 받으며 호흡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재명 역시 "데드 마스크라고, 연극할 때 선배들이 표정이 많으면 욕심이 많다고 했다. 무표정이 최고의 경지인 것 같은데 (아역들은) 담백하고 맑고 순수한, 저 때만 표현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 같다. 많이 배웠고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아역들에게도 준비 과정에서 많이 부탁했다. 내가 초보라 테이크를 여러 번 갈수도 있다고 했는데 잘해줬다. 실제로 두 사람이 나보다 장편 경험이 많다. 입에 안 맞거나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있으면 '이렇게 하면 어떻겠나' 제안도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이 영화에 녹여진 '모호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제가 범죄를 저지르며 살진 않지만 내가 선하다고 믿는 행위의 끝이 선한 것인가, 내게 악하다고 주입돼 있는 것들이 그 자체로 진리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덕, 윤리 의식, 개인의 가치관 등에 옳고 그름이 존재하는가, 그것으로 빚어진 선악을 우리가 너무 쉽게 나눈 건 아닌가, 쉽게 판단하고 평가되는 게 아닌가 등의 고민들을 상당히 영화적이고 간결하게 편안하게 다루고 있다"며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유재명은 "우리 영화는 상대성에 관한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창복은 신앙심이 깊지만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인물. 이에 "창복이 말이 많다고 하지만 정상적으로 얘기하는데 태인에 비해 많은 거고, 적당한 신앙심인데 태인에 비해 커 보이는 것 같다"며 "선과 악, 우연과 필연, 삶과 죽음 등 경계에 관한 영화라면 창복에게 신앙은 삶인 것 같다. 진정한 신앙심이 있다면 이 일을 거부했겠지만 삶이었기에 받아들였을 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일을 하면서 유일하게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신앙심이기에 더 깊어진 것 같다"며 "기준이 없는 명확한 모호한 인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복은 특별히 신앙심이 깊은 착한 사람, 이 일을 하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고 구분할 수 없는 상징적 인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납치된 초희가 태인, 태인의 여동생 창복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기묘한 상황도 생긴다. 이에 대해 홍 감독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며 "초희가 생존을 위해서 잘 보여야 하는 유일한 대상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이 놓인 이 상황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인물이라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국 속 어렵게 작품을 선보이는 데 대해 유아인은 "모든 분들이 곤란하고 어려운 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것들이 살아남고 나쁜 것들은 사라져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며 "좋게 느껴지는 바가 있다면 좀 더 기특하게 여겨주고 여러분들의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전달해달라. 그러면 우리도 힘을 내서 더 좋은 순간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유재명은 "이 시간이 제일 설레고 감사하다. 출연한 멋진 선후배 배우들과 더운 여름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만들었다. 극장에 와서 우리 영화 봐달라. 무조건 건강하시라"고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 '소리도 없이' 언론시사회는 지난 9일 진행됐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자간담회는 12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홍의정 감독과 배우 유아인, 유재명이 참석했다.
유아인이 연기한 태인과 유재명이 연기한 창복은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성실한 청소부. 태인은 말이 없고, 창복은 말이 많으며 다리가 불편하다.
홍 감독은 "선택하지 못한 자신의 신체, 환경이 보이도록 설정하고 싶어서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를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태인 캐릭터를 썼을 때 이 인물이 아무리 말을 해도 세상이 들어주지 않는다면 이 인물은 말이 없는 캐릭터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대사가 없는 인물이었지만 더 과장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지양하고 경계하면서 대사가 없다는 게 연기에 부담되지 않도록 촬영 내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의정 감독님과 유재명 선배님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깊은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밟았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어떤 배우가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길 했더라. 저도 시나리오를 본 순간 그랬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 20년지기 친구가 극 중에 등장하는데 둘이 전화로도 '너무 좋은 시나리오'라고 얘기하며 흥분했다. 나에게 이런 시나리오가 온 게 행복했다. 연극, 영화 포함해 수많은 작품을 했는데 행복감을 가장 크게 준 작품 같다. 작품이 주는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재명과 유아인은 함께 작업한 데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재명은 "유아인과 이번에 처음 작업하게 됐다. 작품을 하는 배우라는 느낌보다 아이콘 같은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실제로 해보니 어떤 배우보다 열심히 분석하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연기해나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저는 20년 전부터 연극을 해서 작업을 너무 성스럽게 대하는 면이 있는데 유아인 씨는 즐기고 마음껏 표현하고 소통해서 부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유재명에 대해 "존재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고 의지됐고 감사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에 제가 딱히 드릴 것이 없어서 죄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로 인물로서 존재하며 가져갈 수밖에 없는 호흡에서도 상당히 편안함을 느꼈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은데 큰 느낌 없이 그 인물이 될 수 있었고, 감정적 불순물이 없었다"며 연기 케미를 자랑했다. 장편영화 데뷔작을 두 배우와 함께한 홍 감독은 "두 분에게 초보 연출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너그럽게 다 받아줘서 이상하고 어려운 부탁도 드릴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렇게 경력이 높으신 분들을 칭찬하거나 좋았다고 확실히 드러나는 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어서 시원하게 긍정적인 표현을 못해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아인은 "우리는 실수라고 느낀 적 없는데 감독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실수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아역배우 문승아가 납치된 초희 역으로 섬세한 감정 열연을 선보인다. 극 중 태인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아역배우 역시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유아인은 아역들과의 호흡에 대해 "전혀 어렵지 않고 편했다. 그 친구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친구들이 카메라에 담긴 모습을 보면서 나를 반성하기도 했다. 깨끗하고 순수한 친구들이라 많이 배우고 도움 받으며 호흡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재명 역시 "데드 마스크라고, 연극할 때 선배들이 표정이 많으면 욕심이 많다고 했다. 무표정이 최고의 경지인 것 같은데 (아역들은) 담백하고 맑고 순수한, 저 때만 표현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 같다. 많이 배웠고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아역들에게도 준비 과정에서 많이 부탁했다. 내가 초보라 테이크를 여러 번 갈수도 있다고 했는데 잘해줬다. 실제로 두 사람이 나보다 장편 경험이 많다. 입에 안 맞거나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있으면 '이렇게 하면 어떻겠나' 제안도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이 영화에 녹여진 '모호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제가 범죄를 저지르며 살진 않지만 내가 선하다고 믿는 행위의 끝이 선한 것인가, 내게 악하다고 주입돼 있는 것들이 그 자체로 진리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덕, 윤리 의식, 개인의 가치관 등에 옳고 그름이 존재하는가, 그것으로 빚어진 선악을 우리가 너무 쉽게 나눈 건 아닌가, 쉽게 판단하고 평가되는 게 아닌가 등의 고민들을 상당히 영화적이고 간결하게 편안하게 다루고 있다"며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유재명은 "우리 영화는 상대성에 관한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창복은 신앙심이 깊지만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인물. 이에 "창복이 말이 많다고 하지만 정상적으로 얘기하는데 태인에 비해 많은 거고, 적당한 신앙심인데 태인에 비해 커 보이는 것 같다"며 "선과 악, 우연과 필연, 삶과 죽음 등 경계에 관한 영화라면 창복에게 신앙은 삶인 것 같다. 진정한 신앙심이 있다면 이 일을 거부했겠지만 삶이었기에 받아들였을 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일을 하면서 유일하게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신앙심이기에 더 깊어진 것 같다"며 "기준이 없는 명확한 모호한 인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복은 특별히 신앙심이 깊은 착한 사람, 이 일을 하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고 구분할 수 없는 상징적 인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납치된 초희가 태인, 태인의 여동생 창복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기묘한 상황도 생긴다. 이에 대해 홍 감독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며 "초희가 생존을 위해서 잘 보여야 하는 유일한 대상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이 놓인 이 상황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인물이라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국 속 어렵게 작품을 선보이는 데 대해 유아인은 "모든 분들이 곤란하고 어려운 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것들이 살아남고 나쁜 것들은 사라져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며 "좋게 느껴지는 바가 있다면 좀 더 기특하게 여겨주고 여러분들의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전달해달라. 그러면 우리도 힘을 내서 더 좋은 순간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유재명은 "이 시간이 제일 설레고 감사하다. 출연한 멋진 선후배 배우들과 더운 여름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만들었다. 극장에 와서 우리 영화 봐달라. 무조건 건강하시라"고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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