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해요! JYJ!” 지난 10월 27일(현지 시각)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관광 명소 포블레 에스파뇰(Poble Espanyol) 입구에 줄 서 있던 수십여 명의 유럽 여성들이 한국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인 그룹 JYJ의 공연장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산과 텐트까지 준비해 온 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다음 날인 28일,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 관련 대규모 행사인 ‘망가 페스티벌’의 한 이벤트 무대에 선 JYJ를 찾은 8백여 명의 팬들 또한 스페인은 물론 노르웨이, 네덜란드, 그리스 등 자신의 나라 국기와 함께 서투른 한글로 쓴 플래카드 등을 들고 와 “JYJ!”를 연호했다.
작은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라이브 그리고 29일 밤 9시 경, 마침내 JYJ의 유럽 투어 첫 공연이 막을 올렸다. 스페인에서 한국 가수로서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이들을 만나기 위해 스페인 각 지역은 물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 멤버들이 “그라시아스”(고마워요), “떼 끼에로”(사랑해요) 등 간단한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고 객석의 파도타기 등 호응을 유도할 때마다 높은 함성이 이어졌다. 아시아에서 수만 명의 팬들을 운집시키고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로 화려한 공연을 보여주었던 JYJ로서는 비교적 소박하고 심플한 무대였지만 “그동안의 투어에서 쌓은 노하우를 보여 드리겠다”던 김준수의 말대로, 라이브와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주 무기인 이들에게 가장 잘 맞는 무대이기도 했다. 스페인의 유명 방송인이자 이번 공연에서 안무 감독을 맡은 라파 멘데즈는 “멤버들의 일정이 바빠 각자 다른 나라에서 따로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너무나 잘 맞는다. 격렬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10~30대 여성이 대부분인 유럽 팬들 역시 한국이나 일본처럼 조직적인 응원법이나 열광적인 호응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KBS OST ‘찾았다’가 흘러나오자 “사랑해 널 사랑해” 등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아쉽게도 다음 곡이 마지막”이라는 김재중의 멘트에 “안 돼! 안 돼!”라고 외치며 아쉬움을 표했다. 50유로에서 100유로(한화 약 8만~16만 원)에 이르는 이 날 공연의 티켓은 3천 장 이상이 팔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JYJ의 사진을 클릭하고 노래를 찾아 듣다가 팬이 되었다는 차로(18세)와 타마라(24세) 자매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 달 동안 스페인의 여러 도시를 돌며 JYJ의 콘서트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24세의 학생 커플인 호세와 마리아는 “사귀는 4년 내내 동방신기의 팬이었다. 데이트 할 때는 JYJ의 음악을 같이 듣고 요즘은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이 너무 재미있었고 (재중이 출연한) SBS 도 다운로드받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새긴 액자를 만들어 와 JYJ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팬들도 있었다. 공연장을 찾은 유럽 팬 대부분은 “JYJ의 노래와 춤이 멋지고 그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특히 K-pop은 스페인 음악보다 춤추기에 더 좋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 동방신기의 ‘미로틱’을 통해 다섯 명의 팬이 된 이들 중 다수는 지금도 동방신기와 JYJ를 함께 응원하고 있었으며 빅뱅, 비, 비스트 등 댄스 가수들은 물론 휘성, 박효신, 클래지콰이 등 다양한 한국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복 전에 필요한 것은 정착 물론 K-pop이 유럽을 정복했다고, 세계인들이 K-pop에 빠져 있다고 말하는 건 명백한 과장이다. 바르셀로나에서 3시간 거리인 사라고사에서 공연장을 찾은 클라라(18세)는 “K-pop이 인기 있는 작은 커뮤니티들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동방신기와 JYJ에 관련된 영상자료 등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공유하는 팬 사이트 ‘영원히 SUB(Yongwonhi.sub)’에서 활동하는 라우라(24세)는 “내가 살고 있는 갈리시아 지역에는 한국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노래를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튜브와 ‘영원히 SUB’, ‘셰어링 유천’ 등의 팬 사이트를 통해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는 유럽 팬들의 관심사와 정보력은 예상보다 다양한 곳까지 뻗어 있었다. 파리에서 온 앨리스(23세)와 셀린(26세)은 “JYJ가 KBS에 출연하지 못한다는 뉴스를 보고 속상했다. 방송국에서 그들을 보이콧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8일 열린 JYJ와 스페인 언론사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 Hearst Sociedad y Corazon >의 마리아 호세 기자는 “지금 이 상황이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나도 JYJ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젊은이들이 그동안 생소하게 느꼈던 아시아 문화를 알아가면서 K-pop의 인지도와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Asian Club >의 마리 까르멘 기자 역시 “과거에 유럽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한국에 대한 기사는 북한 핵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K-pop이 유행하고 기사도 늘어나면서 젊은이들 스스로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즉 ‘정복’보다 앞서야 할 것은 ‘정착’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JYJ의 행보는 지금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수많은 한국 가수들 중 작지만, 유의미한 또 다른 한 걸음이다. 그들은 오는 11월 6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두번째 유럽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사진제공. CJESent
글. 바르셀로나=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작은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라이브 그리고 29일 밤 9시 경, 마침내 JYJ의 유럽 투어 첫 공연이 막을 올렸다. 스페인에서 한국 가수로서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이들을 만나기 위해 스페인 각 지역은 물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 멤버들이 “그라시아스”(고마워요), “떼 끼에로”(사랑해요) 등 간단한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고 객석의 파도타기 등 호응을 유도할 때마다 높은 함성이 이어졌다. 아시아에서 수만 명의 팬들을 운집시키고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로 화려한 공연을 보여주었던 JYJ로서는 비교적 소박하고 심플한 무대였지만 “그동안의 투어에서 쌓은 노하우를 보여 드리겠다”던 김준수의 말대로, 라이브와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주 무기인 이들에게 가장 잘 맞는 무대이기도 했다. 스페인의 유명 방송인이자 이번 공연에서 안무 감독을 맡은 라파 멘데즈는 “멤버들의 일정이 바빠 각자 다른 나라에서 따로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너무나 잘 맞는다. 격렬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10~30대 여성이 대부분인 유럽 팬들 역시 한국이나 일본처럼 조직적인 응원법이나 열광적인 호응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KBS OST ‘찾았다’가 흘러나오자 “사랑해 널 사랑해” 등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아쉽게도 다음 곡이 마지막”이라는 김재중의 멘트에 “안 돼! 안 돼!”라고 외치며 아쉬움을 표했다. 50유로에서 100유로(한화 약 8만~16만 원)에 이르는 이 날 공연의 티켓은 3천 장 이상이 팔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JYJ의 사진을 클릭하고 노래를 찾아 듣다가 팬이 되었다는 차로(18세)와 타마라(24세) 자매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 달 동안 스페인의 여러 도시를 돌며 JYJ의 콘서트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24세의 학생 커플인 호세와 마리아는 “사귀는 4년 내내 동방신기의 팬이었다. 데이트 할 때는 JYJ의 음악을 같이 듣고 요즘은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이 너무 재미있었고 (재중이 출연한) SBS 도 다운로드받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새긴 액자를 만들어 와 JYJ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팬들도 있었다. 공연장을 찾은 유럽 팬 대부분은 “JYJ의 노래와 춤이 멋지고 그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특히 K-pop은 스페인 음악보다 춤추기에 더 좋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 동방신기의 ‘미로틱’을 통해 다섯 명의 팬이 된 이들 중 다수는 지금도 동방신기와 JYJ를 함께 응원하고 있었으며 빅뱅, 비, 비스트 등 댄스 가수들은 물론 휘성, 박효신, 클래지콰이 등 다양한 한국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복 전에 필요한 것은 정착 물론 K-pop이 유럽을 정복했다고, 세계인들이 K-pop에 빠져 있다고 말하는 건 명백한 과장이다. 바르셀로나에서 3시간 거리인 사라고사에서 공연장을 찾은 클라라(18세)는 “K-pop이 인기 있는 작은 커뮤니티들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동방신기와 JYJ에 관련된 영상자료 등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공유하는 팬 사이트 ‘영원히 SUB(Yongwonhi.sub)’에서 활동하는 라우라(24세)는 “내가 살고 있는 갈리시아 지역에는 한국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노래를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튜브와 ‘영원히 SUB’, ‘셰어링 유천’ 등의 팬 사이트를 통해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는 유럽 팬들의 관심사와 정보력은 예상보다 다양한 곳까지 뻗어 있었다. 파리에서 온 앨리스(23세)와 셀린(26세)은 “JYJ가 KBS에 출연하지 못한다는 뉴스를 보고 속상했다. 방송국에서 그들을 보이콧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8일 열린 JYJ와 스페인 언론사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 Hearst Sociedad y Corazon >의 마리아 호세 기자는 “지금 이 상황이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나도 JYJ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젊은이들이 그동안 생소하게 느꼈던 아시아 문화를 알아가면서 K-pop의 인지도와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Asian Club >의 마리 까르멘 기자 역시 “과거에 유럽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한국에 대한 기사는 북한 핵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K-pop이 유행하고 기사도 늘어나면서 젊은이들 스스로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즉 ‘정복’보다 앞서야 할 것은 ‘정착’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JYJ의 행보는 지금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수많은 한국 가수들 중 작지만, 유의미한 또 다른 한 걸음이다. 그들은 오는 11월 6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두번째 유럽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사진제공. CJESent
글. 바르셀로나=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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