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이다. 다른 걸 그룹이라면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했을 시간. ‘아브라카다브라’와 ‘Sign’의 연이은 히트로 가장 활발히 활동해야 할 시간에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활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2년 동안 대체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음악으로 돌아왔을까. 혹시 ‘아브라카다브라’의 엄청난 성공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을까. 그래서 들어봤다. ‘아브라카다브라’ 혹은 그 이전의 브라운 아이드 걸스에 대해.‘아브라카다브라’ 이후 아이돌 그룹으로 여겨지게 됐다.
나르샤: 어쩌면 우리는 좀 어중간한 위치인지도 모르겠다.
미료: 감사하지만, 솔직히 좀 민망할 때도 있다. ‘아브라카다브라’에서 확실히 그런 느낌이 강해지긴 했지만, ‘L.O.V.E’ 때 좀 더 많은 댄스가 들어가면서 아이돌 그룹처럼 됐다. 그런데 그게 예전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은 거다. 더 많은 분들이 우리를 알게 됐고, 우리를 그런 그룹으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 ‘아브라카다브라’는 결정타였고(웃음).
‘아브라카다브라’,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결정적 순간
보통은 아이돌 그룹에서 시작해서 실력을 강조하는 보컬 그룹의 길로 나아가는데 독특한 길을 걷는 것 같다.
제아: 애초에 댄스곡을 했었던 계기가 조PD 선배님과 ‘Hold the line’이라는 곡을 했을 때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우리가 그런 곡을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성적이 좋았고, 그런 댄스에 우리 보컬이 들어갔을 때 시너지가 많이 난 것 같아서 한 번 더 도전을 했던 게 ‘오아시스’였다.
미료: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우리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상큼한 보컬과 매력을 알게 됐고, 그 뒤로 ‘L.O.V.E’와 ‘My Style’이 있었다.
나르샤: 그리고 그 전환점의 순간에 미디엄 템포 발라드가 끝나가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그런 스타일에 질려하고 있었다. 좀 더 상큼하고 신나는 음악을 원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룹의 색깔이나 이미지가 바뀌면서 정체성의 혼란은 없었나.
가인: 1~2집 같은 경우에는 보컬 그룹으로서의 실력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L.O.V.E’가 사랑을 받으니 좀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맞는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L.O.V.E’ 같은 댄스곡이 안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댄스곡은 오히려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그런데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잘 안 되니까 대중적으로 선회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우리에겐 좀 힘들었던 시기였다. ‘아브라카다브라’를 지나고 나니 예전에 노력했던 부분까지 알아주시는 것 같다. 같은 댄스곡을 하더라도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음악적으로도, 보컬 면에서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나르샤: 반대로 생각하면 그게 우리의 장점인 것 같다. 우리에게 ‘성인돌’이라는 애칭이 있다(웃음). 뭘 해도 브라운 아이드 걸스니까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냐’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이돌하고 같이 있어도 어울리고, 좀 더 성숙한 이미지를 원할 때도 어울릴 수 있다. 그런 다양성이 우리의 장점인 것 같다.
‘아브라카다브라’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에게 결정적 순간이었던 것 같다.
나르샤: 정말 큰 사랑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그때 촌티를 많이 벗었다(웃음). ‘아브라카다브라’에는 정말 모든 요소가 다 있었다.
미료: 일단 음악이 정말 좋았다. 그런 좋은 곡을 우리가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비주얼 쪽으로도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 안무도, 스타일링도.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와 조화를 잘 이루었다.
“변화하는 게 두렵다기보다 재밌다”
그래서 두려울 때도 있을 것 같다. 더 강한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을 것 같고.
나르샤: ‘아브라카다브라’가 커리어의 정점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한다. 녹음하면서 그런 부담이나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앨범이 늦어진 게 그래서인 것 같다. 더 멋있고,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 한다는 욕심을 자꾸 부렸다.
미료: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아브라카다브라’보다 더 강하고, 더 멋있는 걸 찾게 됐다. 하지만 부담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음악적 변신이나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보는 것에 대한 모험 정신이 다들 있다. 회사 분들도 그렇고. 다들 곡을 쓰시는 분들이라 도전 정신이 있다. 우리도 변화하는 게 두렵다기보다는 재밌다.
‘아브라카다브라’ 이후 개인 활동을 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했다.
제아: 가인이 것도 잠깐 나갔었고, KBS 에도 나갔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우리 성격하고도 잘 맞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니까.
나르샤: 기회가 있으면 또 하면 좋을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몸은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다.
가인은 조권과 연락을 안 하나?(웃음)
가인: 얼마 전에 생일이어서 친했던 슬옹이나 다른 친구들하고 파티를 했는데 권이가 온다고 그랬었다. 시트콤 끝나고 거의 못 봤고 연락도 못했는데, 온다고 했다가 아프다고 못 온다고 하는 거다. 아프다고 해서 걱정도 됐지만 서운하기도 했다. 계속 볼 때는 몰랐는데, 안 보다 보니까 보고 싶기는 한 것 같다(웃음).
*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가 이어집니다.
사진 제공. 내가 네트워크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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