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1│DAY1 오늘 제천에서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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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1:30 청풍호 유람선
어서 와. 그래, 배고픈 건 알겠는데 제천에 왔으면 먼저 청풍호 유람선을 타 봐야지. 배 안에 과자랑 맥주 파는 매점도 있으니까 걱정 말고. 아, 마침 대형선이네. 이건 야외좌석이 있어서 호수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옆에 보이는 게 단양 8경 중 옥순봉이랑 구담봉이래. 깎아지른 암벽에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꼭 베트남 하롱베이에 온 것 같지 않아?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일거야. 풍광도 풍광이지만, 이 유람선의 진가는 사실 1층 선실이지. DJ DOC의 ‘여름 이야기’부터 송창식의 ‘고래사냥’까지, 심상치 않은 선곡과 선장님의 고급스러운 멘트는 웬만한 음악다방 못지않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신청만 하면 노래방 기계도 사용할 수 있다 거지. 승무원 아저씨가 노래에 맞춰 색소폰까지 불어주니 얼마나 좋아. 말을 많이 했더니 슬슬 배고프다. 우리 요기나 하러 가자.

충북 제천시 청풍면 읍리 51번지
이용요금 청풍-장회편도 성인 9,000원 소인 4,500원
청풍-장회왕복 성인 1,4000원 소인 9,000원

Tip. 유람선 운행시간은 날씨나 배의 상태에 따라 매일 다르니, 오전 9시쯤 전화로 미리 확인하자 043)647-4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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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00 제천중앙시장+동문시장
재래시장 정도는 와봐야 제천의 진짜 얼굴을 알 수 있지. 여기엔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 많아.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는 조그만 방앗간들이 있고, 고춧가루 빻는 냄새와 전 부치는 냄새가 사이좋게 번갈아 풍겨오잖아. 여기 생선가게들 좀 봐. 턴테이블에 긴 막대를 달아 빙빙 돌리면서 파리를 쫓고 있네. 이런 거 본 적 있어? 그나저나 요기를 해야 할 텐데. 어디서 달콤하고 맛있는 냄새가… 빵집이다! 어렸을 때 먹었던 빵들이 여기 다 있구나. 우선 마요네즈와 야채를 버무려 고로케 사이에 쏙 넣어 만든 ‘사라다빵’이랑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도나쓰’, 여기서 직접 만들어 흰 포장지로 싼 햄버거를 먹자. 갈증 나니까 과일 젤리가 듬뿍 든 시원한 팥빙수도 하나 추가. 아, 이렇게 먹고 있으니까 옛날에 엄마 손 잡고 재래시장 다녔던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아. 그건 그렇고, 너 왜 이렇게 땀을 흘려?

중앙시장: 충북 제천시 중앙로1가 77
동문시장: 충북 제천시 중앙로2가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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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6:00 동원가든 한방오리백숙
야, 영화제 첫날부터 그렇게 비실거리면 어떡해. 좋아, 체력보강을 위해서 한방오리백숙을 먹자. 사실 우리 둘한텐 좀 많고, 4명 정도 함께 먹으면 딱 적당할 거야. 그럼 다음엔 우리 둘 다 애인을 데리고 오면 되겠네….. 아무튼 이 백숙에는 인삼이랑 황기가 들어갔는데, 특히 황기는 땀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대. 너 같은 사람한테 딱 좋은 거지. 이건 감자를 넣고 찐 찰밥이야. 쫀득쫀득하니 입에 착착 감겨서 입맛 없다는 소리가 쏙 들어갈걸? 밑반찬은 달큰한 깍두기와 곤드레 나물, 청양고추 등으로 간단하지만, 담백하면서 구수한 백숙 국물이랑은 환상의 궁합이지. 자, 나처럼 이렇게 오리 고기를 앞 접시에 조금 옮긴 다음, 국자로 국물과 어슷썰기 한 대파를 함께 퍼 담고, 먹고 싶은 만큼 찰밥을 덜면 돼. 그런 다음 이걸 조금씩 숟가락에 얹어서 한 입에 쏙! 진짜 피로가 스르르 풀리면서 나른해지는 걸. 이제 푹 자고 내일 아침을 맞으면 되겠다.

충북 제천시 의림동 220-4

Tip1. 조리시간이 길기 때문에 방문 한 두 시간 전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043)642-4582
Tip2. 물놀이도 함께 즐기고 싶다면 계곡 근처에 위치한 본점을 찾을 것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294-2 043)651-8100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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