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 ‘예능 위의 예능’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2일 오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이 4주간의 방송을 모두 마무리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최종회는 이날 방송된 모든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TNmS 집계 기준으로는 18.1%,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기준으론 18,5%의 전국 일일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방송분에 비해 전자는 1.2%포인트, 후자는 1.1%포인트 상승했다. 한때 경쟁상대였던 SBS 은 10%대 이하로 떨어졌고 KBS가 야심차게 시작한 서바이벌 오디션 성향의 프로그램들인 < TOP밴드 >와 은 각각 5%대와 4%대에 그쳤다. 특히 아이돌 가수들을 전면에 배치한 ‘불후의 명곡2’가 포함된 은 4.2%(TNmS), 4.9%(AGB)로 이날 오전 방송된 재방송보다 시청률이 낮았다.

이같은 현상 속에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이 눈에 띄는 것은 경연대회 형식으로 진행하면서도 참가한 모든 팀에 공동 대상을 준 점이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른 정형돈과 정재형의 팀인 파리돼지앵은 24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순정마초’를, 길과 바다의 바닷길팀은 발라드 곡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보였다. 또 박명수와 지드래곤의 팀 GG는 2NE1의 박봄과 함께 일렉트로닉 힙합곡 ‘바람났어’를 불렀다.

하하와 10cm의 팀 센치한 하하는 레게 스타일의 ‘찹쌀떡’과 로큰롤 넘버 ‘죽을래, 사귈래’를 모두 펼쳐 보였다. 정준하와 스윗소로우의 스윗 콧소로우는 러브송 ‘정주나요’를 불렀고, 유재석과 이적의 팀 처진 달팽이는 복고풍 댄스곡 ‘압구정 날라리’로 무대를 꾸몄다. 마지막으로 노홍철과 싸이의 팀 철싸는 댄스곡 ‘흔들어 주세요’를 불렀다.

7팀이 4주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음악은 곧바로 음원차트를 잠식했다. 방송 직후 공개된 음원 전곡은 3일 오전 멜론, 도시락,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경연대회가 지니는 순위의 의미를 무력하게 만드는 한편 ‘음악이란 묻고 따지고 점수 매기는 것이 아니라 신나게 즐기는 것’이라는 진리를 재확인했다. 한편 팀이 준비한 음악은 라는 제목의 앨범으로 제작돼 판매되며 수익금 전액은 기부된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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