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의 크기보단 인물의 깊이를
의 한류스타 이승재가 10년 동안 프로필만 돌리며 올라왔듯 오정세 또한 지치지 않고 달려왔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vll5yrBc6.jpg" width="555" height="185" border="0" />
“우리 영화에서 가장 웃긴 부분의 시작은 제 캐스팅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오정세가 주인공으로 한류스타? 재밌네? (웃음)” 1997년 <아버지>의 ‘행인 2’ 역할로 데뷔한 이후 수십 편의 작품에서 조단역을 맡아 연기했고 배역의 이름보다는 ‘이선균의 친구 만화가’(<쩨쩨한 로맨스>), ‘류승범에게 접대 받는 기자’(<부당거래>), ‘박유천의 동료 형사’(MBC <보고 싶다>) 등 주인공 주변의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던 그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한류스타를 연기하게 된 것은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기회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벼락스타가 아닌 이승재가 “10년 동안 굽신거리며 프로필만 돌렸어”라고 회상하듯, 수없이 많은 오디션에 떨어지면서도 “10년, 20년 열심히 하다 보면, 좀 늦더라도 40년 후에는 좋은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만으로 지치지 않고 달려온 오정세가 집중한 것은 역할의 크기가 아닌 인물의 깊이였다. 그리고 빠르게 치닫는 사건 사이에서 감정이 무리하게 점프하지 않도록 사이를 메우는 작업은 이원석 감독과 그가 쉬지 않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보나와 자신의 라이벌 오지훈(김준성)의 관계를 의심한 승재가 집요하게 “잤냐”고 물으며 갈등과 코미디가 절정에 달하는 신 역시 섬세한 고민의 결과다. “남자로서 충분히 공감하는 대사지만 보나가 진심을 담아 얘기하는데도 계속 캐묻는 게 좀 불편했어요. 그래서 ‘잤지?’라는 추궁 곱하기 10이 아니라, ‘잤지? 아니야, 안 잤을 수도 있어. 안 잤지? 난 안 잔 거면 좋겠어. 혹시…잤니? 제발 아니라고 말해!’ 처럼 승재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단역이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타이틀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요”
스타일리스트. 홍은화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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