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2>, 이 시리즈엔 슬픈 전설이 있어
첫 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다섯 줄 요약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열혈형사 유건(장혁)은 NSS 작전구역에서 밀수업자를 검거하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NSS로 스카웃된다. NSS 신임부국장 최민(오연수)은 아이리스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특수 감옥에 감금 중인 전임 국장 백산(김영철)을 다시 주시하고, 이와 동시에 백산을 구출하기 위한 아이리스의 작전이 개시되면서 유건의 임무는 그를 지키는 것이 된다.



리뷰
<아이리스>는 작품이 표방했던 한국형 첩보 액션물의 신기원을 여는 데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한반도라는 공간이 첩보전 무대로 얼마나 흥미로운 곳인지 증명한 드라마였다. 그것은 한반도를 단순한 남북한 대립의 장으로 그리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한반도는, 개인적 흥미로 NSS 요원생활을 시작했다가 국가적 영웅으로 성장하는 주인공 현준(이병헌)부터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자주국가의 열망을 드러내던 대통령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욕망이 충돌하며 서로를 속이고 감시하는 곳이었다. 즉 어설픈 첩보액션이 아닌 인물들의 욕망이 이곳을 흥미로운 첩보전 무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아이리스 2>의 첫 인상이 전편보다 희미한 것은, 부실한 첩보액션의 단점은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그 핵심동력은 오히려 약화됐기 때문이다. 주인공 유건은 현준 못지않은 능력자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거의 주어지지 않은 채 장소만 바꾼 액션의 동선을 따라 움직일 뿐이고, 수연(이다해) 역시 유건이 “안 다치게 잘 지”켜야 할 연인이라는 사실 빼고는 존재감이 없었다. 인물의 욕망이 사라지고 더 빈약해진 내러티브의 빈 곳을 채우는 대신 유건의 출생의 비밀 암시와 삼각관계 같은 낡은 관습들이었다. 3년 전과 달리 NSS도, 아이리스도 더 이상 아무도 모르는 비밀조직이 아니다. <아이리스 2>에 가장 시급한 미션은 그 조직의 “그림자”에 가려진 인물들의 욕망부터 양지로 불러내는 일인 듯하다.



수다 포인트
– <아이리스> 시리즈엔 슬픈 전설이 있어. 명색이 국가안전국인데 본사부터 비밀기지까지 귀신 같이 털린다는 숙명과도 같은 전설.
– 단 5분간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심정을 간파한 미친 존재감 유중원(이범수)의 한 마디: “너 어디서 수술했냐?”
– 치열한 수목드라마 전쟁을 벌이는 경쟁작들을 향한 <아이리스 2>의 경고: “NSS에 대해서 좀 아세요? 국정원하고는 색깔이 좀 틀리더라구요.”, “으아, 추워죽겠네. 동사한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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