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LTE 속도로 쌓여가는 호갱님들
다섯 줄 요약
4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야왕>의 이른바 ‘LTE’급 전개는 4회에도 이어졌다. 도훈(정윤호)은 아이스하키팀을 강제해체시킨 아버지에게 반발하다 교통사고로 운동을 그만둔 뒤 유학을 떠난다. 그로부터 미국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은 다해(수애)는 하류(권상우)에게 유학지원을 요청하고, 하류는 그녀를 위해 다시 호스트바에서 일하며 유학자금을 대준다. 1년 후, 미국에서 가까워진 도훈과 다해는 결혼을 약속하고, 하류는 다해의 마지막 학기 학자금을 위해 몸을 팔게 된다.



리뷰
첫 회부터 센 설정을 거침없이 밀어붙인 <야왕>은 회를 거듭할수록 그 강도를 점점 높여나가고 있다. 정리하자면 그것은 욕망과 시련의 점층법이다. “배고프지 마”라는 엄마의 유언에서 비롯된 다해의 욕망은 대학에서 회사로, 회사에서 유학으로 점점 목표가 높아지고, 그것과 비례해 하류의 시련도 점점 혹독해진다. 문제는 그 방식이 인물들의 감정의 부피를 키우는 게 아니라 외형적 자극의 강도만 높여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해의 욕망은 혼인계약서를 찢고, 하류에게 당당하게 유학 자금을 요구하며, 그가 등록금 마련에 힘겨워 하는 동안 뻔뻔하게 도훈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악행의 크기로만 묘사된다. 하류의 시련 역시 호스트바에 다시 취업하기 위해 ‘개처럼 기고 꼬리를 흔들라’는 명령을 받아들이고, 고객들 앞에서 웃음을 팔며, 끝내는 ‘벗으라’는 굴욕을 안겨준 고객에게 굴종하는 극으로 치닫는다. 이 과정에서 둘의 심리는 단 두 문장으로 정리된다. 하류의 “내가 알아서 다 해줄게”와 다해의 “오빠가 뭘 해줄 수 있는데?”라는 말. 자극의 역치만을 높이는 방식에서 감정은 휘발되고, 그 공허의 자리는 엄청나게 빠른 이야기 속도로 메우고 있을 뿐이다. 결국 ‘LTE급’ 전개란 표현은, 감정은 ‘워프’하고 스케일과 속도로 승부하는 <야왕>의 문제점을 그대로 담고 있다.



수다 포인트
-“이 정도로 놀래면 어뜩해. 아직 백분의 일도 안 보여줬는데.” 혼인계약서 찢는 모습에 놀란 하류에게 던진 다해의 대사가 시청자를 향한 경고처럼 느껴졌다면, 네 잘 보신 겁니다.
-하류 일란성 쌍둥이설의 복선으로 추청 되는 팔의 반점. 그 반점의 위치는 왜 복근이 아닌 거죠.
-숨은 관전포인트: 대통령, 하류, 양헌(이재윤), 도훈. 1회당 1명꼴로 증가하는 주다해의 호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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