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이 모든 분야를 다 잘 할 순 없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게 됐다. 난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내가 만든 영화가 보편적이면서도 약간은 이상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관객이 더 좋아할까 끊임없이 생각한다.” – 최동훈, 와의 인터뷰
최동훈
최동훈
로렌스 샌더스: 앤더슨의 테이프라는 소설을 쓴 작가. 최동훈의 데뷔작 은 이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또한 최동훈은 어린 시절 , , 등을 즐겨 읽었고, 20대가 돼서는 < LA 컨피덴셜 > 같은 범죄 소설들과 할리우드 영화 등을 즐겼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렸던 셈.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즐겨 보던 그는 결국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하고, 보습학원 강사 등으로 생계를 해결하며 영화판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시나리오 공모전에는 응시할 때마다 떨어졌고, 결국 스스로 2년 동안 한 작품의 시나리오에 매달린다. 그 작품이 바로 영화 .

임상수: 최동훈을 조감독으로 기용한 감독. 영화 , 등에서 최동훈과 함께 했다. 최동훈은 을 찍는 동안 영화의 소재가 되는 10대 문제아 700여명을 만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영화는 사람을 직접 만나면서 찍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실제로 은 최동훈이 범죄와 연루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 “청진기 대니까 진단 나와”라는 대사도 실제로 사기꾼에게 들었던 말이라고. 사기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최동훈이 실제로 1800만 원을 사기당한 경험 때문이었다. 범죄물의 오락적 재미에, 한국에 단단히 발붙이고 있는 소재가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해야 할 바를 정확히 알고, 그 세계를 철저하게 파고든 신인 감독의 만만찮은 데뷔작.

백윤식: 최동훈이 연출한 영화 , , 에 출연한 배우. 최동훈은 백윤식이 “캐릭터를 끌고 갈 전략이 있고, 전혀 오버하지 않는데 나중에 보면 그 모든 걸 자기 안에 넣어두고 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백윤식은 에서 주인공 과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사기의 설계자고, 에서는 주인공에게 도박을 할 동기부여를 마련하는 아버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에서 나오는 범죄의 설계자-주인공이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는 구도는 와 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진다. 범죄 현장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캐릭터와 그 뒤에서 상황을 조종하는 설계자를 축으로 여러 캐릭터의 두뇌싸움이 얽혀 이야기가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흘러가는 것은 를 제외한 최동훈 작품의 공통점이다. 최동훈은 “심포니록, 아트록을 좋아하는데 이런 구성은 똑같은 걸 변주하는 게 아니라 제각기 다른 독립된 것으로 음악을 만들어간다. 이 영화를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혜수: 와 에 출연한 배우. 에서 도박판의 설계자이자, 주인공 고니의 역사를 쭉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맡는다. 내레이션을 통해 고니의 역사는 영화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편집은 고니의 성장사와 현재의 도박판이 교차된다. 그만큼 영화는 엄청나게 빠르고, 이 속도 속에서 캐릭터는 감정을 드러내기 보다는 멋진 스타일로 기억된다. 그만큼 김혜수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는 최동훈의 영화와 잘 어울린다. 최동훈은 영화에서 신파적인 감정을 걷어내고, 스타일을 집어넣어 흥행에 성공하는 흔치않은 한국영화 감독이다. 실제로 그는 영화가 “인물을 정리하고 그 사람들이 달릴 수 있도록 드라마라는 엔진을 다는” 결승전 한 판과도 같다고 말하고, “격정적 드라마”는 쓰지 않으며, 그래서 신파를 집어넣지 않으려고 한다. “예술적 자의식”도, “유명 영화제 돌고픈 욕심”도 없이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지만, 재미있는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한 고집이 있는 감독.

리쌍: 개리와 길로 구성된 2인조. 최동훈이 그들의 히트곡 ‘내가 웃는 게 아니야’를 연출했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류승범에게 리쌍을 소개받은 최동훈은 리쌍의 실제 경험담을 통대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 때문인지 ‘내가 웃는 게 아니야’는 양 손에 장미꽃과 벽돌을 든 류승범의 모습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동시에, 한 남자의 사랑과 실연의 감정을 강렬하게 담아낸다. 언제나 쿨한 것 같은 최동훈의 작품 중 가장 감정적인 에너지가 끓어오르는 작품.

강동원: 최동훈이 연출한 의 주연. 편집에서 들어낸 것만 150신이 넘는 는 최동훈의 전작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강동원-김윤석의 대립구도는 의 조승우-김윤석을 연상케 했고, 백윤식은 에서 그러했듯 에서도 주인공의 스승이다. 반면 소재는 범죄물이 아닌 판타지였고, 여러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는 두뇌 싸움은 없어졌다. 그리고 빠른 호흡의 편집 대신 느릿한 호흡 속에 150억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각종 특수효과가 있었다. 그만큼 최동훈에게는 “전작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영화”하지만 전작의 짜임새 있는 내러티브 대신 들어간 대규모 액션의 대부분은 도심이 아닌 한적한 배경에서 진행되면서 비어보이는 느낌을 줬다. 또한 두 캐릭터의 대립구도에 집중하면서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 묘사는 영화를 끌고 갈 에너지를 온전히 채우기 쉽지 않았다. 다른 시도도 했고, 600만 관객을 넘기기도 했지만 어딘가 아쉬웠다. 그만큼 최동훈은 무게감을 가진 흥행 감독이 됐고,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것을 요구받았다.

안수현: 최동훈의 아내. 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결혼 당시 안수현이 참여했던 영화 을 청첩장 겉장에 썼고, “3년간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친구로 지냈고, 1년간은 흑심을 감춘 친구”로 지내며 연애했던 이야기를 시나리오처럼 풀어냈다. 은 이런 두 사람이 영화사 케이퍼 필름을 차려 만든 첫 작품으로, 이후 두 사람의 선택이 그대로 드러난다. 최동훈은 다시 범죄물의 세계로 돌아왔고, 가 그러하듯 과거와 현재를 빠르게 오가며 임팩트 있는 현재의 사건과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를 능숙하게 보여준다. 또한 에서 시도한 다양한 특수효과의 경험을 살리되, 마카오-홍콩-부산으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배경 위에 액션을 결합했다. 영화 시작부터 화려한 눈요기로 치고 들어가면서도 캐릭터 각각의 사연을 놓치지 않는 편집 테크닉은 이제 최동훈만의 문법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그리고 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전지현: 에 출연한 배우. 거리낌 없이 욕을 하고, 함께 도둑질을 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지현의 캐릭터는 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캐스팅이 영화의 절반”이라 믿는 최동훈은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를 상상하고 그에 어울리는 대사가 무엇인지 찾는다고. 그만큼 그는 기존 배우의 이미지를 분석하고, 기존 이미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찾아내는데 탁월하다. 김혜수가 에서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전지현이 를 연상시키는 말투를 쓰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더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최동훈은 베테랑일수록, 이미지가 분명한 스타일수록 그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영화에 녹여낸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돈 들인 티가 나는 액션을 일련의 스타들의 좋은 연기를 통해 확실히 뽑아낸다. 여러모로 한국의 상업영화, 또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감독.

김윤석: 최동훈의 작품에 모두 출연한 배우. 최동훈이 “화면을 장악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 그는 에서 조연으로 시작, 에서는 무수한 스타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주연이 됐다. 어떤 장면에서든 겉으로 드러내는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듯한 김윤석의 표정은 속내를 감춘 캐릭터들이 뒤섞이는 최동훈의 작품에 가장 어울린다. 또한 에서 ‘설계자’의 역할을 맡은 그가 작품의 중심이 되고, 이로 인해 영화가 더 복잡한 놀이판이 된 것은 최동훈이 보여준 변화다. 은 최동훈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큰 규모로, 더 잘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 이르러 사건의 배경은 해외로 옮겨졌고, 부산은 캐릭터들이 발붙이고 사는 곳이 아니라 액션이 벌어지는 장소가 됐다. 그리고 두뇌싸움으로 전개되던 영화는 어느 순간부터 애증이 교차하는 감정이 중심에 놓인다. 과 비교하면 은 한국에 대한 현실반영은 보다 사라지고, ‘쿨’ 대신 다소 ‘신파’에 가까운 이야기가 등장했다. 최동훈은 대중에게 익숙해진 자신의 특징을 통해 더 화려하고, 더 부담 없고, 더 많은 대중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1000만 관객이라는 결과는 최동훈이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지금 대중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알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동시에 최동훈의 스타일이 어딘가 변하고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변화는 자신의 새로운 방향을 위한 것일까, 더 대중적인 작품을 향한 것일까. 이제 불과 네 작품을 찍은 영화감독. 그럼에도 를 제외하면 일관된 구성 안에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의 설계자. 그의 영화는 앞으로 어떤 판을 벌일까.

Who is next
최동훈의 영화에 출연한 김혜수와 화장품 모델로 활동한 안정환과 국가대표 축구팀에서 함께한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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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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