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리는 SM 타운의 콘서트에 해외 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그래서 여전히 중요한 대목이다. K-POP 사업이 붐을 이루면서 한류 아이돌 공연은 상시적인 행사가 되었고, < SM 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만 하더라도 올해 벌써 LA와 타이베이, 도쿄에서 이미 공연이 치러진 상태다. 그러나 어떤 팬들은 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전히 한국을 찾는다. 일부의 팬, 소수의 마니아층이라는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 일부의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마니아층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면 이것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산업의 흐름이다. 소속 가수들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연장 외부에는 대형 면세점의 홍보 부스가 설치되었고 공연은 개최되는 장소가 서울일 뿐 관객을 자국민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태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언제, 어디에서 열리든 SM의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의 SM 팬덤이며, 이제 회사는 그들을 나라나 연령으로 구분하는 대신 ‘뮤직네이션 SM’의 국민으로 명명하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SM의 고집
공연장을 활용하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었다. 최대한 넓은 범위를 아우를 수 있게 설치된 Y자형의 무대에서 출연자들은 춤을 추는 대신 달리면서 노래를 했고, 이동식 간이 무대와 객석 쪽으로 마련된 서브 무대를 오가는 동선은 더 많은 팬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가수들을 볼 수 있도록 준비된 배려였다. 심지어 국가 대표들이 입장하는 오프닝 행사에서는 이특과 은혁, 신동이 객석에 마련된 중계석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깜짝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완성된 무대를 눈앞에서 재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이자, 팬덤의 특성을 파악한 영리한 판단이 짐작되는 지점인 것이다.
‘네이션’에 걸맞는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법
물론, 이 공연은 단순한 사은행사 이상의 규모와 레퍼토리를 보여주었다. 슈퍼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준 보아와 동방신기, 팬덤을 뛰어넘는 메가 히트곡의 저력을 과시한 소녀시대, 이제는 회사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슈퍼주니어의 위치와 각자의 스타일을 완성해 가는 샤이니와 f(x)의 내공은 물론 급성장한 EXO 팬덤의 크기까지 대부분의 가수들이 SM 안에서 각자의 역할과 성장을 입증했다. 그러나 한계를 극복했을 때 공연의 브랜드는 공고해지며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SM이 추구해야 할 기업 가치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SM 국가의 건국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음악을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보장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가치가 자부심이라면, SM네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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