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의 상모돌리기
상모의 긴 끈으로 큰 원을 그리며 돌리는 전통적인 퍼포먼스. 일곱 살 꼬마, 16년 동안 한 우물만 파는 달인, 샤이니의 ‘키보미’, 여배우 모두 열심히 돌리지만, 가장 ‘예쁘장’한 상모돌리기를 보여주는 사람은 f(x)의 크리스탈이다.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모아 모아 정수리까지 시원하게 올린 후 형광색 머리끈으로 질끈 묶은 크리스탈의 발랄한 회전을 보고 있으면, ‘무시무시한 내 최면’에 빠져드는 건 시간문제다. 머리카락이 볼을 찰싹 때리고 지나가는데도 정색 대신 웃음을 택하는 크리스탈에게서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능가하는 흥겨움마저 느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다. 시계 방향으로 한 번, 반대방향으로 한 번 돌리면 될 것처럼 보이는 안무지만, 테크닉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격렬한 회전에도 절대 어지럽지 않을 만큼의 철분보유량, 몇 번의 회전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볼살,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연출해도 자신 있는 얼굴 면적. 셋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마음껏 돌려도 좋다.
소희의 개다리춤
두 다리를 교차하는 동시에 두 손으로 이마를 쓸어 올리는 전국민적인 퍼포먼스. 3년 전 이동식 개다리춤을 선보인 소녀시대가 ‘너무 부끄러워 쳐다볼 수 없’는 ‘수줍은 Girl’이었다면, 원더걸스는 미취학 아동이 어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추던 그 모습 그대로 다리는 신나게 흔들고 팔은 더 신나게 돌리는 ‘당당한 Girl’에 가깝다. 평소 무표정으로 유명한 소희가 치아가 보이도록 활짝 웃으며 ‘위 아래로 흔들어’라고 말하는데 누가 거부할 수 있겠는가. 특히, 1초에 다섯 번은 거뜬히 흔들 것 같은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발놀림이 가벼워 보이는 소희는 애초부터 중력의 영향 따위 받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니 위 아래로 흔들고 좌우로 돌리라는 가사에 현혹되어 무작정 따라하면 큰 코 다친다. 자신감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체형이라는 게 있다.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한 살들이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거나 투명 스타킹에 새겨진 문양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하고 싶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글. 이가온 thirteen@
상모의 긴 끈으로 큰 원을 그리며 돌리는 전통적인 퍼포먼스. 일곱 살 꼬마, 16년 동안 한 우물만 파는 달인, 샤이니의 ‘키보미’, 여배우 모두 열심히 돌리지만, 가장 ‘예쁘장’한 상모돌리기를 보여주는 사람은 f(x)의 크리스탈이다.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모아 모아 정수리까지 시원하게 올린 후 형광색 머리끈으로 질끈 묶은 크리스탈의 발랄한 회전을 보고 있으면, ‘무시무시한 내 최면’에 빠져드는 건 시간문제다. 머리카락이 볼을 찰싹 때리고 지나가는데도 정색 대신 웃음을 택하는 크리스탈에게서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능가하는 흥겨움마저 느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다. 시계 방향으로 한 번, 반대방향으로 한 번 돌리면 될 것처럼 보이는 안무지만, 테크닉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격렬한 회전에도 절대 어지럽지 않을 만큼의 철분보유량, 몇 번의 회전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볼살,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연출해도 자신 있는 얼굴 면적. 셋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마음껏 돌려도 좋다.
소희의 개다리춤
두 다리를 교차하는 동시에 두 손으로 이마를 쓸어 올리는 전국민적인 퍼포먼스. 3년 전 이동식 개다리춤을 선보인 소녀시대가 ‘너무 부끄러워 쳐다볼 수 없’는 ‘수줍은 Girl’이었다면, 원더걸스는 미취학 아동이 어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추던 그 모습 그대로 다리는 신나게 흔들고 팔은 더 신나게 돌리는 ‘당당한 Girl’에 가깝다. 평소 무표정으로 유명한 소희가 치아가 보이도록 활짝 웃으며 ‘위 아래로 흔들어’라고 말하는데 누가 거부할 수 있겠는가. 특히, 1초에 다섯 번은 거뜬히 흔들 것 같은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발놀림이 가벼워 보이는 소희는 애초부터 중력의 영향 따위 받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니 위 아래로 흔들고 좌우로 돌리라는 가사에 현혹되어 무작정 따라하면 큰 코 다친다. 자신감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체형이라는 게 있다.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한 살들이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거나 투명 스타킹에 새겨진 문양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하고 싶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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