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아저씨 유민상
엄마 말을 안 들으면 큰 일이 난다.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시는 건 문제가 아니다. 좁은 단칸방, 등에 업은 갓난쟁이를 빼고도 딸 셋에 아들 다섯이 더 있는 정 여사네 ‘풀하우스’에 이놈 아저씨가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놈 아즈씨”하고 부르면 금방 달려오는 이 옆집 아저씨는 선글라스를 쓰면 저팔계를 닮았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아름다울 것 같은” 엄마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140kg에 육박하는 몸무게를 75kg이라고 거짓말 하는 순정남이기도 하다. 항상 신체의 약 37%만 입장하면서도 목욕탕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고 오겠다거나, 밥을 한 그릇 더 먹고 오겠다고 아이들을 겁주는 것도 다 정 여사를 위한 자기희생의 일환인 것이다. 심지어 그의 곁에 서면 어떤 여자든 자그마한 요정처럼 보이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섬세하고 자상한 사랑의 종착역 순정 덩치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대강 가을 전어를 좋아할 것 같은 인상이라고 다른 사람과 쉽게 혼동하지 말자. 이노옴, 아즈씨는 후배 개그맨들이 저녁 7시 이후에 음식을 먹으면 집합 시키는 사람이예요. 뚱뚱한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에 애착이 큰 사람이라구요, 이놈!
그래 아저씨 김준현
이것이야 말로 큰일이다. 학교, 야구장, 노래방 할 것 없이 공격하는 테러범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는 매주가 위기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출동하는 것이 곤란한 공무원들의 탁상공론과 달리 매번 화끈하게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는 소장 김준현은 언제나 헛다리를 짚는다. 그래도 기 죽지 않는다. 눈을 희번뜩이며 “구뤠에?”라고 반문한 뒤 “그재에? 구런 거쥐이?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다 싶었어”라고 머리를 긁적이며 맞장구 치다보면 민망함은 금세 자취를 감춘다. 심지어 사소한 개인 용무를 들어 “그럼, 안되겠네. 사람 불러야겠다”며 새로운 고민을 제시하면, 국가의 위기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여기에 터질 듯한 볼이 밀어 올리는 눈웃음과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을 더하면, 그의 열혈 낙천주의는 완성된다. 시한폭탄처럼 몰아 부치는 근심 많은 “오오린이” 시절이나 먹이를 낚아채는 맹금류처럼 치고 빠지는 순간을 기막히게 잡아내는 ‘생활의 발견’에서도 ‘축축하게 웃는 얼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그런데 능력이나 체격이나, 귀여운 외모까지 이쯤 되면 두 사람이 막상막하라고 생각 되는 건 기분 탓이겠지? 그지이? 그럼 둘이 한번 대결 시켜봐야겠다. 뭐? 이미 붙어 봤다고? 그뤠에에?
글. 윤희성 nine@
엄마 말을 안 들으면 큰 일이 난다.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시는 건 문제가 아니다. 좁은 단칸방, 등에 업은 갓난쟁이를 빼고도 딸 셋에 아들 다섯이 더 있는 정 여사네 ‘풀하우스’에 이놈 아저씨가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놈 아즈씨”하고 부르면 금방 달려오는 이 옆집 아저씨는 선글라스를 쓰면 저팔계를 닮았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아름다울 것 같은” 엄마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140kg에 육박하는 몸무게를 75kg이라고 거짓말 하는 순정남이기도 하다. 항상 신체의 약 37%만 입장하면서도 목욕탕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고 오겠다거나, 밥을 한 그릇 더 먹고 오겠다고 아이들을 겁주는 것도 다 정 여사를 위한 자기희생의 일환인 것이다. 심지어 그의 곁에 서면 어떤 여자든 자그마한 요정처럼 보이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섬세하고 자상한 사랑의 종착역 순정 덩치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대강 가을 전어를 좋아할 것 같은 인상이라고 다른 사람과 쉽게 혼동하지 말자. 이노옴, 아즈씨는 후배 개그맨들이 저녁 7시 이후에 음식을 먹으면 집합 시키는 사람이예요. 뚱뚱한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에 애착이 큰 사람이라구요, 이놈!
그래 아저씨 김준현
이것이야 말로 큰일이다. 학교, 야구장, 노래방 할 것 없이 공격하는 테러범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는 매주가 위기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출동하는 것이 곤란한 공무원들의 탁상공론과 달리 매번 화끈하게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는 소장 김준현은 언제나 헛다리를 짚는다. 그래도 기 죽지 않는다. 눈을 희번뜩이며 “구뤠에?”라고 반문한 뒤 “그재에? 구런 거쥐이?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다 싶었어”라고 머리를 긁적이며 맞장구 치다보면 민망함은 금세 자취를 감춘다. 심지어 사소한 개인 용무를 들어 “그럼, 안되겠네. 사람 불러야겠다”며 새로운 고민을 제시하면, 국가의 위기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여기에 터질 듯한 볼이 밀어 올리는 눈웃음과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을 더하면, 그의 열혈 낙천주의는 완성된다. 시한폭탄처럼 몰아 부치는 근심 많은 “오오린이” 시절이나 먹이를 낚아채는 맹금류처럼 치고 빠지는 순간을 기막히게 잡아내는 ‘생활의 발견’에서도 ‘축축하게 웃는 얼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그런데 능력이나 체격이나, 귀여운 외모까지 이쯤 되면 두 사람이 막상막하라고 생각 되는 건 기분 탓이겠지? 그지이? 그럼 둘이 한번 대결 시켜봐야겠다. 뭐? 이미 붙어 봤다고? 그뤠에에?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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