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300일간의 기록>, 학교의 존재가치란 이런 것이다
, 학교의 존재가치란 이런 것이다" /> 1부 EBS 밤 9시 50분
(이하 ) 1부 ‘열혈 선생님과 말괄량이들’은 1년 동안 의정부여자중학교를 관찰한 결과물이다. 그 속에는 학교 밖으로 자꾸 나가려 하는 16세 소녀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아이들은 수업 중 무단으로 외출해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거나, 매일 지각 혹은 결석을 한다.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급식지도반’을 만들고, 이들은 이 일을 계기로 학교에 마음을 붙인다. 가 보여준 변화는 극적이지만, 만듦새 자체가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방대한 분량을 6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꾹꾹 눌러 담다 보니 자세한 과정은 생략되고, 계기와 결과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 하나의 교육 다큐멘터리로써 의미를 갖는다면,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학교 한구석에서 문제아로 매도됐던 아이들이 발붙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면서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또한, 이들 역시 “미래를 포기하기가 싫”은 하나의 존재이므로 학교와 교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누군가는 가 담은 해법을 보고 너무나 원론적이고 손쉬운 이야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다큐멘터리가 제작됐다는 건, 한국의 학교들이 이 정도로 기본적인 교육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적어도 의정부여자중학교의 교사들은 학교의 존재가치를 증명했고, 이것은 방송 내내 제기됐던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이 돼 주었다. 이 정도면 한국의 교육을 향해 가 전하려 했던 진심만은 무사히 전달된 것 아닐까.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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