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TV 연예>, ‘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SBS 목 밤 11시 5분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되는 연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아마도 연예 주간지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일일 것이다. 신작 영화, 드라마, 연극, 공연을 소개하는 레귤러한 코너들을 바탕으로 기획과 인터뷰를 채워 넣는 구성 방식은 특히나 그렇다. 어제 방송된 는 스튜디오에서의 무의미한 농담이 필요 없을 정도로 코너들의 비중이 균형을 잘 이룬 한회였다. 물론 패션과 관련한 기획 코너는 이미 패션 채널과 잡지 등을 통해 여러 번 반복된 내용이었고, 인터뷰는 모두 자사에서 방송중인 의 출연진들이라는 점에서 다소 안일함이 엿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MC몽의 병역비리 의혹과 신정환의 원정 도박이라는 굵직한 사건들은 에 ‘연예 정보’ 프로그램으로서 방송의 정체성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신정환의 뎅기열 발병 사실이 거짓임을 입증한 취재진은 이번 방송에서도 세부와 홍콩 현지 취재를 통해 그의 행적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실제 진행 경과를 정리할 뿐 아니라 그 심층에 존재하는 ‘롤링 시스템’의 실체를 밝힌 것은 보다 큰 시각에서 사건을 조망할 수 있게 했다. MC몽과 관련한 사건에 있어서도 제작진은 뉴스를 인용하고, 인터뷰를 재편집하며 의사와 변호사의 의견, 참고 그래픽을 첨가하는 등 사건의 종합에 성의를 보였다. 열애설이나 실체 없는 논란을 위해 성과 없는 취재를 하던 방송의 전력을 생각할 때, 풍부한 자료가 있을 때 실감나는 추적 다큐멘터리나 잘 만든 프레젠테이션이 탄생할 수 있다는 다소 씁쓸한 결론을 얻게 된다. 다만, 분야에 특화된 방송답게 보다 심층적이고 맥락적인 분석이 아쉽기는 하다. 누가, 어떻게 사건을 일으켰는가를 정리한 다음 ‘왜’에 대한 한발 앞 선 고민이 있었다면 오래간만에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보고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