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MBC 밤 11시 15분
토크쇼에서 그 안의 사사로운 코너들은 사실 맥거핀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국 토크쇼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코너 자체가 아니라 그 코너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그걸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토크쇼는 다. 의 전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디오 토크에는 이렇다 할 특별한 코너가 없다. 그래서 그 날의 게스트 구성과 테마에 따라 그 때 그 때 적절하게 바뀐 구성으로 유연하게 진행된다. ‘애인 없어요’가 주제라면 ‘내가 왜 애인이 없을까?’를 자가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책을 내려주는 식이다. 그러면 게스트들에게서는 지난 연애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이 따라 나오게 된다. 대신 골방에는 골방만의 코너로 굳어진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스스로 랭킹 주제를 정하고 그 순위까지 매기는 ‘내 멋대로 랭킹’은 토크의 키를 게스트에게 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주 정선희는 이 코너를 통해서 여러 가지 상황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힐 수 있었고, 이번 주 방송에서 이특은 특집 주제와는 조금 동떨어져 보이지만 ‘예능돌’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소신을 밝힐 수 있었다. 이특은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리액션이나 추임새 같은 것들을 통해서 예능을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며 “(예능에) 왜 나왔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냥 리액션과 추임새, 때로 터지는 토크 말고 그 역할 자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는 아마도 이번 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는 늘 최고치의 웃음을 전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는 게스트의 조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치의 토크를 끌어내면서도 억지웃음이나 감동, 폭로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이래서 다들 “놀러와, 놀러와” 하나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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