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지문 다가가기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남자는 하늘이다! 안녕하십니까. 남하당 대표 박영진입니다.”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안녕하십니까. 여당당에 김영흽니다.”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남자다. “언제부터 여자들이 학굘 다녔어? 건방지게 말이야. 어? 나 때는 여자들이 말이야 동생 업고 밭에 나가 일이나 했었어! 여자들이 학교 다 다니면 아, 소는 누가 키워? 이거! 어엉? 건방지게 말이야-” 여자는 찜질방에 가서도, 지하철을 타서도, 호프집에서 뻥튀기를 리필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남자의 지론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여자, “박영진 대표 소타령 자알-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라며 상대를 비꼬는 동시에 괄괄한 경상도 억양으로 청중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여자들이 언제부터 안주 고르는 데 관여를 했습니까? 그냥 남자가 맥주에 골뱅이 먹자 그러면 감-사합니다, 하고 그냥 먹을 것이지. 어디 건방지게! 황도? 황-도오?? 황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응? 황도 먹으면 더 살쪄! 정신머리 없는 것들이 말이야!” 라 버럭 대는 남자가 폭압적이라면 여자는 파괴적이다. “호프집 벽 한번 보세요. 어떻습니까! 왜 여자만 까 벗고 소주병 들고 배시시- 웃고 있습니까. 에? 술 맛 떨어지게! 이제부터! 여성들을 위해서! 기존 포스터 다- 찢어버리고! 옥택연, 비! 호올딱 벗겨서 매달아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뉴스 댓글창의 남녀 성대결처럼 한없이 한심해져 가는 토론에 사회자가 “방송 중에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라 만류해봤자 “내가, 너는 벗길 생각이 없어요. 너 까 벗으면 우리 외할아버지같애” 라는 비아냥거림만 돌아온다.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씀이세요?”라고 항의한다면 낚인 거다. “뭐. 여자 말은 다 말이 안 된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난 지금 그렇게 들은 거 같은데? 아니 내가 잘못들었네에에에~ 여러분, 여자 말을 무시하는 김기열 씹니다!” 로 몰아가는 데는 당할 자 없다. 이러나저러나 토론을 개싸움으로 이끄는 탁월한 능력의 두 사람, 이제 KBS 길 건너 국회로 가시라!

갈래 : 부창부수, 용호상박, 도찐개찐

[어휘력 대신 눈치로 보는 1점 문제] Q. 다음은 ‘호프집에서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뻥튀기, 과연 몇 번까지 리필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에 대한 김영희의 주장이다.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로 맞는 것은?

김영희 : 중요한 것은 리필 횟수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호프집에도 여성 차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남성분들, 호프집 가서 뻥튀기 리필 어떻게 하십니까.
사회자 : “이모 여기 뻥튀기 좀 더 주세요.”
김영희 : 이게 바로 여성 차별입니다아~ 왜! 호프집에는 이모만 일합니까! ( )는 어디 가 계신 거예요? 정말 기가 막혀서 진짜! 주방하고 홀을 싹 다 디벼 봐도 전-부 이모밖에 없어. 어?

1) 고모
2) 삼촌
3) 누나
4) 어머니
5) 이모부
[고개 숙인 남자와 함께 하는 2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박영진의 대사로 이어질 내용에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박영진 : 찜질방 수건 얘기 잘 했어. 어? 왜 여자들한테 수건 두 장밖에 안 주는 줄 알아? 그거 다 훔쳐가니까 그런 거야. 거지 근성만 있어가지고 다 들고 가 그걸!
김영희 : 아, 봤어요? 훔쳐가는 거 봤어요? 내가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 남자들 어떻습니까. 밤에 잘 때 쿵-소리 나면 “야, 야. 나가봐라. 나가봐라” 여자들 먼저 내보낼 그런 남자들이야!
박영진 :

1) 어디 남자가 얘기하는데 손가락질을 하고 있어? 건방지게!
2) 어디 손님이 왔는데 남자가 달려 나가? 여자가 나가서 모셔와야지!
3) 어디 자는데 감히 남자를 깨우려 그래? 남자는 아침에 일어나실 몸인데!
4) 괜히 남자가 나갔다 다치면 어떡해! 남잔 다치면 안 되는 거야!
5) 괜히 남자가 나갔다 도둑이 다치면 어떡해! 남잔 호적에 빨간 줄 가면 안 되는 거야!
[90년대 시간여행을 즐겨 보는 3점 문제] Q. 다음 중 박영진의 대사와 유사한 내용이 가사에 등장하는 노래는?

김영희 : 심지어 군대 가 있는 것들이 엠티 날짜 맞춰서 휴가를 기어 나옵니다. 어디 여기저기 다 낄라 그래, 다 늙어 빠져가지고! 정말 이제부터는 여성들을 위해서 조인성, 이준기 빨리 제대시켜서 엠티에 합류시키고! 찌질-한 복학생들은 다시 군대 보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드아~!
박영진 : 이런 여자들이 꼭 말이야, 무리 중에 제일 못생겼는데 남자가 말 걸면 “어머, 우리 시간 없는데요?” 하면서 훼방 놓을 여자야!

1) 언타이틀 ‘책임져’
2) 듀스 ‘나를 돌아봐’
3) 015B ‘신인류의 사랑’
4) 노이즈 ‘너에게 원한 건’
5)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2) 기모찌~
2점 문제 – 2) 아첨 좀 해요.
3점 문제 – 2) 한 쌍의 바퀴벌레가 염장을 지르고 있다.

[실전! 기선제압으로 이기는 말하기 전략]* 두 번 입은 옷 환불 받으러 갔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면
뭐? 여자 말은 다 말이 안 된다고? 나는 지금 그렇게 들은 거 같은데?

* 용의자로 체포되었을 때
아, 봤어요? 내가 하는 거 당신이 봤어요?

* 여자들이 학교를 못 가서 아들이 군대를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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