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7월 17일 방송될 제 8화 ‘비밀의 화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매주 월요일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KBS <드라마 스페셜> ⑧│비밀의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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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출입문을 임의로 개방하거나 무단출입하는 학생은 학칙에 의거 처벌합니다. KBS ‘비밀의 화원’ 촬영이 진행되던 전주 신흥고등학교 옥상 출입문에는 이런 주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흡연, 일 대 일 맞짱, 교내 연애. 고등학교 옥상으로의 출입이 제한되는 건,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금지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이곳에서 비밀스럽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그 제한된 공간 자체가 일탈에 대한 욕구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로 온 문학 강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졸업 앨범 후기를 대신 써달라는 기림(민지)과 그 부탁에 난처해하는 여진(백진희)의 기림에 대한 속마음처럼.

하지만 옥상에서 벌어지는 이 조용한 밀회가 브라운관에서 펼쳐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스태프들의 소란스러운 준비가 필요하다. 당장 옥상 난간에 기댄 두 소녀의 정면 샷을 찍기 위해서 좁은 옥상 위에서 지미짚을 조립하고, 두 미소녀를 보기 위해 옥상으로 슬며시 올라와 고개를 내미는 남학생들을 제지하는 것만으로도 땀이 흐르는 그들에게 7월 전주의 햇볕은 인정사정없이 내리쬔다. 양산 대신 커다란 검은색 우산을 펴고, 간식으로 쭈쭈바를 먹는 그들을 위해 촬영이 일사천리로 좋으련만 종종 하늘 위를 지나는 제트기의 굉음 때문에 그 역시 쉽지 않다. 정말 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바깥이 더없이 동적이어야 한다는 현장의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준 ‘비밀의 화원’ 현장은 과연 두 소녀의 옥상 위 은밀한 대화를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냈을까. 그 결과는 7월 17일 밤 11시 15분, KBS2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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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근우 eight@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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