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doing good, man.”, “I`m doing good, man.” 이 짧은 영어 대화는 인터뷰 도중 두 사람의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나온 감탄사요, 그들만의 다독거림이다. 서로의 대답이 마음에 든다 싶으면 아무 말 없이 마주보면서 싱긋 웃는다. 그리고는 이센스가 의젓한 모습으로 사이먼D의 어깨를 툭 치며 ‘You`re doing good, man’이라고 말하면, 사이먼 D는 ‘I`m doing good, man’이라고 받아치면서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상반된 성격의 두 사람이 슈프림팀 결성 4개월 만에 ‘2009 MAMA’ 남자그룹 부문 신인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짧고도 강한 주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슈프림팀의 역사는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채워 온 8년의 힘은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이먼D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과묵한 모습이었다. 그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지 않으면 고개를 45도 꺾은 채 ‘음-’이라는 감탄사를 먼저 내뱉는다. 사이먼D가 대답을 생각하는 동안, 이센스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형의 속마음을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사이먼D가 남겨놓은 공백은 이센스가 길고 긴 대답으로 자연스럽게 채워나간다. 왜 여태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하나의 질문이 나오면 이센스는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속사포 랩 같은 대답을 쏟아낸다. 말을 아끼는 사이먼D와 수다쟁이 이센스의 묘한 균형감은 지난 8년 동안 그들이 축적해 온 결과물이다.

아무리 말을 아껴도 사이먼D 특유의 솔직함은 결코 숨길 수 없는 법. 슈프림팀 팬픽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서 그의 거침없는 입담과 행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미 팬픽을 봤다는 사이먼D가 갑자기 이센스의 손을 잡고 느끼한 눈빛으로 “센스야,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이센스는 물론 기자들까지 경직된 표정과 외마디 비명으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형제들’의 ‘다이어트 드립’이 오버랩 되면서 사이먼D가 여태껏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결코 가식이 아니었음이 다시금 입증되었다. 며칠 전 MBC <놀러와>의 골방토크 녹화를 부러워하는 이센스를 향해 “나, 이제 스타 됐어”라고 말하는 모습이 밉지 않은 건 그래서다. 간혹 사이먼D의 솔직함이 선을 넘었다 싶으면 이센스가 의젓하게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 의젓함은 결코 3초를 넘기지 않는데, 여기서 이센스의 해맑은 매력이 나온다. 사이먼D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마무리하는 거야!”라며 상기된 목소리로 자랑 아닌 자랑을 하면, 사이먼D는 다소 거만한 태도로 이센스를 올려다보며 “잘 하는데?”라고 한 마디 툭 던져준다. 단 두 마디가 오가는 대화에서도 두 사람의 색깔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이먼D가 강한 ‘한 방’을 노리는 사람이라면, 이센스는 그것이 말이 됐든 행동이 됐든 끊임없이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스타일이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진지한 소통을 추구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는 다시 개구쟁이로 돌아와 사람들과 교감을 나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이센스는 <놀러와>의 골방토크를 경험한 사이먼D를 부러워하며 “우와, 진짜 형 연예인 같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더니,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언젠가는 이런 작업실 꼭 갖고 싶어요”라며 자연스럽게 사진기자에게 말을 건넨다. 사이먼D가 사진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이센스는 촬영 소품으로 쓰일 트램펄린에 올라가서는 어린 아이처럼 점프를 한다. 한참을 혼자 놀더니 지루해졌는지 몸을 숙이고 신발 끈을 묶고 있는 사이먼D에게 다가가 그를 팔꿈치로 내리찍는다. 기어이 형에게 한 소리를 듣지만 개의치 않고 다시 트램펄린에 올라가 “제 키의 우월성을 증명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쉬지 않고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는 마라토너를 연상케 한다.

과묵하면서도 솔직한 사이먼D와 해맑으면서도 의젓한 이센스. 각자 안에도 다른 색깔을 소유하고 있고, 두 사람을 놓고 봐도 교집합보다는 개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칫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8년 동안 형과 동생으로, 솔로로 그리고 슈프림팀으로 지내면서 얻은 건 “느낌대로 가는 게 맞다”는 결론이다. 굳이 더 큰 교집합을 만들 필요 없이 각자의 색깔을 보존하면서 그것을 슈프림팀의 이름으로 보여주면 그만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합집합이 어떤 모양을 만들어갈지 예상할 순 없지만, 그 예측불가능성이 슈프림팀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라는 점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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