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슈프림팀의 역사는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채워 온 8년의 힘은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이먼D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과묵한 모습이었다. 그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지 않으면 고개를 45도 꺾은 채 ‘음-’이라는 감탄사를 먼저 내뱉는다. 사이먼D가 대답을 생각하는 동안, 이센스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형의 속마음을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사이먼D가 남겨놓은 공백은 이센스가 길고 긴 대답으로 자연스럽게 채워나간다. 왜 여태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하나의 질문이 나오면 이센스는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속사포 랩 같은 대답을 쏟아낸다. 말을 아끼는 사이먼D와 수다쟁이 이센스의 묘한 균형감은 지난 8년 동안 그들이 축적해 온 결과물이다.
아무리 말을 아껴도 사이먼D 특유의 솔직함은 결코 숨길 수 없는 법. 슈프림팀 팬픽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서 그의 거침없는 입담과 행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미 팬픽을 봤다는 사이먼D가 갑자기 이센스의 손을 잡고 느끼한 눈빛으로 “센스야,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이센스는 물론 기자들까지 경직된 표정과 외마디 비명으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형제들’의 ‘다이어트 드립’이 오버랩 되면서 사이먼D가 여태껏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결코 가식이 아니었음이 다시금 입증되었다. 며칠 전 MBC <놀러와>의 골방토크 녹화를 부러워하는 이센스를 향해 “나, 이제 스타 됐어”라고 말하는 모습이 밉지 않은 건 그래서다. 간혹 사이먼D의 솔직함이 선을 넘었다 싶으면 이센스가 의젓하게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 의젓함은 결코 3초를 넘기지 않는데, 여기서 이센스의 해맑은 매력이 나온다. 사이먼D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마무리하는 거야!”라며 상기된 목소리로 자랑 아닌 자랑을 하면, 사이먼D는 다소 거만한 태도로 이센스를 올려다보며 “잘 하는데?”라고 한 마디 툭 던져준다. 단 두 마디가 오가는 대화에서도 두 사람의 색깔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과묵하면서도 솔직한 사이먼D와 해맑으면서도 의젓한 이센스. 각자 안에도 다른 색깔을 소유하고 있고, 두 사람을 놓고 봐도 교집합보다는 개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칫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8년 동안 형과 동생으로, 솔로로 그리고 슈프림팀으로 지내면서 얻은 건 “느낌대로 가는 게 맞다”는 결론이다. 굳이 더 큰 교집합을 만들 필요 없이 각자의 색깔을 보존하면서 그것을 슈프림팀의 이름으로 보여주면 그만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합집합이 어떤 모양을 만들어갈지 예상할 순 없지만, 그 예측불가능성이 슈프림팀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라는 점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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