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감을 줬어5월 29일 방송된 MBC 에 출연한 장동민은 개인기로 영화 의 한 장면을 재연하며 극중 김영철이 연기한 강 사장의 대사인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를 선보였다. 사실, 장동민의 성대모사는 실제 장면의 분위기나 음성, 표정과 큰 유사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은 방송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상황에 등장함으로써 모사의 정확성을 배제하고도 반복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웃음의 메커니즘을 입증해 보였다.
1.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대방에게 제시하기 적당한 이유
2. 너님 고소
모욕감은 상대로부터 깔보고 욕되게 하는 감정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형법 311조에 따르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말은 곧 상대방의 부당한 태도에 대해 나의 불쾌감을 표하는 것인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선언하는 자세를 말한다. 특히 모욕죄는 명예훼손죄와 달리 사실 적시 여부와 상관없이 추상적인 표현만으로도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심한 경멸감을 포함한 경우 위법이 성립된다. 즉, 강렬한 모욕감은 처벌의 이유가 될 정도로 타인에게 치명적인 공격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사하지 않은 성대모사를 통해 상대방의 비웃음을 획득하면서 이에 대해 “모욕감을 줬어”라고 다시금 경고를 보내는 장동민의 이 문장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속적인 상황의 연계를 통해 역설의 미학을 완성하면서도 모욕의 무게를 절묘하게 조절하는 정밀한 개그라 볼 수 있다. 이는 영화 의 모티프로 활용된 장자의 호접지몽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내가 모욕을 당하는 것인지, 모욕을 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카오스의 경지를 구축한다. 이미 올해 초, MBC 의 코너 ‘에코 하우스’에서 정용화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선보인 적 있었던 이 문장이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은 참신한 기획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구조적인 깊이를 형성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개발한 개인기를 빼앗긴 정용화가 모욕감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년 우호적인 태도라고 비난할 생각이라면,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용례[用例]* 넌 섭외자에게 모욕감을 줬어
* 얼래? 더 이상 누나들에게 모욕감을 주지 말란 말이야!
* 훗, 나는 차가운 도시남. 모욕감은 내 영혼의 동반자
* 우리들은 체육관에 모욕감을 줬어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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